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88개 대기업집단 해외계열사 현황 조사 결과 발표
129개국에 해외계열사 존재…美 비중은 늘고 中 감소세 보여
한화, 해외법인 800곳 이상으로 국내 최대…SK는 600곳↑

주요 그룹 중 해외법인 수 톱5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주요 그룹 중 해외법인 수 톱5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올해 대기업 88개 그룹의 해외법인 수가 6000곳을 넘어섰다. 이 중 미국에 위치한 해외법인은 전체의 25%로 가장 많았으며, 최근 1년 새 미국에서 운영중인 해외법인 수는 증가한 반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 소재 해외법인은 감소했다. 한화 그룹은 800곳 이상의 해외법인을 보유해 가장 많았으며, SK 그룹이 600곳을 넘어서 뒤를 이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7일 ‘2024년 국내 88개 그룹 해외계열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88개 대기업집단이다. 해외계열사는 각 그룹이 올해 공정위에 보고한 자료를 참고했다.

국내 88개 대기업의 해외계열사는 129개국 6166곳이다. 지난해에는 총 5686개였으나 올해 480곳 증가한 수치다. 조사 대상 대기업의 국내 계열사 숫자는 3318곳으로, 국내법인보다 해외법인이 2848곳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4대 그룹 해외법인 변동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주요 4대 그룹 해외법인 변동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한화는 824곳으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한화의 해외법인은 2021년 447곳, 2022년 637곳, 2023년 739곳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SK의 해외법인 숫자는 638곳으로 한화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보였다. SK의 해외법인은 지난해 598곳이었으나 1년 새 40곳 많아졌다.

삼성은 563곳으로 한화·SK 다음으로 세 번째로 해외법인을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은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국내 그룹 중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가 있었는데, 2022년부터 한화의 해외법인 수가 앞서나가며 최다 해외법인 보유 그룹 타이틀을 반납했다. 삼성은 지난 2018년 663개의 해외계열사를 두고 있었는데, 올해까지 6년 새 100곳이나 문을 닫으며 지속적으로 해외법인을 조금씩 줄여왔다. 특히 중국(홍콩 제외)에서 지난 2018년 87곳이던 계열사를 올해 63곳으로 줄였다.

이외에도 해외법인 수가 100곳을 넘어서는 기업은 △현대차(425곳) △CJ(401곳) △LG(284곳) △롯데(203곳) △GS(163곳) △포스코(149곳) △네이버(106곳) △미래에셋(104곳) △OCI(102곳) 등이 있다.

 

88개 그룹 해외법인 진출 국가 톱10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88개 그룹 해외법인 진출 국가 톱10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에 설립된 해외법인이 1590곳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조사된 1321곳보다 269곳 늘어난 것이다. 매년 대기업집단 해외계열사에서 미국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8.8%, 2022년 22.1%, 2023년 23.2%로 증가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25.8%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중요한 사업 무대로 여기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소재의 해외법인은 82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대기업 해외법인은 지난해 대비 500곳 가까이 증가했지만, 중국 법인은 18곳 줄었기 때문이다. 홍콩 법인까지 포함할 시 31곳이나 철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해외법인 중 중국(홍콩 제외)에 설립된 해외계열사 비중도 2022년 15.9%에서 올해 13.4%로 줄었다.

2021년에는 홍콩을 포함한 전체 중국 법인이 1037곳으로 미국 법인보다 152곳 많았다. 그러나 2022년 미국 법인(1169곳)이 중국 법인(994곳)보다 175곳 많아지며 역전한 것이다. 올해는 미국 법인이 622곳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특히 홍콩 법인은 2020년 170곳, 2021년 163곳이었으나 올해 141곳으로 점점 줄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싱가포르에 세운 해외법인은 2021년 167곳에서 올해 217곳으로 증가세가 뚜렷했다. 국내 대기업은 아시아 금융허브 도시로 홍콩보다 싱가포르를 선호한다는 걸 해외법인 숫자로 보여주는 셈이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해외법인이 많은 국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에 세운 국내 그룹의 해외 계열사 수는 2022년 268곳, 2023년 299곳, 2024년 314곳으로 많아졌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베트남을 생산 거점 및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중요한 사업 전략 요충지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어 △일본 226곳(2023년 210곳) △싱가포르 217곳(2023년 206곳) △인도네시아 199곳(2023년 187곳) △프랑스 196곳(2023년 190곳) △인도 158곳(2023년 154곳) △호주 156곳(2023년 139곳) △독일 149곳(2023년 136곳) 순으로 올해 해외법인 수가 많았다.

올해 조사에서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마샬아일랜드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조세피난처로 거론한 지역에 세운 국내 대기업의 해외법인 수는 150곳으로 조사됐다. 룩셈부르크와 라부안 등 조세회피성 국가 등으로 분류되는 지역에는 679곳의 법인을 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대기업 해외법인 중 829곳(13.4%)이 조세부담을 회피하거나 줄이기에 좋은 국가에 운영 중인 것이다. 지난해 13.6%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환경규제와 물류 및 인건비 등을 고려해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세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을 제시해 해외에 세우려는 공장을 국내에 유치해 고용 창출의 기회를 높이려는 노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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