에스엘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난 19일 기준으로 0.84배로 저PBR주로 꼽히고 있다. [사진출처=에스엘]
에스엘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난 19일 기준으로 0.84배로 저PBR주로 꼽히고 있다. [사진출처=에스엘]

[데일리인베스트=조호진 타키온뉴스 대표] 에스엘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0% 가까이 성장했다. 에스엘은 2023년에 매출액은 4조8400억원, 영업이익은 3861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에스엘은 자동차 헤드램프를 제조한다. 국내 헤드램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헤드램프의 강자이다. 에스엘은 1969년에 현대차에 헤드램프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는 영일(英日) 기업들과 기술 제휴를 했다. 이후 홀로서기에 나서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의 GM·포드와 중국의 지리자동차·상하이자동차·둥펑 등에도 납품을 했다. 최근에는 독일의 BMW와도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YoY)로는 각각 16%와 95% 성장했다. 에스엘은 시장의 수요가 증가했고, 고(高)환율도 영업이익 성장에 일조했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는 최근 전동화(電動化)라는 파도에 직면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변하면서 핵심인 엔진을 물론, 전체 부품도 30% 정도 줄었다. 

하지만, 여기에 헤드램프는 초연했다. 최신의 전기차여도 자동차의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헤드램프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스엘은 국내 헤드램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에스엘의 매출에서 현대차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작년 현대차·기아는 총 730만대를 판매해, 세계 3위를 굳건히 했다.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판매가 증가하면, 에스엘의 매출도 동반 상승한다. 

다만,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훗날 대형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 에스엘도 이를 방지하고자, 매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GM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고, 실제 GM 비중이 두 배로 상승했다. 

에스엘이 헤드램프라는 탁월한 제품군이 있지만, 그렇다고 전동화를 외면하지는 않는다. 에스엘도 전동화를 준비 중이다. 이미 전자식변속제어장치(E-Shifter)가 전체 매출에서 1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도 개발 중이다. BMS는 내연기관 차량 배터리의 내부 상태를 감지하는 부문과 시동이 꺼진 후에도 전장품에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보조 배터리, 하이브리드·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하는 부문 등으로 구성된다. BMS가 있어야, 전기차의 첨단 기술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올해 들어 윤석열 정부는 주가 부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현저하게 낮은 기업이 스스로 주가를 부양하는 한편, 해당 기업을 알기 쉽게 파악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신임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역시 여기에 발맞춰서 “거래소는 전담조직을 상설화하고 상장기업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기업의 밸류업 노력이 단기적 호응에서 끝나지 않고 중장기적 기업 문화로 뿌리내리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저PBR의 대표주자인 금융주·유통주 주가가 상승했다. 에스엘의 PBR은 지난 19일 기준으로 0.84배이면서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를 넘는다(2023년 3분기 기준). 

에스엘의 목표주가로 삼성증권은 5만원을, 다올투자증권은 4만5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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