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중국 당국 국책과제로 2000억원 지원 받아

GST가 2024년 영업이익이 5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매출은 3462억원으로 24% 성장했다. [자료제공=타키온뉴스]
GST가 2024년 영업이익이 5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매출은 3462억원으로 24% 성장했다. [자료제공=타키온뉴스]

[데일리인베스트=조호진 타키온뉴스 대표] GST가 2024년 영업이익이 5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매출은 3462억원으로 24% 성장했다. GST는 “거래선다변화로 인한 매출액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전했다. 

GST는 반도체의 스크러버(scrubber)와 칠러(chiller)의 두 제품을 핵심으로 둔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 비중은 스크러버 69%, 칠러 10%다. 스크러버는 반도체의 유해 가스를 정화하는 장치이다. 창업 이후 GST의 매출을 견인한 제품이다. 칠러는 반도체 공정의 온도를 제어하는 장비이다. GST의 제품은 세계 곳곳의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 중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CSOT(차이나스타) 등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이 주목하고 GST의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은 다른 제품이다. 액침(液浸) 냉각 장비이다. GST는 2021년부터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액침냉각 장비를 개발했다. 챗GPT가 일으킨 파문은 엔비디아-SK하이닉스-TSMC의 연대로 이어졌다. 3사는 천문학적인 매출과 독점력을 바탕으로 전무후무한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가 칩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사실상 독점하는 SK하이닉스만 하더라도 해당 제품의 영업이익률이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사가 구현한 시스템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통해서 실현된다.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기를 소모하면서 열도 뿜어낸다. 이를 과거에는 공기 중에 노출시켜서 식혔으나, 이제는 아예 액체에 담가서 식히는 액침 냉각 기술이 확산일로에 있다. 

GST의 액침냉각은 전기가 흐르지 않는 기름 성분인 ‘플루이드’를 활용해 열을 식힌다. 기존 공랭 방식보다 부지 면적을 적게 차지하는데도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액침 냉각 기술로 GST가 지난해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주가 흐름 역시 이를 입증한다. GST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동조화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31일 양사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GST는 8% 급락했다. 중국에서 불어온 딥시크 충격으로 AI 대장주이자, 당시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 SK하이닉스 등이 급락했다. 여기에 GST도 버틸 수 없었다. 딥시크 충격은 80억원의 투자비에도 수조원을 투자한 챗GPT의 성능과 유사하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딥시크 충격이 실제보다 약하다는 평가가 솔솔 나오고 있다. 일단 딥시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생성형AI를 구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딥시크가 밝힌 기술보고서(technical report)는 실질적으로 최종 개발 단계에만 8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딥시크가 사용한 주요한 기술 MoE, 증류, CoT(Chain of Thoughts) 등은 모두 해당업계에서 널리 알려졌다는 점에서 딥시크의 핵심은 저렴한 비용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구현했다는 가성비에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투자된 비용이 이보다 훨씬 많다면 딥시크의 충격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질적으로 투자된 비용이 이보다 훨씬 많다면 딥시크의 충격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출처=딥시크 기술보고서]
실질적으로 투자된 비용이 이보다 훨씬 많다면 딥시크의 충격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출처=딥시크 기술보고서]

여기에 중국 당국과의 유착 관계도 거론된다. 딥시크는 창업 첫 해에 중국 당국이 제시한 국책 과제에 선정됐다. 해당 국책 과제로 2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첫 해에 이런 성과를 보였다는 점은 딥시크의 개발진이 우수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중국 당국의 밀어주기가 큰 몫을 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견제와 제재로 중국 반도체 산업의 숨통이 조여오자, 시진핑 당국은 과거의 보조금과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연구 개발비의 세액 공제였다면, 이제는 연구원들의 인건비 자체를 보조하는 방식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지원 속에 중국 당국이 은밀히 확보한 엔비디아의 H100을 딥시크에 몰아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딥시크의 실질적인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금융분석회사인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2025년 회계연도에만 총 2550억달러(아마존 1000억달러·MS 800억달러·구글 75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투자 대부분은 엔비디아 칩 구매에 사용될 전망이다 .

딥시크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깃허브(GitHub)에 공개됐다. 깃허브는 세계 프로그래머들이 코딩을 작성하고 일부는 공개하기도 한다. 빅테크 3곳은 이미 지난해부터 딥시크를 알고 있지만, 개의치 않고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겠다는 의지를 투자 계획으로 표명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의 주가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1.16달러(0.18%) 상승한 129.84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3일 이후 4거래일 동안 10% 올랐다.  결국 GST의 주가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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