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2분기 기점으로 매출·영업이익 개선…목표가 2만4000원"
SK증권 "경쟁사 모듈 PCB 캐파 축소로 수혜 예상…목표가 2만2500원"
메리츠증권 "AI 서비스 확산으로 하이엔드용 메모리 모듈 PCB 수주 확대 기대"

PCB 제조 전문 업체인 티엘비는 2011년 설립됐다. 메모리 모듈 PCB,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모듈 PCB, 반도체 장비용 PCB 등을 제조한다. [사진출처=티엘비]
PCB 제조 전문 업체인 티엘비는 2011년 설립됐다. 메모리 모듈 PCB,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모듈 PCB, 반도체 장비용 PCB 등을 제조한다. [사진출처=티엘비]

[데일리인베스트=이승주 기자] 메모리 모듈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티엘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87% 증가하는 등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증권가에서는 경쟁사의 모듈 PCB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탈중국’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티엘비가 반사 이익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최근 반등하고 있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1년 설립된 티엘비는 메모리 모듈과 SSD(Solid State Drive)의 핵심 부분인 PCB를 생산하는 전문 제조사다. PCB란 전기절연기판 위에 전기적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도체 패턴을 형성시킨 기판으로 모든 전자 제품에 탑재된다.

티엘비는 2011년 국내 최초로 SSD PCB 양산체계를 구축해 하이엔드 SSD PCB를 삼성전자에 공급했다. 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 SSD PCB를 공급하며 메모리 반도체용 PCB 주요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초기에는 삼성전자의 매출비중이 가장 컸으나 SK하이닉스가 DRAM의 생산량을 늘리면서 현재는 SK하이닉스향 공급 비율이 가장 크다. 마이크론은 전체 매출비의 약 5% 수준이다.

티엘비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적은 모바일, PC의 회로기판이 아니라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데이터센터, 서버의 회로기판 제조에 특화된 기업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화상회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대 등으로 글로벌 데이터 시장이 ‘트래픽 홍수’를 맞게 됨에 따라 티엘비의 전문 영역인 대용량 서버용 PCB 발주가 쇄도하면서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10월 하순 1만8000원대 움직이던 티엘비는 11월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며 11월 하순 2만30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12월말 1만8000원대로 회귀했으나 1월초부터 반등하며 1월 중순 2만원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바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3월 중순에는 1만6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최근에는 급등하며 2만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11일에는 전날보다 10.53%(2000원) 상승한 2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23일 티엘비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2023년 3월24일부터 9월23일까지다.

앞서 지난 2월23일에는 보통주 1주당 25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0.65%다. 배당금총액은 12억2908만원이다.

티엘비는 지난해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215억4816만원으로 전년 1780억9983만원 대비 24.3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84억6444만원으로 전년 133억8029만원 대비 187.47%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05억4845만원으로 전년 124억728만원 대비 146.21%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티엘비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1일 대신증권은 티엘비가 올해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하는 1분기와는 달리 2분기부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만4000원을 유지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티엘비의 실적은 매출 419억원(전년 동기 대비 -19.2%, 직전 분기 대비 -23.3%), 영업이익 10억원(전년 동기 대비 -88.6%, 직전 분기 대비 -86.0%)으로 다소 부진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전방산업인 PC 수요 부진 및 서버 투자 지연으로 반도체(메모리, 비메모리)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모듈 매출 수준이 낮아져 고정비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실적보다 2분기 이후에 개선 가능성, 매출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2분기 매출은 440억원, 영업이익 13억원으로 전 분기대비 각각 5%, 27.9%씩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의 올해 2분기 반도체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며 “일례로 삼성전자 D램 출하량은 2분기 15%, 3분기 13%, 4분기 2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모듈 중심으로 가동률이 확대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경쟁사가 국내 고객사 내에서 일시적으로 점유율이 하락하는 동시에, 중국 시장에서 메모리 업체가 국내 공급업체로 비중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올해 2분기, 3분기에 매출 증가로 연결되며 전방 수요의 부진을 일부 상쇄시키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PC 및 서버 시장에서 DDR5 전, 출하량 증가 및 ASP 상승으로 하반기 대비 수익성 개선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짚었다.

