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VRN11·VRN07·VRN10 등 기대돼…목표가 11만원"

2015년 2월 설립된 보로노이는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코스닥시장에는 2022년 6월 상장됐다. [사진출처=보로노이]
2015년 2월 설립된 보로노이는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코스닥시장에는 2022년 6월 상장됐다. [사진출처=보로노이]

[데일리인베스트=전유진 기자] 신약개발 전문기업 보로노이는 최근 자회사 보로노이바이오에 대한 흡수합병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연구개발 비용이 절감되고 경영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보로노이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VRN11’ 등이 생체 실험 등에서 우수한 선택성과 유효성이 확인돼 기대해도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말부터 급등하고 있는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의약 및 약학 연구개발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2015년 2월24일 설립된 보로노이는 정밀 표적치료제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텍이다. 약물설계 전문 인력과 세포·동물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회사 내부 실험실을 기반으로 매년 약 4000여종의 화학물질을 합성하고 55만개의 실험 데이터와 1만8000마리의 동물 실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는 2022년 6월24일 상장됐다. 

보로노이는 키나제억제제(kinase inhibitor) 중에서도 돌연변이 표적 항암제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돌연변이 표적 항암제는 우수한 선택성과 결합력, 뇌 전이 암을 위한 뇌 투과율이 중요하다. 보로노이는 다수의 실험 데이터로 이루어진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원하는 표적에 높은 활성을 가지고 뇌 투과율이 높은 골격에 집중한다.

지난해 10월 중순 1만9000원대에서 거래되던 보로노이는 11월 초부터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 1월 중순 3만400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하향각을 그리며 2월27일 장중 2만6550원까지 떨어졌으나 3월말부터 가파르게 오르며 지난 4일 장중 6만32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소폭 하락해 5만500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15일에는 전날보다 6.32%(3400원) 상승한 5만7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1일 보로노이는 자회사 보로노이바이오에 대한 흡수합병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합병완료에 따라 모회사 보로노이는 존속하고, 자회사 보로노이바이오는 소멸한다. 보로노이는 피합병회사인 보로노이바이오의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다.

지난 3월13일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 오릭파마슈티컬즈(ORIC Pharmaceuticals)에 기술이전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07’의 임상 1a상 결과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공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보로노이의 VRN07은 체내 이상 세포 증식으로 종양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를 타깃하는 약물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암 치료제 타그리소가 3세대 EGFR 치료제라면, 보로노이의 VRN07은 4세대 EGFR 치료제로 볼 수 있다.

지난 3월8일에는 2년 전 미국 프레시트랙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한 약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프레시트랙스는 3월7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FRTX-02’(VRN02)의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FRTX-02는 2021년 보로노이가 프레시트랙스에 기술이전한 DYRK1A 저해 기전의 만성염증질환 치료제다. 

보로노이는 지난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0원으로 전년 동기 11억3736만원 대비 100%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5억2610만원으로 전년 동기 56억5346만원 대비 50.81%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83억7778만원으로 전년 동기 61억3415만원 대비 36.58% 늘었다. 

지난해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97억6782만원으로 전년 147억8391만원 대비 33.93%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78억6348만원으로 전년 108억2016만원 대비 65.09%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198억9966만원으로 전년 155억7460만원 대비 27.77% 늘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보로노이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5일 하나증권은 보로노이를 키나제 억제제 설계의 스페셜리스트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1만원을 제시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VRN11은 타그리소(Tagrisso) 내성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C797S 이중 돌연변이 파이프라인”이라며 “VRN11은 생체 내(in vitro), 시험관(in vivo) 실험에서 우수한 선택성과 유효성을 확인했고, 2분기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VRN11은 독성실험(GLP)에서 확인한 우수한 내약성을 바탕으로 용량 증대 시험의 초기 코호트부터 유효 용량에 해당돼 빠른 결과 확인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9월 세계폐암학회에서 임상 디자인과 in vitro, in vivo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VRN07은 오릭파마슈티컬즈에 기술 이전돼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엑손20 삽입(Exon20 insertion) 파이프라인이다. VRN07은 하반기 유럽종양학회(ESMO) 임상 1·1b상 중간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VRN07의 핵심 경쟁력은 높은 뇌 투과율로, 이번 임상 결과에서 뇌전이 환자에 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VRN10’은 HER2 키나제 억제제”라며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시장은 엔허투(Enhertu)의 등장으로 변동하고 있다. 엔허투는 전이성 유방암의 2차 치료 표준요법까지 올라왔으며, 1차 환자를 대상으로 퍼제타(Perjeta) 병용 DESTINY-Breast09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엔허투의 영역 확장은 HER2 키나제 억제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올해 12월 샌 안토니오(San Antonio) 유방암 심포지엄에서 VRN10의 전임상 결과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짚었다.

목표주가와 관련, 그는 “사업별 평가가치 합산(SOTP) 밸류에이션으로 각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합산해 목표주가를 산출했다”며 “가치에 포함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 VRN07, 하반기 임상 진입이 예정된 VRN11이다. 보로노이는 약물 설계 능력을 기반으로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나 개발 진행에서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을 우선적으로 가치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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