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10월 이후 기대를 한 몸에 받을 바이오텍으로 떠오를 것"
하나증권 "앞으로 보로노이의 약물 설계 능력이 증명될 것"

적치료제 전문 신약개발사 보로노이가 미국 제약사로부터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되면서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보로노이 후보물질. [사진출처=보로노이]
적치료제 전문 신약개발사 보로노이가 미국 제약사로부터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되면서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보로노이 후보물질. [사진출처=보로노이]

[데일리인베스트=이지은 기자] 표적치료제 전문 신약개발사 보로노이가 미국 제약사로부터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되면서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보로노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가 최근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되면서 ‘유니콘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약물 설계 능력을 확인할 결과들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이후 횡보하는 주가가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보로노이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지난 2015년 설립됐다. 신약 후보물질을 전기임상(임상 1상, 2a) 이전에 기술이전(L/O)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세포 내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550여 개의 인산화효소 중 질병의 원인이 되는 인산화효소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그 기능을 조절하여 병을 치료하는 표적치료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암 세포 등 비정상 세포를 키우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플랫폼, 이 단백질이 세포를 키우지 못하도록 아예 분해하는 플랫폼 기술 등을 구축하고 있다. 2020년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돌입한 보로노이는 미국 제약사 오릭파마슈티컬스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3건의 기술이전을 추가로 성공시켰다.

보로노이는 또 인공지능(AI)과 실측 실험을 결합해 고도화한 플랫폼 ‘보로노믹스’를 통해 빠르게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덕분에 보로노이는 약물설계에 AI를 적극 활용해 완성도 높은 물질을 빠르게 개발한다는 강점을 갖게 됐다. 보로노이는 보로노이바이오와 비투에스바이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6월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보로노이는 당일 공모가인 3만6000원보다 18.47%(6650원) 떨어진 2만9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7월 초부턴 주가가 반등해 4만원대로 올라섰다. 7월 8일 4만8000원을 기록한 보로노이의 주가는 7월 중순부터 다시 하락세를 탔다. 7월 말부터 다시 3만9000원대로 떨어졌다가 8월 들어선 다시 상승세를 탔다. 8월 초 4만1000원대에서 거래되다 8월 중순엔 4만2000~4만3000대를 횡보했다. 그러다 8월 말 들어 소폭 하락한 4만~4만1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월31일에는 전일 대비 0.12%(50원) 하락한 4만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보로노이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VRN07’이 미국 제약사로부터 임상 1상 진입에 따른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되면서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과 가까워졌다. 지난달 17일 보로노이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오릭 파마수티컬로부터 30일 이내 500만달러(약 65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임상 1상 대상자로 등록된 다섯 번째 환자가 VRN07을 투약받으면서 마일스톤이 지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일스톤 수령액은 보로노이 3분기 매출액으로 집계될 예정이다.

VRN07은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20 INS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게시된 VRN07 임상 1상 계획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환자 42명을 한국 8개 병원에서 모집해 2023년 9월 주요 평가변수를 도출하고, 12월 임상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에 수령한 마일스톤의 규모는 지난해 보로노이 연 매출(약 148억원)의 44%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VRN07가 파이프라인의 몸값을 높여 더 좋은 조건에 추가 기술이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로노이는 지난달 29일, 자회사인 보로노이바이오와 신규 표적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내용은 아이소옥사졸리딘 유도체 화합물 및 이의 용도 외 2건의 신약후보물질 관련 기술도입 계약 체결과 전용실시권 취득이다. 계약 기간은 특허 존속기간 만료일까지이며 계약 금액은 계약서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비공개 처리됐다.

