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에서 내부거래 문제 삼아…솔루엠에서도 지배구조 개선 나설 듯
[데일리인베스트=조호진 타키온뉴스 대표] 솔루엠은 지난 9일 5.68% 떨어진 1만8250원(한국거래소 기준)에 마감했다. 하지만,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4.21%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수익률은 1.66%이다.
수익률의 원동력은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의 매수로 추정된다. 지난 4일 공시에 따르면 얼라인은 공시 의무 기준인 5% 미만인 4.99%까지 보유했다가 단기간에 지분율을 8.04%까지 끌어 올렸다.
국내 토종 투자기관인 얼라인은 이창환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얼라인의 자산운용 자금은 약 1조원이다.
얼라인은 행동주의 펀드를 지향한다. 얼라인이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가 에스엠(SM)이다. 2023년 얼라인은 에스엠의 이수만 창업주가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에 연간 100억원이 넘는 내부 거래를 한다는 점을 파악해서 이를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에스엠이 2015~2021년까지 라이크기획에 983억원을 지급했다고 추정한다. 얼라인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이 창업주의 조카인 이성수 에스엠 대표도 항복해야 했다.
결국 얼라인이 솔루엠에 대주주로 등재됐다는 뜻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솔루엠은 ESL(Electronic Shelf Label·전자식가격표시기) 분야 세계 2위 기업이다. 편의점이나 대형 슈퍼에 가면 각종 상품이 전시되어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상품 가격을 하루에도 바꿔야 한다. 가격 표시를 바꾸는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면 인건비는 증가하고, 시간도 소요된다. 이를 전자시스템을 도입해 디지털로 자동화하겠다는 구상이 ESL이다. 해당 분야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솔루엠의 매출도 성장 중이다.
하지만, 성장하는 회사답지 않게 솔루엠의 내재적 문제도 커졌다. 시장이 파악하는 솔루엠의 내재적 문제점은 전성호 솔루엠 대표의 일가가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에스엠의 라이크기획과 유사하다.
전 대표의 차남인 전세욱 솔루엠 상무가 설립한 회사가 솔루엠 사옥의 인테리어, 카페·레스토랑, 미술과 청소 용역 등을 실질적으로 독점한다. 여기서만 100억원 정도의 자금이 이미 이전했다는 것이다. 전 대표 부인인 하은숙씨의 회사인 나섬 역시 솔루엠의 연수 시설을 매입했는데 이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나섬은 솔루엠에 연수시설을 매각하고 다음에 폐업했다. 또한 대표이사의 부인 회사와 거래했으면 이를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야 하는데 이를 누락했다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지난 1일 정정 공시했다는 점도 거론된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는 점도 행동주의 펀드에게는 우호적이다. 상법 382조 3항이 개정됐다. 이사들이 잘못 결정하면 배임으로 민·형사상 처벌을 받는다. 솔루엠의 이사들이 과거처럼 전 대표 일가에게 과도한 수익을 줄 수 없다. 여기에 감사 역시 다른 주주와 연대하면 선출이 가능하다.
현재 전재호 대표를 비롯한 우호 지분이 16.3%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번에 얼라인이 8%대로 지분율을 높였고, 기존 VIP자산운용은 8%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국민연금 지분율이 7%이다. 세 기관이 연대하면 23%가 넘는다. 감사위원 선출을 물론 전체 표 대결에서도 전 대표보다 우위에 있다. 이 때문에 전 대표측이 얼라인을 비롯한 주주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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