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 병상 1만7000개 돌파·UAE·미국 진출로 1499% 성장
[데일리인베스트=이상일 객원기자] 씨어스테크놀로지가 올해 3분기에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하며 의료 인공지능(AI) 업종의 핵심 성장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이상 늘고, 영업이익률은 40%대를 기록하면서 주가는 1년 만에 10배 가까이 뛰었다. 단기 급등 부담이 존재하지만, 증권가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본격 열리는 초입 구간에서 한 번쯤 짚고 갈 필요가 있는 종목”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2009년 설립된 의료용 웨어러블·원격진단 전문기업으로, 패치형 심전도 솔루션 ‘모비케어(mobiCARE)’와 입원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thynC)’를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요양급여를 확보했으며, 국내 영업은 대웅제약이 맡고 있다. 평택 생산라인에서 기기·점착소재·AI 알고리즘·클라우드 서버까지 대부분 기술을 직접 개발·내재화하고 있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올해 3분기에 매출 157억원(전년 대비 +1499%),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하며 확실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42%를 기록했다. 매출의 대부분은 입원환자 모니터링 솔루션 씽크에서 나왔다. 씽크는 1분기 31억원, 2분기 67억원에 이어 3분기 142억원까지 치고 올라왔다. 심전도 검사 솔루션 모비케어 매출은 14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증권은 지난 14일 리포트에서 “대웅제약 영업망을 통한 병상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설치 리드타임 단축과 판관비 안정으로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4분기에도 병상 확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7일 리포트에서 “씽크 병상 설치가 3분기 3000병상 증가하며 누적 1만7000병상을 돌파했다”며 “제품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판관비 변동 없이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증권가가 씨어스테크놀로지를 주목하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씽크는 병원이 도입하면 곧바로 보험 수가(EX871·E7230 등)를 청구할 수 있어 ‘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EX871, E7230, 향후 E6548까지 적용되면 병상 1개당 연간 2600만~3000만원 가량 수익이 발생한다. 기존 중환자실 중심이던 모니터링을 일반 병동으로 확장해 환자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병원가의 도입 속도를 키우고 있다.
국내 전체 병상은 약 70만개로, 이 중 요양병원을 제외한 45만개를 씨어스테크놀로지의 타깃 시장으로 본다. 실제 설치 병상은 6000개 수준이지만, 누적 수주는 이미 1만7000병상을 넘어섰다. 연말에는 ‘1만 병상 설치·2만 병상 수주’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공통으로 나온다.
모비케어는 외래와 건강검진 시장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기존 홀터 장비보다 가볍고 최대 9일간 측정할 수 있으며, 데이터는 자동 업로드돼 AI가 분석한 뒤 전문의 보고서를 제공하는 구조다. 현재 KMI·한국건강관리협회 등 60여 검진 센터에서 이미 도입된 상태다.
신영증권은 지난 13일 리포트에서 “건진 수검자 1400만명 가운데 10%만 24시간 홀터 검사를 자비로 진행해도 약 823억원 시장이 열린다”며 “2025년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영업이익률 32.2) 국내 병상 확대만으로도 고성장이 가능한 구조”라고 짚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4일 리포트를 통해 2025년 매출 417억원, 2027년 1337억원, 영업이익 659억원으로 가정하고 ‘스마트 병동 전환 가속화와 함께 국내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미국은 24시간 내 패치 배송·판독이 가능한 물류·분석 체계를 구축 중이며, 중동은 현지 대형 병원 네트워크와 합작법인(MENA)을 통해 사업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26년 매출 1084억원, 영업이익 614억원. 미국·UAE에서 24시간 내 패치 배송·판독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 중으로 해외 사업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에서의 ‘2막’도 준비 중이다. 모비케어는 이미 몽골·홍콩·카자흐스탄·베트남·인도·UAE 등에서 인허가를 확보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 승인도 연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2026년 상반기 아랍에미리트(UAE)와 미국에서 모비케어 서비스를 공식 론칭하고, 2027년에는 전체 매출의 20∼30%를 해외에서 거두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중동에서는 퓨어헬스 계열과 합작법인 씨어스 MENA를 설립해 두바이·아부다비 주요 병원과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현지 파트너와 분석센터 및 물류망을 구축해 24시간 내 패치 배송·판독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분명한 숙제다. 씨어스테크놀로지 주가는 52주 최저 8540원에서 이달 13일 10만원까지 1년 새 10배 가까이 올랐다. 신영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제시한 내년 기준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00배 안팎이다. 신영증권은 2027년 예상 순이익 442억원에 목표 주가수익비율 40배를 적용해 목표주가 14만원을 제시했고, 유진투자증권은 2027년 순이익 590억원에 같은 배수를 곱해 목표주가를 18만원으로 산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은 2026년 예상 주당순이익에 PER 50배를 적용, 적정 기업가치가 2조4000억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가 공통으로 짚는 리스크는 세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첫째, 현재 밸류에이션이 이미 글로벌 1위 경쟁사 아이리듬의 주가 수준을 일부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FDA 심사 지연이나 중동·미국 파트너십 진행 속도에 따라 해외 매출 현실화 시점이 밀릴 수 있다. 셋째, 빠른 확장 과정에서 핵심 인력 이탈이나 추가 자금 조달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다.
신영증권은 “성공적인 병상 확장과 해외 진출이 현실화할 경우 의료 AI 섹터 최고 성장주로 리레이팅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도 “국내 의료 AI 기업 가운데 가장 빠르게 실적·수익성을 입증하는 사례”라며 “향후 해외 매출 본격화 여부가 주가의 최대 변수”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증권사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중장기 펀더멘털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고 보고 있다. 국내 병상 모니터링과 부정맥 스크리닝 시장에서 아직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고, 보험 수가 기반 비즈니스 모델과 자체 제조·AI 내재화로 높은 수익성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파크시스템스나 종근당이 단기 실적과 이벤트 사이에서 가격 조정을 거치며 다시 기회를 주듯, 씨어스테크놀로지도 언제 조정받을지 알 수 없지만 구조적 성장 스토리 자체는 한동안 시장의 레이더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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