이어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는 올해 3분기 반영 과정에서 DDR5로 전환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메모리모듈 중심의 티엘비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티엘비의 하반기 매출은 986억원,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각각 14.8%, 214%씩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목표주가와 관련, 그는 “올해 주당순이익(EPS)에 목표 주가수익비율(P/E) 27.9배를 적용했다”며 “올해 1분기 실적은 부진하나 2분기 이후 긍정적인 영업환경 도래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SK증권은 경쟁사의 부진으로 티엘비의 모듈 PCB 점유율이 상승함에 따라 올해 2분기부터는 전방 반도체의 업황 개선을 가정하지 않아도 실적 반등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만2500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반도체 다운싸이클의 실적 저점은 올해 1분기”라며 “IT 수요 부진에 따라 반도체와 기판 기업들의 재고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티엘비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억원(전년 동기 대비 –79%)으로 예상된다”며 “여덟 분기 만에 최저 실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티엘비의 실적 추정치도 추가 하향 조정이 필요했었지만 반전이 존재한다”며 “경쟁사의 모듈 PCB 점유율이 하락하고 경쟁사가 생산능력(캐파)을 줄임에 따라 지난 3월부터 티엘비의 점유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경쟁사는 업황부진 및 패키징기판과 모듈 PCB의 가격 차이 때문에 모듈 PCB 캐파를 줄이고 있지만 티엘비의 주력 제품인 모듈PCB는 패키징기판이 아닌 메인보드 또는 HDI 기판으로 분류된다”고 부연했다.

박 연구원은 “패키징기판은 중국 기업들의 생산 비중이 낮지만 메인보드와 HDI 기판은 전 세계 수요의 60% 이상을 중국 기업들이 생산해 대응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 기판 경쟁사들의 점유율이 티엘비로 옮겨올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부 반도체업체들과 후공정 기업들이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생산 비중을 옮기고 있다”며 “티엘비는 이에 대응해 국내 신공장 증축보다 베트남 공장 증설을 서두르는 중이며 빠르면 3분기 내 완공이 예상됨에 따라 연말 또는 연초에는 생산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연구원은 “티엘비가 2분기에는 49억원(전년 동기 대비 -51%)으로 반등할 것을 기대하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89억원(전년 동기 대비 -51%)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수요 부진에 따른 반도체 고객사들의 강도 높은 재고조정으로 지난 1월에 추정치를 미리 하향했었다”며 “추가적인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며 가장 먼저 반등이 나타날 반도체 부품 기업 중 한 곳”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와 관련, 그는 “올해와 내년 EPS의 평균에 부품사 통상적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반영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일 메리츠증권은 티엘비를 둘러싼 영업환경의 구조적인 반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 업황이 저점을 통과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실적 감소는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DDR5스펙 상승에 따라 메모리 모듈 PCB에도 예상보다 빨리 신공법이 적용된다면, 하반기 추가적인 실적 업사이드가 열릴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1분기 티엘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각각 9.0%, 42.3% 하회할 전망”이라며 “지난 1~2월 업황 악화에 따라 극심한 재고조정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하이엔드 제품 위주의 영업력 강화를 통해 흑자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라며 “특히 고무적인 것은 점진적으로 DDR5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 내 15%에 불과했던 DDR5의 매출 비중은 1분기에 30%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작년과 달리 DDR5 매출의 대부분이 서버향이라는 점도 믹스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양 연구원은 “올해 티엘비의 구조적 반등의 핵심은 탈중국화와 인공지능(AI)의 확산”이라고 짚었다.

그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탈중국’ 흐름이 가속화됨에 따라 국내 메모리 고객사의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며 “메모리 모듈 PCB 분야에서 기술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티엘비의 고객사 내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챗GPT 효과로 인공지능(AI) 서비스 출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성능, 고용량, 고효율 메모리 사용의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를 대응할 수 있는 티엘비의 하이엔드용 메모리 모듈 PCB의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양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은 1888억원(전년 대비 -14.8%), 영업이익은 154억원(전년 대비 –59.9%)을 예상한다”며 “상반기 실적 부진과 주요 제품의 공급단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실적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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