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4대 그룹 국내 계열사 영업이익 변동 조사 발표
현대차그룹, 지난해 영업이익 1위…전년 대비 43% 증가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지난해 4대 그룹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1위를 유지하던 삼성그룹은 1년 새 90% 이상 감소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1위로 올라섰다.
2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4대 그룹 주요 국내 계열사 2022년과 2023년 영업이익 변동 현황’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지난해 4대 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국내 계열사 현황 중, 지난 19일까지 감사보고서 또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06개 기업이다. 영업이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대 그룹에 포함된 국내 계열사 306곳의 지난해 영업이익 총액은 24조5180억원이다. 2022년 71조9182억원 대비 47조4000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영업이익 감소율은 65.9%에 이르고 있다. 4대 그룹의 국내 비중을 감안할 시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뜻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영업이익 감소액이 가장 컸다. 조사 대상 삼성 계열사 59곳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8363억원이다. 2022년 38조7465억원 대비 35조원대의 영업이익이 사라진 것이다. 2022년 대비 2023년 영업이익 감소율은 무려 92.7%에 달했다. 2022년에 25조319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조5262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이외에 △삼성전기 6749억원↓(7996억원→1247억원) △삼성디스플레이 6302억원↓(4조3998억원→3조7696억원) △삼성SDI 4225억원↓(1조108억원→5883억원) 등도 1년 새 영업이익이 1000억원 넘게 하락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중공업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삼성중공업은 2022년 915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2569억원 이상으로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2041억원으로 1년 새 영업이익이 2361억원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조사 대상 50개 계열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8조362억원으로 2022년 12조5827억원 대비 5조4535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43.3%에 이른다.
여기에는 주력사인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상승세가 주효한 역할을 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22년 2조8285억원에서 2023년에 6조6709억원으로 1년 새 3조8424억원 증가했고, 기아도 3조8억원에서 6조3056억원으로 3조3047억원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현대제철은 1조4647억원에서 6503억원으로 1년 새 영업이익이 8143억원 줄었고, 현대글로비스는 1조5957억원에서 1조56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5391억원 감소했다.
SK그룹 계열사 135곳의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3조9162억원으로 2022년 19조1461억원 대비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율은 79.5%로 삼성그룹에 이어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SK하이닉스와 SK에너지의 영업이익 하락세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영업이익 7조6609억원에서 지난해 4조672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SK에너지는 2조5923억원에서 4018억원으로 1년 새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발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주식회사는 영업이익이 4000억원 이상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6113억원에서 2023년 1조2354억원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SK주식회사도 1조1086억원에서 1조5504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LG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조사 대상 LG그룹 계열사 48곳은 지난해 2707억원 넘게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영업이익은 1조4429억원이었다. LG디스플레이가 3조8841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데다, LG화학도 1091억원 적자로 주저앉으면서 그룹 전체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LG전자는 1107억원에서 5767억원으로 1년 새 4659억원 넘게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선전했다.
4대 그룹 중 단일 기업으로 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영업이익 6조6000억원 이상으로 1위에 등극했다. 기아는 6조3000억원대로 2위에 올라섰다. 반면 삼성전자는 11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보면서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SK하이닉스도 4조원대 적자를 보며 삼성전자 다음으로 영업적자가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2022년에 국내 계열사 중 영업이익 1~2위에 오르내렸으나 지난해에는 꼴찌 그룹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핵심 기업인 삼성, SK, LG의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에도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영 실적이 호전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지난해 대비 기준이 아닌 2020년~2022년 상황과 비교해 얼마나 경영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오 소장은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장르를 개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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