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쓰는 장비…고객사 CAPEX 회복으로 밸류에이션↑전망

2017년 3월 설립된 HPSP는 고압어닐링공정(HPA) 반도체 장비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및 메모리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전공정 중 수소 어닐링에 필요한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는 2022년 7월15일 상장됐다. [사진출처=HPSP]
2017년 3월 설립된 HPSP는 고압어닐링공정(HPA) 반도체 장비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및 메모리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전공정 중 수소 어닐링에 필요한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는 2022년 7월15일 상장됐다. [사진출처=HPSP]

[데일리인베스트=이상일 객원기자] 반도체 전공정에 필수적인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공급하는 HPSP가 미세화 공정 확산 흐름을 타고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과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외 변수인 미국 관세 이슈가 존재하지만 독보적인 기술력과 글로벌 고객 기반, 고수익 구조가 주가 방어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1일 리포트에서 HPSP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매출 498억원(전년 대비 +82.4%), 영업이익 269억원(+122.8%)으로 추정했다. 일부 장비의 조기 인식이 반영된 영향으로 영업이익률(OPM)은 53.9%로 1분기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장비 인식 시점에 따른 매출 변동이 있지만, 하반기에도 유사한 흐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HPSP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양산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를 핵심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어닐링 장비는 트랜지스터의 계면 결함을 줄이고 누설전류를 낮추는 공정 장비로, 게이트 절연막이 얇아지는 미세공정에서는 필수적이다. 기존 공정이 6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금속배선 손상 가능성을 수반한 반면, HPSP 장비는 450도 미만의 저온에서 100% 고순도 수소 어닐링이 가능하다. 이 기술력은 글로벌 고객사 내 채택률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전체 실적도 안정적인 성장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연결 기준 매출을 1895억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OPM 52.8%)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매출 2381억원, 영업이익 1272억원(OPM 53.4%)으로 더 성장할 전망이다.

이익 지표도 견고하다. NH투자증권은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982원, 내년 1232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해 27.8%, 내년 30.4%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은 2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32.1배를 적용해 목표주가 3만6000원을 제시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LS증권은 지난 7월31일 내놓은 리포트에서 “고객사들의 자본적지출(CAPEX) 부진에도 불구하고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독점 기술력에 대한 지위를 입증하고 있다”며 “고객사들의 CAPEX 회복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에 대한 회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LS증권은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고, 2026년 예상 EPS 1166원에 과거 평균 PER 30배를 적용해 목표주가로 3만5000원을 제시했다.

신영증권은 HPSP의 적용 시장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 7월22일 내놓은 리포트에서 파운드리에 주로 적용되던 장비가 디램과 낸드로 적용처가 확산하고, 10㎚ 공정부터 적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메모리 채택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연됐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테일러 팹의 가동 계획이 구체화하면서 HPSP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영증권은 2026년에는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들의 투자가 재개되고, 메모리 반도체의 침투율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현재 12개월 선행 PER 22.3배 수준에서는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3만7000원을 유지했다.

다만 유의해야 할 리스크도 존재한다. NH투자증권은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정책이 확정될 때까지 고객사들의 미국 투자 시기조절 가능성이 있다”며 “관세협의 등을 고려해 2025년 매출액은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의 선단 공정 투자확대 계획은 유지되는 만큼 내년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신영증권도 “2025년은 글로벌 2~3위 파운드리 업체들의 투자 축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실적 성장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나는 경쟁이다. 현재까지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분야에서는 HPSP가 독보적인 선두주자지만, 향후 유사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진입하는 업체가 생길 경우 멀티플에 일부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NH투자증권은 진단했다. 다만, 경쟁사 특허 분쟁 승소로 벨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은 완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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