이밖에도 지난달 17일 보로노이는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정밀표적치료제로 개발 중인 ‘VRN11’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신규 비임상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보로노이는 2년간 연구개발비로 12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보로노이는 지난 2분기에 부진한 실적으로 올렸다. 매출액은 6억8742만원으로, 전년 동기 29억3918만원 대비 76.6% 줄었다. 영업손실은 54억5822만원으로 전년 동기 24억3491만원 대비 124.2%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59억8094만원으로 전년 동기 67억539만원보다 10.8% 줄었다. 이같은 실적은 보로노이가 신약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관련,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31일 보로노이에 대해 10월 학회 발표에 따라 기대를 한 몸에 받을 바이오텍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보로노이는 약물 설계에 강점이 있는 신약 개발 업체로, 질병의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된 암(GDC)을 타깃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며 경쟁 업체 대비 우수한 표적 선택성과 높은 뇌 투과율로 차별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보로노이는 다양한 약물을 합성해 개발 초기 단계에 기술이전하는 사업 전략으로 2020년 10월 이후 오릭 파마슈티컬과 이노엔, 피라미드바이오사이언스, 브리켈 바이오텍 등을 대상으로 4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의 마일스톤 규모는 총 17억9000만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보로노이가 개발 중인 대표 후보물질은 C797S를 포함한 이중 돌연변이 치료제 VRN11”라며 “이는 아직 전임상 단계이기에 많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높은 선택성으로 경쟁사 대비 우수한 효능과 낮은 부작용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에 따르면 VRN11은 블루프린트의 BLU-701과 비교 시 선택성은 약 2~3배, 뇌 투과율은 2배 이상 좋은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데이터는 오는 10월 학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또 김 연구원은 “미국 오릭 파마슈티컬에 기술이전한 VRN07(ORIC-114)도 기대된다”며 “이는 전 임상에서 경쟁 약물인 블랙 다이아몬드 테라퓨틱스의 BDPX-189와 컬리넌의 CLNꠓ081 대비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VRN07은 뇌 투과율 또한 77%로 경쟁사의 0~13%를 크게 상회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앞으로 VRN11과 VRN07 외 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가 8억5000만달러에 도입한 MPS1 타깃 유방암치료제 VRN08, 브리켈 바이오텍이 3.2억 달러에 도입한 DYRK1A 타깃 아토피 치료제 VRN02 등의 성과가 기대된다”며 “이 뿐만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RIPK1 타깃 VRN04와 뇌혈관장벽을 투과하는 유방암 치료제 HER2 타깃 VRN10 역시 눈여겨봐야 할 후보물질”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증권도 지난달 30일 앞으로 약물 설계 능력을 증명할 결과들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보로노이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로노이는 정밀 표적치료제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텍으로, 현재 49명의 약물설계 전문 인력과 세포 및동물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회사 내부 실험실을 기반으로, 매년 약 4000여종의 화학물질을 합성하고 55만개의 실험 데이터와 1만8000마리의 동물 실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보로노이는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도출하고, 기술 이전을 진행하는 전략을 통해 성공 확률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보로노이는 표적 검증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부작용 우려가 덜한 돌연변이 표적 항암제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돌연변이 표적 항암제는 우수한 선택성과 결합력과 뇌 전이 암을 줄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데 보로노이는 다수의 실험 데이터로 이루어진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원하는 표적에 높은 활성을 가진 항암제 개발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약물 설계 능력을 보여줄 결과 하반기부터 발표할 예정이다. 박 연구원은 “C797S 이중돌연변이 파이프라인 VRN11은 올해 10월 AACR(EORTC-NCIꠓAACR)에서 세포, 동물실험과 전임상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해당 결과를 통해 VRN11의 선택성, 동물 모델에서의 유효성과 안전성, 뇌 투과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가장 빨리 임상 결과를 확인할 것으로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은 Oric Pharmaceutical에 기술 이전한 Exon 20 insertion 변이 파이프라인 VRN07”이라며 “임상 중간 결과는 23년 상반기에 발표될 수 있어 올해부터 내년까지 예정된 데이터 발표를 통해, 파이프라인의 경쟁력과 더불어 회사의 약물 설계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연구원은 “보로노이의 강점은 우수한 선택성과 내혈관장벽(BBB)투과”라며 “선택성이란 표적하는 단백질에 적절한 결합력을 가지며 표적하는 단백질이 아닌 다른 단백질에 최대한 결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해 선택성은 표적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보로노이는 의약화학(medichemistry) 전문 인력과 세포/동물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회사로, 내부 실험실을 통해 합성한 물질에 대한 실험 데이터(kinase full profiling database)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낭비 요소를 줄이고 효율성 높은 구조에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BB 투과에 대해선 “BBB 투과율은 항암제의 임상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보로노이는 AI와 데이터 알고리즘을 위해 BBB 투과율이 우수한 선도물질 도출이 가능해 보로노이의 주요 파이프라인들은 매우 우수한 뇌혈관장벽 투과율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 연구원은 “보로노이가 4세대 EGFR TKI, Tagrisso 내성 시장을 잡을 것인지도 관건”이라며 “표적항암제는 특성 상 내성 돌연변이가 발생하며, 이에따라 보로노이는Tagrisso 내성 돌연변이에 미리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박 연구원은 “현재 가장 빠른 임상 결과 확인이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은 Oric Pharmaceuticals로, 1300만달러, 최대 6억2100만달러 규모에 기술이전한 Exon20 insertion 변이 파이프라인인 VRN07”라며 “임상 중간 결과는 23년 상반기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선택성과 뇌 투과율로 우수한 반응률, 안전성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며 “기존 EGFR TKI 대비 약한 효능과 높은 부작용 빈도가 미충족 수요”라며 “ 관련 이상반응은 설사, 발진으로 빈도는 90%이며, grade 3 이상의 중증 설사 역시 21% 수준이라 이의 해결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인베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