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CEO 선임으로 영역 확장…하이브리드본딩 어닐링 장비 상용화 주목
[데일리인베스트=이상일 객원기자]반도체 미세화 공정에 필수적인 고압 수소 어닐링(HPA) 장비 공급사 HPSP가 ‘잠시 쉬어가는’ 3분기를 지나 중장기 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단기 실적은 둔화했지만, 신임 최고경영자(CEO) 선임으로 후공정 영역 확대가 기대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본딩(Hybrid Bonding)용 신규 어닐링 장비 개발이 차세대 성장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는 “단기 조정에도 불구, 독점적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HPSP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 제조사로, 450도 미만에서 100% 수소 농도를 구현한 독점 기술을 갖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HPA 장비를 양산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를 핵심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어닐링은 웨이퍼를 가열·냉각해 트랜지스터 계면 결함을 제거하는 열처리 공정으로, 미세화에 따라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기존 고온(600도 이상) 어닐링이 금속 게이트 변질을 초래하는 한계를 극복한 점이 강점이다. 이 차별적 기술력 덕분에 글로벌 고객사 내 채택률을 확대하며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9월30일 리포트에서 올해 3분기 매출액을 393억원(전년 대비 -21.0%, 전 분기 대비 -23.5%), 영업이익을 211억원(전년 대비 -19.4%, 전분기 대비 -26.3%)으로 전망했다. 2분기 일부 장비 매출이 조기 인식된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둔화했으나, 4분기에는 정상 수준으로 회복해 연간 실적은 기존 예상치와 차이가 없을 것으로 봤다.
특히 지난 9월26일 발표된 신임 CEO 선임을 주목했다. 그는 암코(Amkor)와 JCET에서 CEO·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고 최근까지 인텔 패키지 테스트 개발을 총괄한 후공정 전문가다. NH투자증권은 “HPA 장비가 전 공정 중심이지만,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으로 후공정에서도 어닐링 기술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후공정 전문성을 갖춘 CEO 영입은 사업 영역 확장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신영증권은 지난 9월20일 리포트에서 올해 3분기 매출 360억원(전년 대비 -28%, 전분기 대비 -30%), 영업이익 165억원(전년 대비 -37%, 전분기 대비 -42%)으로 시장 기대치를 각각 -18%, -28%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이브리드본딩용 신규 어닐링 장비 개발에 주목했다. 이 장비가 개발되면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의 핵심 결함인 보이드(Void) 현상(계면에 미세한 빈공간이 생겨 수율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문제)을 HPSP의 고압 수소 어닐링 기술로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저온 공정으로 열 스트레스가 큰 고대역폭메모리(HBM)·고대역폭낸드플래시(HBF) 구조에 적합해 신규 장비 상용화 시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공통적으로 △전방 파운드리·메모리 업체들의 선단 공정 투자 확대 △후공정 장비 확장성 △하이브리드 본딩용 신규 장비 상용화 가능성 등을 HPSP의 장기 성장 축으로 꼽는다. 다만 글로벌 메모리·비메모리 선단 공정 수요 둔화, 장비 승인 지연, 경쟁사 진입 가능성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됐다.
밸류에이션은 업사이드를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2026년 주당순이익(EPS) 1221원에 과거 2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32.7배를 적용해 기존 3만6000원에서 4만원으로 11.1% 상향했다. 신영증권도 12개월 선행 EPS 1041원에 PER 40배를 적용해 기존 3만7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13.5% 올렸다.
9월29일 현재 주가(3만4100원) 기준으로, NH투자증권 기준 상승 여력은 약 17.3%, 신영증권 기준으로는 26.7%다. 시가총액은 2조8473억원 외국인 지분율은 21.7% 수준이다. 최근 60일 평균 거래대금은 약 19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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