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은 하방 추세…조선주(株)는 상향일로
[데일리인베스트=조완제 기자] 최근 아파트값 하락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24일)만 하더라도 조선일보는 ‘도곡렉슬 –7억, 고덕 아르테온 –5억…서울에 급급매만 팔린다’로 제목을 뽑았습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8일 내놓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12주째 하락하고 있습니다. 거래절벽과 함께 침체기로 들어섰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등산할 때 산 밑자락에서는 도전의욕이 넘쳐납니다. 그리고 산 정상에서 호연지기와 함께 크나큰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산을 내려가는 것도 즐겁습니다. 곧이어 있을 이벤트가 오히려 기다려집니다. 하산해서 먹는 막걸리가 꿀맛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를 경제생활에 대입시키면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경제적 피크에서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더 이상 올라갈 것이 없기에 내려갈 일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은퇴시점 노후를 걱정하는 것은 소득이 더 이상 늘지 않는데, 쓸 일만 남아 재산이 계속 감소하기 때문일 겁니다. 즉, 고점을 쳤다는 얘기는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을 함의합니다.
우리의 재산이 최고점에 왔다면 앞으로는 결국 이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거겠죠. 아파트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것은 하락만 남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정점을 찍은 아파트값이 하락한다는 뉴스는 언론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노무현 정부 때 2배 이상 올랐던 집값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노무현 정부 때 12억~14억원을 웃돌았지만, 박근혜 정부 때는 7억~8억원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경제생활에서 가장 희망적인 것은 바닥을 쳤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거죠. 소득이나 재산이 밑으로 더 내려가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이보다는 낫다는 겁니다.
아파트값이 내려가는 것처럼 국내 증시도 하향세입니다. 그런데 유독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은 고공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 섹터는 그야말로 ‘희망의 찬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잇단 대규모 수주와 함께 신조선가의 상승은 내년 실적 개선을 보증하는 수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선주도 지난해까지는 지하실까지 파고 내려갔더랬습니다. 더 이상 떨어질 곳 없는 지점까지 하락했던 것이죠. 등산으로 치면 현재 현대중공업 등 조선주는 산 밑자락에서 정상을 향해 막 발을 내디딘 셈입니다. 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아파트값과 정반대 상황인겁니다.
과연 우리 경제에서 ‘정상에서의 공포’와 ‘바닥에서의 희망’이 언제까지 공존할까요? 엇갈린 희비쌍곡선은 계속 지속될까요? 윤석열 정부에 이어 차기 정부까지 이어질지 사뭇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