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VRN07 등 긍정적 데이터 발표 예상…목표가 24만원"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신약개발 전문기업 보로노이가 오는 4월25일 개최되는 ‘미국암학회(AACR) 2025’에서 비소세포폐암 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EGFR) 표적치료제 ‘VRN11’의 첫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보로노이가 올해 다수의 학회에서 VRN11 데이터 발표, 하반기 ORIC-114(VRN07)의 2차 치료 적응증 임상 결과 발표 등이 강력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하순부터 상향각을 그리는 주가가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5년 2월24일 설립된 보로노이는 정밀 표적치료제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텍이다. 자체 개발한 파이프라인으로 초기 임상(임상 1상, 2a)을 수행해 글로벌 기술이전(L/O)을 진행하며, 주로 폐암 및 유방암 등 항암제 표적치료제 개발을 영위한다. 보로노이바이오와 비투에스바이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는 2022년 6월24일 상장했다.
보로노이는 암에 대해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키나아제 억제제(kinase inhibitor) 중에서도 돌연변이 표적 항암제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돌연변이 표적 항암제는 △우수한 선택성과 결합력, △뇌 전이암을 위한 뇌 투과율이 중요하다. 보로노이는 다수의 실험 데이터로 이루어진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원하는 표적에 높은 활성을 가지고 뇌 투과율이 높은 골격에 집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보로노이는 2023년 10월 4세대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인 VRN11의 임상 1상에 돌입했다. VRN11은 EGFR 표적 선택성이 매우 뛰어나고, 뇌 투과율이 100% 수준에 달해 비소세포폐암에서 50% 수준에 육박하는 뇌전이 환자 치료가 가능한 4세대 치료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0년 10월에는 EGFR 엑손 20 삽입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의 표적치료제인 VRN07(물질번호 ORIC-114)을 미국 나스닥 상장사 오릭파마슈티컬스(ORIC Pharmaceutical)에 기술 이전했다. ORIC-114은 약물 설계 단계에서 EGFR에 대한 표적 선택성이 매우 뛰어나고, 뇌로 70% 이상 투과하여 뇌전이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릭파마슈티컬스는 2023년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ORIC-114 임상 1a·b 시험 결과를 발표했으며, 치료 용량 단계에서 3등급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 발생이 19%에 불과하여 우월한 내약성을 확인했다.
VRN10은 HER2 타깃 표적치료제로 HER2의 발현이 증가한 유방암, 대장암, 담도암, 소화기암 등의 고형암 치료제다. 임상 개발을 위한 허가용 비임상 독성 시험을 완료하고 지난해 12월 제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지난해 4월 중순 3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보로노이는 가파른 상향각을 그리며 11월 중순에는 12만3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는 하락세를 보이며 12월 중순 6만8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횡보하다가 올해 1월 하순부터 오름세로 전환되며 최근에는 12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4일에는 전날보다 20.86%(2만3300원) 급등한 13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10일 보로노이는 오는 4월25일부터 30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AACR 2025에서 EGFR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VRN11의 임상 시험 초기 데이터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초록은 학회 일정에 따라 3월25일에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VRN11은 일반적 돌연변이 및 비정형 돌연변이 등 다양한 EGFR 비소세포 폐암에서 뛰어난 효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원숭이 시험 결과 100% 이상에 이르는 뇌혈관장벽 투과율로 뇌전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다. GLP(Good Laboratory Practice) 비임상 독성시험 결과 뛰어난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용량 증량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VRN11의 공격적인 임상 추진을 위해 2차례에 걸친 임상프로토콜 변경을 통해 임상 1상 규모를 50명에서 103명으로 확대하고, 용량 증량 비율과 목표를 대폭 확대하는 변경안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어 지난 1월에는 10㎎에서부터 160㎎까지의 용량 증량을 320㎎까지 증량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또한 320㎎에서도 용량제한독성(DLT)가 나타나지 않으면 80㎎씩 추가로 용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 두 번째 변경안이다.
이는 지금까지 임상에서 VRN11의 인체 안전성이 확인됐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로노이는 400㎎ 이상의 용량까지 증량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표적 항암제의 경우 안전성이 확보되는 한 고용량 투약에 따른 높은 혈중 유효 약물 농도의 유지가 무진행생존기간(PFS), 전체생존기간(OS)과 같은 장기 효능 개선에 필수적이다.
지난해 12월23일에는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로부터 VRN10의 임상 1상 IND를 승인받았다고 공시했다. 이는 HER2 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VRN10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다. 보로노이는 약물의 최대 내약용량 및 용량제한 독성을 확인하고 제2상 권장 용량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시험은 호주 및 한국 내 5개 기관에서 시행할 예정이며 72명 내외의 HER2 양성 고형암 환자 대상 단계적 증량 방법으로 진행된다. 임상시험기간은 36개월이며, 시험 대상자의 등록 진행 속도에 따라 변경 가능하다.
