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2023년 82개 그룹 해외법인 현황 분석
82개 그룹, 올해 기준 해외법인 5680곳 세워
한화, 국내 그룹 중 2년 연속 해외법인 최다

2023년 기준 국내 82개 그룹의 해외법인 수는 5680여 곳으로 국내에 설립한 계열사보다 2600곳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삼성은 지난 2018년 이후 해외계열사를 줄이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한화는 해외법인을 크게 늘렸다. 그래프는 주요 그룹 해외법인 톱5.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2023년 기준 국내 82개 그룹의 해외법인 수는 5680여 곳으로 국내에 설립한 계열사보다 2600곳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삼성은 지난 2018년 이후 해외계열사를 줄이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한화는 해외법인을 크게 늘렸다. 그래프는 주요 그룹 해외법인 톱5.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민수정 인턴기자] 2023년 기준 국내 82개 그룹의 해외법인 수는 5680여 곳으로 국내에 설립한 계열사보다 2600곳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삼성은 지난 2018년 이후 해외계열사를 줄이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한화는 해외법인을 크게 늘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국내 82개 그룹 해외계열사 현황 분석’을 8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82개 그룹이며, 해외 계열사는 각 그룹이 공정위에 보고한 자료를 토대로 살펴봤다.

조사 결과 국내 82개 그룹이 높은 지분으로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해외계열사는 129개국에 걸쳐 5686곳으로 집계됐다. 82개 그룹의 국내 계열사 숫자는 올해 기준 3076곳으로, 해외계열사가 이보다 2610곳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4대 그룹 해외법인 변동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주요 4대 그룹 해외법인 변동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한화는 지난해 637곳보다 102곳 증가한 739곳으로, 2년 연속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는 미국에 작년 대비 45곳 증가한 241곳의 해외법인을 세웠고, 스페인에도 작년 대비 22곳 늘린 105곳의 해외법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K는 한화 뒤를 이었다. 올해 파악된 SK 그룹의 해외법인 수는 598곳으로, 작년보다 57곳 늘어났다. 2021년에 367개 해외계열사를 둔 것을 감안하면 2년 새 231곳이 증가했다. 

삼성은 566곳으로 한화와 SK 다음으로 해외법인을 많이 두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2018년부터 해외법인 수를 점차 줄이는 추세다. 삼성은 2021년까지 국내 그룹 중 가장 많은 해외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그 타이틀을 반납했다. 특히, 2018년만 해도 663곳의 해외계열사를 두고 있었는데 5년 새 문을 닫은 해외법인만 99곳이나 됐다. 

해외국가 중에서도 삼성은 중국 계열사를 2018년 87곳에서 올해 65곳으로 가장 많이 줄였다. 다음으로 영국에서 해외법인이 2018년 47곳이었지만 올해는 32곳으로 집계돼, 5년 새 15개 법인을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삼성 다음으로 △CJ(393곳) △롯데(204곳) △GS(156곳) △ 포스코(142곳) △네이버(105곳) 순으로 해외법인 숫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82개 그룹 해외법인 진출 국가 TOP 10. [자료조사=한국CXO연구소]
82개 그룹 해외법인 진출 국가 TOP 10. [자료조사=한국CXO연구소]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으로 1321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60곳보다 152곳 늘어난 수치로, 전체 해외계열사 중 미국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23.2%를 차지한다. 비중은 2018년부터 점차 늘어나고 있어 국내 대기업이 미국 시장을 중요한 사업 무대로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는 중국에 845곳이나 되는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전체 해외법인 수가 작년보다 400곳 증가한 것에 비해 중국 법인은 겨우 5곳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전체 해외법인 중 중국에 설립된 해외계열사 비중도 작년 15.9%보다 1%포인트 감소한 14.9%로 나타났다. 

중국은 지난 2021년 홍콩을 포함해 1037곳의 법인이 있어 미국에 둔 계열사보다 152곳 더 많았다. 그러나 작년과 올해 미국 법인이 중국(홍콩 포함) 법인을 앞지르며 격차가 벌어졌다. 중국이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지만 최근 들어 그 인기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홍콩에 세운 법인은 2020년 170곳이었는데 작년까지 154곳으로 줄더니 올해도 그 수를 유지했다. 

싱가포르는 홍콩과 대조적인 상황을 보였다. 싱가포르에 세운 해외법인은 2021년 167곳이었지만 작년 186곳으로 늘어나더니 올해는 206곳으로 증가했다. 우리 기업들이 홍콩보다 싱가포르를 아시아 금융허브로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을 이은 세 번째 거점으로 올해 기준 299곳의 해외법인이 조사됐다. 이는 작년 268곳보다 31곳 늘어난 수치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베트남을 생산거점 국가 및 동남아시아의 전략 요충지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어 △일본(210곳) △프랑스(190곳) △인도네시아(187곳) △인도(154곳) △스페인(140곳) 순으로 해외법인 수가 많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최근 전쟁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작년과 올해 모두 각각 12곳과 63곳으로 동일했다. 

82개 그룹의 조세피난처 및 조세회피국 해외법인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82개 그룹의 조세피난처 및 조세회피국 해외법인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조세피난처로 거론되는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마샬아일랜드 등은 작년(106곳)과 비슷한 107곳의 해외법인이 존재하고 있다. 또 룩셈부르크와 라부안 등 조세회피성 국가에도 올해 666곳의 해외법인이 조사돼 작년보다 20곳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 세운 법인(5685곳) 중 13.6%(773곳)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회사가 조세부담을 회피하거나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국내 대기업이 여러 국가에 해외법인을 많이 세우는 것은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초 기지를 만든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다른 나라에 공장과 회사를 설립함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 등이 다소 줄어든다는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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