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에서도 독주 유지될 듯…브로드컴 등 ASIC업체도 고객사로 확보
[데일리인베스트=조호진 타키온뉴스 대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원에, 영업이익은 23조467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이다.
2024년에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세계를 호령하면서 주목받았지만, 불과 1년 전만해도 ‘반도체 치킨게임’으로 회사 존립을 장담할 수 없었다.
2023년에 7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4분기에 극적으로 336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적자 규모가 줄었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이끈 구원자는 HBM이다. 챗GPT는 석사 과정생이 두 달 이상 수고해야 할 성과물을 챗GPT는 불과 30분 만에 뚝딱 하고 만들어낸다. 컴퓨터 코딩의 초보자도 챗GPT라는 도우미를 만나면 완숙한 개발자로 변신한다.
이런 마술은 엔비디아의 칩에 HBM이라는 메모리가 결합되어야 실현된다. 2024년이 끝나기까지, 엔비디아의 HBM3를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SK하이닉스는 90%, 나머지는 미국의 마이크론이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여전히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23일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HBM이 여전히 순항 중이라고 알렸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3E 12단 공급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 계획대로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HBM4에서도 SK하이닉스의 독주는 유지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026년부터 주력 제품이 될 HBM4 12단 제품도 올해 개발과 양산 준비를 완료하고 고객이 요청하는 시점에 맞춰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HBM 시장에서 리더십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인공지능(AI) 정점에 대해서도, SK하이닉스는 “데이터, AI, 로봇기술, 자율주행차 등으로 대변되던 4차 산업혁명은 AI 기술의 혁신과 가시화로 산업의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HBM 수요 성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AI 시장은 엔비디아의 독주에서 브로드컴이라는 경쟁자가 등장했다. 브로드컴은 맞춤형 AI 설계 기업이다. 기성제품을 만드는 엔비디아와는 결이 다르다. 그런데 브로드컴은 제품 사양을 줄이면서 가격도 낮췄다. 그 결과 브로드컴은 지난해 12월15일(현지시간)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주가가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 23일 기준으로 브로드컴은 세계 시총 순위 8위이다.
메모리 기업은 엔비디아에 이어서 브로드컴에 납품 여부가 중요했다. 여기서도 SK하이닉스 승리했다. 구글·아마존·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기업들이 맞춤형 AI 반도체 설계를 브로드컴에 주문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SK하이닉스의 HBM이 필요하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간접적으로 이를 확인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는 주문형반도체(ASIC) 기반의 HBM 고객 수요도 의미 있게 증가하면서, 고객 기반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브로드컴 등 ASIC업체들도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의미를 해석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SK하이닉스를 돕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AI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자 회견에 동석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 샘 알트만 오픈AI CEO 등이 협력해 5000억달러를 조성하기로 했다.
작년 상위 빅테크 7곳이 투자한 자본적지출(CAPEX) 총액이 2300억달러이다. 이번 스타게이트 투자금은 여기에 두 배가 넘는다. 당연히 HBM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 한 달 수익률은 SK하이닉스가 29.42%, 삼성전자가 0.37%, 마이크론이 21.75%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2·3 계엄 사태로 국내 증시가 추락했지만, SK하이닉스는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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