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A 독점 기술력 입증…성장 진입으로 주가 매력도 높아질 것
[데일리인베스트=이상일 객원기자] HPSP가 지난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하며 기술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단기적으로는 비메모리 투자가 주춤하면서 성장세가 제한되지만, 2026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선단 공정 투자 확대가 본격화하면 다시 구조적 성장 구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이 2~3㎚ 공정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HPSP의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는 선단 공정에 빠질 수 없는 필수 장비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HPSP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HPA 장비를 양산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를 핵심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어닐링 장비는 트랜지스터의 계면 결함을 줄이고 누설 전류를 낮추는 공정 장비로, 게이트 절연막이 얇아지는 미세 공정에서 필수적이다. 기존 공정은 600도 이상 고온에서 진행돼 금속 배선 손상 가능성이 있었으나, HPSP 장비는 450도 미만 저온에서 100% HPA가 가능하다. 이 차별적 기술력 덕분에 글로벌 고객사 내 채택률을 확대하며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2025년 실적은 매출 1868억원(전년 대비 3% 증가), 영업이익 964억원(2.7% 증가, 영업이익률 51.6%)에 그치겠지만 2026년 매출 2214억원(18.5% 증가), 영업이익 1153억원(19.5% 증가, 영업이익률 52.1%)으로 성장 구간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 23배로 밸류에이션 하단 구간에 있다”며 “실적 성장률 둔화와 경쟁사 진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비메모리 투자 본격화, 경쟁사 양산 공급 시점 지연을 비롯해 글로벌 레퍼런스와 높은 수익률이 보여주는 기술 경쟁력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8월18일 보고서에서 “2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2025년은 매출 1834억원, 영업이익 977억원(영업이익률 53.3%)으로 소폭 성장에 그치겠지만 2026년에는 매출 2318억원, 영업이익 1233억원으로 각각 26.4%, 26.2%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단기 실적 모멘텀은 제한적이나 파운드리 투자의 수혜주라는 점, 하이브리드 본딩을 포함한 기술 변화에 필요한 장비라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그동안 불안 요소로 지적받았던 경쟁사 특허 분쟁 승소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은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은 지난 8월18일 보고서에서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중국 신규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로 올해 중국향 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이 2026년 하반기 2~3㎚ 라인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테슬라 AI6칩, 애플 CMOS이미지센서(CIS) 등 신규 수주와 맞물려 HPSP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8월19일 보고서에서 “지난해 메모리와 로직 매출 비중이 5:5였으나 올해는 4:6으로 로직 매출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며 “TSMC 설비투자가 이어지고, 올해 말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발주 기대감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압수소 어닐링 장비가 DRAM은 1d ㎚, 낸드(NAND)는 V10(430단)부터 본격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유의해야 할 리스크도 있다.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으로 고객사들의 투자 시기가 조정될 수 있고, 향후 유사 기술을 보유한 경쟁사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멀티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의 선단 공정 투자 확대 계획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업계는 HPSP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2025년까지 성장세가 주춤하겠지만, 2026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선단 공정 투자 확대와 메모리 채택률 증가가 맞물리면서 HPSP의 성장 궤적은 다시 가팔라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글로벌 고객사 레퍼런스와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HPSP가 선단 공정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5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과 독점 기술력은 단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HPSP의 든든한 방어막으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성장 구간 진입에 따라 주가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NK투자증권도 “하반기 전방 수요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로직향 장비 수주 흐름이 개선되고 있어 내년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주가 조정 국면을 저가 매수 기회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도 “2025년은 글로벌 2~3위 파운드리 업체들의 투자 축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실적 성장이 제한될 전망”이라며 “2026년에는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들의 투자가 재개되고, 메모리 반도체의 침투율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현재 12개월 선행 PER 22.3배 수준에서는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했다.
현재 증권가의 목표가는 NH투자증권 3만6000원, 신영증권 3만7000원, BNK투자증권 3만5000원으로, 현 주가(2만5750원, 9월 2일 기준) 대비 36~44%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시가총액은 약 2조1500억원, 외국인 지분율은 22% 수준이다. 최근 60일 평균 거래대금은 약 13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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