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1996~2024년 1000대 기업 매출 변동 현황 분석
2008년부터 총 매출 규모 1조원대…633곳 매출 전년 대비 증가
1조 클럽 248곳으로 2년 연속 감소세…매출 1조원 이상 증가한 기업은 19곳

1996~2024년 국내 1000대 기업 매출 변동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1996~2024년 국내 1000대 기업 매출 변동 현황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지난해 국내 상장사 1000개 기업의 매출 규모가 1997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23년 연속으로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한국CXO연구소는 ‘1996~2024년 29년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00대 상장사의 전체 매출액 규모는 1997조원 수준으로, 2023년 1863조원 대비 134조원(7.2%↑) 정도 상승했다. 특히 조사 대상 1000곳 중 633곳은 매출 외형이 커졌다. 

1996년 상장사 전체 매출 규모는 390조원으로 400조원을 밑돌았지만 2008년에 1197조원을 기록하며 1000조원 시대를 처음 열었다. 이후 2018년 1537조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 1508조원, 2020년 1489조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2021년 1734조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진입했다. 지난 2008년부터 17년째 매출 100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형국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1분기 초반 경영 성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 업종을 비롯해 자동차와 조선 분야 산업군 등의 매출 실적이 다소 오름세를 보인 상황이어서 2025년 1000대 기업 매출 외형은 20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 이후 트럼프 관세 등으로 인한 변수가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1위 기업은 별도 기준 209조522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다. 2022년 211조867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 외형이다. 연결 기준 매출은 300조8709억원이며 2022년 기록한 302조2313억원을 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1996년 별도 매출 15조8745억원으로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에 이어 매출 3위였다. 이후 2002년 삼성물산을 제치고 국내 매출 1위 자리에 처음 오른 뒤 지난해까지 23년 연속으로 국내 재계 왕좌 자리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고 최고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지난해 1000대 기업 전체 매출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5%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매출 1조원이 넘는 1조 클럽은 248곳이다. 2022년 258곳, 2023년 250곳 대비 1조 클럽의 전체 기업 수는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에코프로비엠은 2023년 3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100위권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6900억원대를 기록하며 300위권대로 순위가 밀려났다. 반대로 넷마블은 2023년 별도 기준 매출이 79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24억원으로 1조 클럽에 재입성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조 클럽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곳에는 △경동나비엔(1조2468억원) △DN오토모티브(1조1006억원) △NHN KCP(1조905억원) △한국콜마(1조596억원)가 포함됐다. 

1조 클럽 중 지난해 매출이 1조원 넘게 증가한 곳은 19곳이다. 특히 삼성전자(38조6781억원↑)와 SK하이닉스(28조962억원↑) 두 곳은 10조원 이상 크게 늘었다. 이외 △한국전력공사(5조8209억원↑) △LG디스플레이(5조3676억원↑) △기아(4조7367억원↑) △한화오션(3조3387억원↑) △기업은행(3조3029억원↑) △HMM(3조2830억원↑) 등이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14곳은 매출 외형이 1조원 이상 감소했다. 대표적으로 한국가스공사는 2023년 42조8325억원에서 2024년에는 36조5514억원으로 6조원 넘게 매출이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4조3618억원↓) △삼성SDI(3조85억원↓)도 3조원 이상 매출 외형이 쪼그라든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 10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숫자는 37곳으로 전년 대비 1곳 많아졌다. 이 중 3개 기업은 지난해 10조 클럽에 새로 들었고 2곳은 탈락했다. △HMM(2023년 8조2304억원→2024년 11조5134억원) △한화오션(7조4259억원→10조7647억원) △키움증권(8조5886억원→10조2101억원) 3개 기업이 새로 10조 클럽에 입성했다. 이와 달리 △LG에너지솔루션(12조2884억원→7조9266억원) △대우건설(10조5239억원→9조3973억원)은 10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최근 1년 새 국내 상장사 매출 톱10의 순위도 부침이 컸다. 1~4위는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91조6469억원), 현대차(79조607억원), 기아(63조2567억원) 순으로 나타났고, 6위 현대모비스(36조6040억원)도 2023년과 동일한 순위를 기록했지만 이외에는 자리가 바뀌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매출은 5위로 2023년 10위에서 5계단이나 전진했다. 한국가스공사는 5위에서 7위로 두 계단 후퇴했다. △S-Oil(7위→8위) △LG전자(8위→9위) △포스코인터내셔널(9위→10위) 역시 매출 순위가 각각 한 계단씩 밀렸다. 

오일선 소장은 “해외 법인 등이 포함된 연결 기준 재무제표와 달리 국내 법인에 대한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별도 기준 재무제표는 국내 정부에 내는 법인세 등 세금은 물론 고용 및 국내총생산(GDP) 등을 산출하는 데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다”며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지금보다 한 계단 도약하려면 별도 기준으로 매출 100조원 넘는 기업이 지금보다 5~10곳 이상 나와야 하지만, 현재는 삼성전자가 유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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