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 "시장 확장성 기대되는 VRN07에 주목"
한국투자증권 "높은 기술력으로 선택성과 BBB투과성 높여"
[데일리인베스트=민경연 기자] 표적치료제 전문 신약개발사 보로노이는 지난해 3분기에 매출액은 29% 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보로노이가 높은 선택성과 뇌혈관장벽(BBB·Blood-Brain Barrier) 투과율을 지닌 신약 후보물질을 통해 시장에서 큰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지난해 11월부터 상향각을 그리는 주가가 추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015년 설립된 보로노이는 세포 내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550여개의 인산화효소 중 질병의 원인이 되는 인산화효소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해 병을 치료하는 표적치료제를 자체 개발하는 기업이다.
보로노이는 암 세포 등 비정상 세포를 키우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플랫폼과, 이 단백질이 세포를 키우지 못하도록 아예 분해하는 플랫폼 기술을 구축했다. 2020년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돌입한 보로노이는 미국 제약사 오릭파마슈티컬스(ORIC Pharmaceuticals)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3건의 기술이전을 추가로 성공시켰다.
또 인공지능(AI)과 실측 실험을 결합해 고도화한 플랫폼 ‘보로노믹스’를 통해 빠르게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덕분에 보로노이는 약물설계에 AI를 적극 활용해 완성도 높은 물질을 빠르게 개발한다는 강점을 갖게 됐다.
이외에도 발암 원인이 명확한 특정 돌연변이를 선택적으로 표적해, 부작용 발현을 낮추고 효과는 높이는 정밀 표적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GDC(Genotype Directed cancer) 분야에서 가장 핵심인 약물설계 기술에 집중해온 결과다. GDC는 암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단백질이 명확하게 규명된 암을 뜻한다.
기술이전에 성공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EGFR Exon20 INS(VRN07)’의 경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에 높은 선택성을 가진 물질로, 목표한 수용체 외 다른 수용체와 쉽게 결합하지 않는다. 또한 개발 중인 다른 파이프라인도 타겟 선택성이 매우 높아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뇌혈관장벽 투과도가 높은 치료제 개발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뇌투과가 가능한 신물질 설계 기술을 이용해 퇴행성 뇌질환 분야로도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24일 공모가 4만원에 상장한 보로노이는 시초가가 3만6000원에 형성된 뒤 종가는 공모가를 크게 하회하는 2만935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반등한 뒤 8월 중순까지 4만원 안팎에서 오르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중순부터 급락세를 보이며 10월 중순에는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횡보하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상승 반전하며 최근에는 3만40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6일에는 전날보다 1.45%(500원) 하락한 3만3900원에 장을 마쳤다.
보로노이는 지난해 11월7일 흡입용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 중인 ‘VRN13’이 국가 신약개발사업단의 신약 연구개발(R&D) 생태계 구축연구 지원과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 선정에 따라 보로노이는 VRN13의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2년 간 지원받는다.
지난해 9월13일에는 미국 제약회사 메티스에 고형암(폐암, 흑생종, 대장암 등) 치료를 위한 경구용 인산화효소 저해 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기술수출 계약금은 4억8220만달러(약 6680억원) 규모다.
보로노이는 지난해 3분기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73억5437만원으로 전년 동기 56억7599만원 대비 29.6% 올랐다. 영업이익은 10억6253만원으로 전년 동기 26억2745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14억9038만원으로 전년 동기 25억2287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91억7915만원으로 전년 동기 101억1787만원에서 9.3% 하락했다. 영업손실은 100억4915만원으로 전년 동기 77억8903만원에서 29%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106억2471만원으로 전년 동기 121억416만원에서 12.2%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보로노이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기술 이전한 ‘VRN07’의 임상 1상 결과 발표 결과에 따라 시장 확장성 측면에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고, VRN10, VRN11같은 신약 후보물질도 높은 선택성과 뇌혈관장벽 투과도를 바탕으로 시장 파급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5일 IBK투자증권은 보로노이가 오릭에 기술 이전한 VRN07 임상 1상 결과 발표가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로노이는 2015년 설립된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전문 약물 설계기업으로, 국내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의화학 핵심인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티로신키나제는 세포 내 기능을 시작되게 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TKI는 티로신 키나제를 억제해 세포의 신호전달과 성장, 증식을 막는 기전의 약물이다.
