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시가총액 2조 넘는 주식종목 내 비오너 임원 및 주주 주식평가액 조사
비오너 임원 및 주주 3500명 이상 조사…8월25일 기준 173명 주식가치 10억원 넘어
비오너 최고 주식부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탄생…크래프톤·HPSP, 100억 부자 각 4명

주식재산 100억원 넘는 주요 비오너 임원 및 주주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주식재산 100억원 넘는 주요 비오너 임원 및 주주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민수정 인턴기자] 국내 시가총액(시총)이 2조원이 넘는 주식종목에서 이달 25일 기준 주식재산이 100억원이 넘는 비오너 주식부자는 2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이 넘는 슈퍼 주식갑부도 3명이나 있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국내 주식종목 중 비오너 임원 및 주주 주식평가액 현황’ 분석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이달 25일 기준 시총 규모가 2조원이 넘는 141개 주식종목 중 오너 및 오너 일가를 제외한 비오너 출신 임원과 주주이다. 보유주식은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현황을 참고했고, 주식평가액은 보유 주식수에 이달 25일 종가를 곱한 금액으로 산출했다. 보유주식은 해당 주식종목 1곳에서 보유한 보통주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시총이 2조원 넘는 141개 주식종목에서 비오너 출신 임원이 1주 이상 주식을 보유한 경우는 356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이달 25일 기준 주식재산이 10억원 넘는 임원은 173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다시 주식평가액 규모별로 살펴보면 10억원대가 80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20억원대 27명, 30억원대 24명, 40억원대 9명, 50억~100억원 미만 11명이었다.

100억원 넘는 거부(巨富)는 22명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을 보유한 非오너 임원 3500여 명 중 1억원 미만은 2155명으로 조사 대상자 중 60.4%로 가장 많았다. 이어 1억원에서 5억원 미만은 29.2%, 5억~10억원 사이 5.5%, 10억~100억원 미만 4.2% 순이었다. 1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는 0.6%였다. 

2023년 비오너 임원 및 주주 주식평가액 분포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2023년 비오너 임원 및 주주 주식평가액 분포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비오너 중 주식부자 1위는 삼성전자가 10% 넘게 지분 투자를 한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나왔다. 이 회사 이정호(46세) 대표이사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을 132만5060주 보유하고 있고, 지난 25일 종가 10만7800원으로 계산된 주식평가액만 1428억원을 훌쩍 넘기며 2023년 비오너 주식부자 최고 자리에 등극했다. 이정호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만 주식평가액이 100억원 넘는 비오너 임원은 2명 더 있었다. 여기에는 허정우(41세) 기술이사(420억 원)와 임정수(34세) 기술이사(361억 원)가 이름을 올렸다.

주식부자 2위는 크래프톤에서 나왔다. 이 회사의 주주이자 같은 그룹 계열사인 라이징윙스에서 수장을 맡고 있는 김정훈(48세) 대표는 크래프톤 주식을 84만3275주 보유 중인데, 이달 25일 종가 15만5100원으로 곱한 주식평가액은 1307억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초에 평가된 김정훈 대표의 주식평가액이 2108억원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주식재산은 8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크래프톤 보통주 1주당 주식가치가 작년 6월2일에는 25만원이었는데 이달 25일에는 15만원대로 내려앉은 게 주식평가액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외에도 크래프톤에서만 주식재산 100억원 클럽에 가입한 비오너 출신 주식부자만 4명이 포함됐다. 여기에는 크래프톤 김창한(49세) 대표(850억원), 송인애(49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205억원), 류성중(44세) 주주(140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펄어비스의 지희환(51세) CTO는 1008억원으로 올해 조사된 비오너 임원 중 주식부자 3위를 차지했다. 지희환 CTO는 펄어비스 주식을 224만3520주나 갖고 있고, 지난 25일 종가는 4만 4950원으로 1000억원대 주식가치를 보유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에서는 스콧 사무엘 브라운(Scott Samuel Braun, 42세) 사내이사(858억원)와 김신규(46세) CAMO(208억원) 두 명이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신고했다. 

크래프톤과 함께 非오너 임원 중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다수 이름을 올린 곳에는 반도체 장비 업체인 HPSP도 포함됐다. HPSP에서도 크래프톤과 동일하게 4명이나 되는 비오너 출신 임원이 이달 25일 기준 주식재산이 100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신철희(54세) 상무(125억원), 김용운(54세) 대표(123억원),  치우 에디 카 호(Chiu Eddie Ka ho, 56세) 상무(120억원), 리베라 마뉴엘 스콧(Rivera Manuel Scott, 59세) 부사장(105억원)이 포함됐다. 

에코프로비엠에서도 3명이나 주식평가액이 100억원을 넘었다. 최문호(49세) 사장(417억원), 김병훈(61세) 주주(384억원), 허태경(53세) 주주(273억원)가 100억 클럽에 합류했다.

바이오 관련 업종에서는 셀트리온과 알테오젠에서도 100억원 넘는 주식부자가 탄생했다. 셀트리온에서는 김형기(58세) 주주(212억원), 기우성(62세) 대표이사 부회장(193억원)이 명단에 올랐다. 알테오젠에서도 이상미(56세) 상무가 107억원으로 비오너 임원 중 올해 주식부자 100억 클럽 멤버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금융권 중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 김용범(60세) 대표이사 부회장이 164억원으로 나홀로 포함됐다. 

반면 작년 6월 초 조사에서 주식가치만 2201억원으로 비오너 임원 중 주식부자 1위를 차지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 이효근 대표는 올해 495억원으로 70% 넘게 보유액이 떨어졌다. 작년과 올해의 주식수는 동일한데, 같은 기간 종가가 4만8900원에서 1만100원으로 급락하면서 이효근 대표의 주식재산도 1년 새 15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특히 작년 조사에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 비오너 임원 중 100억 클럽에 8명이나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지만, 올해는 이효근 대표만 홀로 주식재산이 1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시총 상위 톱10 종목에서 100억 원이 넘는 비오너 출신 임원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아 기존의 제조 산업에서 신흥 부자가 다수 나오기가 어렵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앞으로는 로봇, 바이오,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4차 산업군 등 신(新)산업 분야에서 비오너 출신 주식부자가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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