지난해 9월25일에는 임직원이 보유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26만2762주가 행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발행주식수의 1.5%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2017년 12월에 부여한 23만3754주와 2019년 1월에 부여한 29만8주가 행사됐다. 지난해 10월25일 신주가 발행됐다.
보로노이는 “이번 스톡옵션 행사 물량 중에서 김대권 연구부문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이 행사한 스톡옵션 100%(23만5885주)의 경우 1년간 자발적으로 보유를 확약했다”며 “이는 회사의 장기 성장에 대한 믿음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보로노이는 지난해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없으며 영업손실은 94억9377만원으로 전년 동기 66억3385만원 대비 43.11%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94억3716만원으로 전년 동기 66억2443만원 대비 42.46% 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없으며 영업손실은 257억4710만원으로 전년 동기 219억8925만원 대비 17.09%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237억4650만원으로 전년 동기 217억1613만원 대비 9.35% 늘었다.
지난 4일 유안타증권은 보로노이가 올해 AACR을 시작으로 세계폐암학회(WCLC)·유럽종양학회(ESMO) 등에서 VRN11, VRN07의 다수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며 긍정적인 데이터가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으며 목표주가는 16만원에서 24만원으로 50% 상향 조정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월 초 IR 자료 업데이트를 통해 5월 말 미국임상암학회(ASCO)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VRN11의 첫 임상 결과는 AACR(4월 말)로 결정됐다”며 “AACR 외에도 연내 WCLC, ESMO 등 복수 학회에서 데이터 발표 일정을 밝히면서 빠르게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상 투약 환자를 50명에서 103명으로 대폭 확대한 데 이어 연초 투약 목표 용량도 최대 160㎎에서 320㎎ 이상으로 증량했다”며 “규제 기관의 변경 승인으로 볼 때 초기 코호트에서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VRN11은 높은 선택성과 함께 우수한 뇌혈관장벽(BBB) 투과도를 강점으로 하는 약물로 동물 모델에서 진행된 실험에서 고무적인 뇌 투과율을 보였다”며 “업데이트된 IR 자료에서는 VRN11의 향후 적응증 개발 계획도 포함되어 있으며, 개발 적응증에서 중추신경계(CNS) 전이 환자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또한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고려할 때 VRN11의 향후 CNS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결과를 통해 가속 승인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ORIC-114와 관련, 하 연구원은 “오릭도 보로노이와 마찬가지로 IR 자료 업데이트를 통해 ORIC-114를 EGFR, HER2 엑손 20 삽입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을 공개했다”며 “현재 1b 임상에서 나이브(naïve;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환자 대상 단독 요법 임상을 진행 중이며 2025년 초 나이브 환자 대상 아미반타맙(Amivantamab) 병용 요법 임상 시작도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존 진행 중인 2차 이상 환자 임상 데이터 및 나이브 단독 요법 임상 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으로 CNS 전이 환자 대상 하위 분석 결과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1b 임상 결과도 2026년 중순까지 공개될 예정이다. 오릭은 2026년부터 단독 또는 병용 요법 등 ORIC-114의 허가용 임상을 진행할 계획으로 2028년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릭은 업데이트된 IR 자료를 공개하며 ORIC-114의 개발 방향을 기존 1차 또는 2차 이상 치료에서 1차 치료 적응증으로 변경했다”며 “기존 2차 이상 적응증 개발을 중단한 이유로는 목표 허가 시점이 1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며, 2차 치료제 허가 이후 1차 치료제로 허가될 경우 2차 치료제로 매출 발생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단독 또는 병용 요법에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도출할 경우 J&J의 ORIC-114 도입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하며, 보로노이가 보유 중인 ORIC-114의 중화권 권리의 가치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2024년 실적으로 매출액 0원, 영업손실 350억원(전년 대비 +12.9%)을 각각 추정했으며 2025년 실적으로 매출액 340억원, 영업손실 70억원(전년 대비 -80%)을 제시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그는 “목표주가 상향은 VRN11의 1차 치료제 가치를 반영했다”며 “1차 치료제 가치는 CNS 전이 환자 대상 가치만을 반영했으며, 현재 CNS 전이에서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가속 승인도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VRN11은 우수한 BBB 투과성을 가지고 있어 혈중 농도와 두개강 내 약물 농도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며 AACR부터 공개되는 임상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 등을 일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ORIC-114는 오릭이 1차 치료제 개발로 한정함에 따라 1차 치료제 가치만을 반영했다”며 “보로노이는 2025년 AACR을 시작으로 VRN11, VRN07의 다수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되어 있으며 긍정적인 데이터 발표가 예상된다. 임상 데이터 공개는 강력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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