이어 “현재까지 밝혀진 체내의 티로신키나제는 500여개로 보로노이는 해당 타겟을 억제하는 신규 물질을 연간 4000여개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TKI 특성상 변이에 변이를 잡는 약물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새로운 타깃에 대한 신약개발 니즈는 높다”고 시장 분석을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보로노이는 빠른 약물 설계 능력으로 다수의 후보물질을 도출해 기술 이전하는 것이 주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따라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연도별 추가되는 파이프라인의 수와 타깃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면역 항암제, ADC에 비해 어떤 임상적 차이를 제공하는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3년 임상 결과 발표를 기대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은 오릭으로 기술이전 한 VRN07(폐암)과 브리켈로 기술이전 한 VRN02(아토피)인데, VRN07의 경우 ‘EGFR Exon 20’은 물론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2번(HER2) Exon 20’ 까지도 타깃할 수 있는 혁신 약물로, 전체 반응률도 중요하지만 환자 특징별 효능을 확인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Exon 20 억제제를 개발하는 개발사는 보통 시장 확장성을 고려해 EGFR Exon 20과 Her2 Exon 20 삽입 환자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지만 세부타입이 상이해 타케다의 엑스키비티(EXKIVITY)는 EGFR 군에서만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한미약품의 포지오티닙(Poziotinib)은 HER2군에서만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VRN07은 EGFR군과 HER2군을 모두 공략해, 임상에서 재현성이확인 된다면 시장 확장성 측면에서 경쟁력 확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은 “Exon 20은 다양한 세부타입이 존재해 경쟁 약물별 세부 타입에 대한 효력이 달라 시장의 니즈가 존재한다”면서 “VRN07과 유사한 효력을 가진 타케다(Takeda) 약물과 VRN07대비 우수한 효력을 보여준 포지오티닙은 부작용 이슈가 존재해 안전성이 우수한 약물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덧붙여 “비임상에서 VRN07은 EGFR Exon20은 물론 del19 변이, HER2과 동물모델에서 우수한 효능과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12월15일 한국투자증권은 보로노이가 신약후보물질의 높은 선택성과 뇌혈관장벽 투과도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큰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로노이는 2020년 이후 총 5건의 기술 수출을 진행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팀 셋업과 플랫폼 구축이 2019년 완료된 점을 고려하면 빠른 신약 개발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5건의 기술이전 계약이 모두 전임상 단계에서 진행됐다”며 “인간에서의 효력 확인 이전에 계약이 진행될 만큼 뛰어난 물질 개발 역량을 보유한 기업임을 방증하는 요소”라고 부연했다.
오 연구원은 “보로노이의 개발 역량은 항암 치료제에 집중되어있다. 암 전체 시장은 2021년기준 약 1700억달러(200조원) 규모”라며 “보로노이가 집중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인 VRN10(유방암)과 VRN11(폐암)이 목표하는 시장만 약 530억달러(70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암 치료제 시장의 30% 수준이다. 특히나 폐암은 단일 암종으로는 사망률 1위에 이르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크다”고 분석했다. 보로노이의 VRN10과 VRN11은 현재 기술수출이 논의되고 있다.
이어 “보로노이의 신약 후보물질은 기 승인된 약물과 비교해 보아도 높은 선택성과 BBB 투과율이라는 차별점을 가진다. 이에 따라 부작용과 독성은 낮고 높은 효력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목표로 하는 부위 외에 다른 부위와 결합하게 되면 부작용 및 독성 유발로 이어지기 때문에 높은 선택성은 모든 약물이 가져야 할 필수 요소다. BBB 투과 또한 암 치료제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암의 뇌 전이 발생율은 암종마다 다르지만 20~50% 수준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 BBB로 인해 약물이 뇌로 전달되는 것이 차단되어 치료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보로노이의 신약 물질이 우월할 수 있는 이유는 기존과 다른 화학 구조식에 있다”며 “3세대 TKI들의 화학 구조식을 보면 구조적 유사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4세대로 진입하면 유사성을 찾기 어려워진다. 기본 구조부터 다른 접근법을 사용해 개발되기 때문”이라며 “보로노이 역시 유사한 전략을 채택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보로노이의 신약물질의 높은 선택성과 BBB투과율이 기존 치료제들이 가지는 미충족 수요를 해결해주는 요소인 만큼 시장에서 가지는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보로노이가 기업공개(IPO)를 전후로 다수의 기술이전을 수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으나 계약 규모 면에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기술력으로 대형 제약사를 대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공식적인 인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23년 예정된 다수의 글로벌 암 학회에서 동사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긍정적 결과가 공개된다면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학회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기술 이전 계약이 시작되는 장소이므로 추가 계약이 진행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 [Hot 종목 체크] 보로노이, 美 제약사로부터 마일스톤 수령에 주가 동력 얻을까
- [공모주 탐구] '코스닥 상장 재도전' 보로노이, 파이프라인 경쟁력으로 흥행할까
- 보로노이, 공모가 낮추고 IPO 재도전… 수요예측 흥행할까
- [Hot 종목 체크] 보로노이, 'VRN07', 'VRN11' 신속승인으로 주가 상향각?
- [급등주 핵심체크] 보로노이, 파이프라인 유효성 확인으로 주가 상승세 지속할까
- [급락주 핵심체크] 보로노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임상으로 주가 상승 반전?
- [급등주 핵심체크] 보로노이, 'VRN11' 첫 임상 결과 4월 발표로 주가 고공행진?
- [Hot 종목 체크] 보로노이, 'VRN11' 임상에서 우수한 안전성 입증…주가 재상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