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판매자들 먼저 입점 위해 접촉해오는 등 위상 달라져"
[데일리인베스트=권보경 기자] 축산물 직거래 온라인 플랫폼 전문기업 미트박스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은 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미트박스가 하반기에 휴가시즌, 추석 등이 집중돼 있는 데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등으로 실적이 개선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말부터 가파른 하향각을 그리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4년 설립된 미트박스는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인 ‘미트박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플랫폼 내에서 축산물 및 식자재를 판매하는 전자상거래업을 영위하고 있다. 기존 유통경로보다 15~30% 저렴한 가격에 식당, 정육점과 같은 자영업자에게 공급 중이다. 미트박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축산물 기업간거래(B2B) 플랫폼으로 지속적인 공급망관리(SCM) 고도화로 신규진입자 대비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축산물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냉동·냉장으로 콜드체인화된 운송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개별 기업들이 해당 인프라를 투자하기에는 자본 부담이 커 높은 유통 구조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불투명한 시세 정보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미트박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판매자들에게 9영업일 이내에 정산을 해주는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구매자 쪽에서는 30~40% 이상의 유통마진이 들어가는 것을 직거래를 통해 9% 수준으로 줄였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 품목별 도매시세 및 예측치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당당한돈, 당당한우, 당당한컷 등의 PB(Private Brand) 상품을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PB 상품은 미트박스가 직접 품질을 관리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함으로써, 공급 안정성을 높여 고객들을 락인(Lock-in)시키는 역할을 한다.
온라인 판매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는 대량거래를 희망하고 여신거래를 진행하는 대형 유통사, 외식업체, 단체 급식업체 등을 대상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2025년 2분기 기준 주요 제품별 매출 비중은 중개매출 28.77%, PB 외 상품 56.10%, PB 상품 12.14%, 기타매출 2.89%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1월23일 상장한 미트박스는 공모가 1만9000원 대비 25.26% 내린 1만4200원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우하향하며 3월말 9000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바로 상승 반전하며 4월 중순 1만5000원대로 올라섰다가 다시 내림세를 보이며 5월 초순 1만1000원대로 내려왔다. 이후에는 오름세로 돌아서며 7월 하순 1만7000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바로 하락 전환하며 최근 1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5일에는 전일 대비 2.39%(250원) 오른 1만690원에 장을 마쳤다.
미트박스는 지난 2분기에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15억2828만원으로 전년 동기 259억2525만원 대비 21.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억8885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4억3906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3억7649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2억5487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 1분기에도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83억2928만원으로 전년 동기 264억9528만원 대비 6.92% 늘었다. 영업이익은 2억1936만원으로 전년 동기 9억6401만원 대비 77.2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억8703만원으로 전년 동기 9억2495만원 대비 68.97%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102억6291만원으로 전년 669억1369만원 대비 64.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억1914만원으로 전년 26억155만원 대비 19.90% 늘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11억2286만원으로 전년 34억8609만원 대비 67.79% 감소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미트박스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5일 유안타증권은 미트박스가 초기에는 국내외 인지도 높은 유통업자의 유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현재는 판매자들이 플랫폼에 입점하기 위해 접촉하는 등 위상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축산물 판매자 수가 2019년 70개사에서 2024년 244개로 연평균 28.4% 성장 중”이라며 “앞서 언급했듯이 세계 1위 축산물 유통기업인 카길(Cargill)사와 직거래를 하고 있으며 국내 축산물 탑티어 업체들인 견우, 하이랜드, 선우프레시, 오케이미트 등이 미트박스의 플랫폼에 입점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트박스는) 사업 초기 국내외 인지도 높은 판매자 유치 및 입점을 위해 판매사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현재는 판매자들이 미트박스의 플랫폼을 입점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제품 소싱 및 고객들로부터 컴플레인 방지를 위해서 신규 입점을 요청하는 판매사들의 재무상태, 상품의 퀄리티, 위생상태 확인 이후 선별적으로 추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트박스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며 “수수료율이 매년 상향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판매사로부터 받은 수수료율은 2021년 7.1%→2022년 7.5%→2023년 8.4%→2024년 8.5%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9.5%로 전년 대비 1%포인트(p)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구매자수 증가와 관련, 권 연구원은 “유통구조 변화에 따른 가격경쟁력으로 구매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식당과 정육점이 미트박스의 주력 구매자이다. 2019년 전체 구매자의 수는 3만3318명(개)에서 2024년 6만9421명(개)으로 연평균 15.8%로 증가하고 있다. 주요 고객인 식당과 정육점의 판매량(Q)은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13.7% 성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식육포장처리업 업체인 스테이커스 주식 500만주를 100%(43억원)에 취득했다”며 “축산물 세절을 통해 소분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매자수 증가와 더불어 단위당 평균판매가격(ASP)를 상향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트대부와 관련, 그는 “지난 2월 수입판매 및 축산물 담보대부업 추진을 위해 자회사 미트매치대부를 설립했다”며 “미트박스 미트론 1호는 스톤브리지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를 통해 마련된 투자금으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호는 150억원 규모로 현재 대부분 운영되고 있다”며 “담보인정비율(LTV)은 연중 수요가 꾸준한 삼겹살과 같은 품목은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현재 금리는 연 18.96%로 책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담보대출 요청이 증가함에 따라 연내 추가적인 펀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국내 축산물 담보 대출에 대한 수요는 수조원으로 추정된다. 1호 펀드의 레퍼런스를 구축 및 안착 이후 담보 대출 규모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그 요인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계절성 △일회성 비용 축소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과 관련, 그는 “농촌진흥청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3.5%가 소비쿠폰을 먹거리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고며 “이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대비 20%P 상향된 수치”라며 “먹거리 품목 중에서 육류(66.4%) 소비를 늘린다는 답변이 과일·과채류(70.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대형마트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미트박스의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고객인 정육점향 거래대금 및 실적이 개선되었을 것”이라며 “9월22일에 2차 소비쿠폰 지급이 예정되어 있다”고 부연했다.
계절성과 관련, 권 연구원은 “미트박스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실적이 개선되는 계절성을 보이고 있다”며 “축산물 소비의 성수기로는 설, 휴가시즌, 추석, 연말 등이 있다. 설을 제외한 주요 소비시즌이 하반기에 집중되어 있다. 올해는 특히 추석인 10월에 있어 4분기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일회성 비용 축소와 관련, 그는 “기업공개(IPO)와 관련된 비용이 상반기에 반영되었다. 하반기에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트매치대부 설립을 위한 비용도 소요되었다. 하반기에는 1차 펀드에 대한 자회사 매출이 본격적으로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펀드 조성과 운영 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반기뿐 아니라 미트박스의 장기 성장성에 기여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하반기 성수기 기간을 대비하여 재고 비축에 따른 재고 자산 충당금 설정에 따른 비용도 증가했다. 하반기 축산물 유통가격 인상 시 미트박스가 선제적으로 비축한 재고의 가치가 상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세와 관련, 권 연구원은 “돼지고기는 한·미FTA에 따라 2021년부터 이미 0%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며 “올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 관세율은 2.6%이며, 2026년에는 0%로 낮아진다.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투자를 권유하거나 주식을 매수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하에 하는 것이며 데일리인베스트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