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베스트=조완제 기자] 오는 16일 현대중공업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에 상장합니다. 이미 상장되지 않았냐며 의아해 하는 투자자들도 있습니다. 옛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으로 분할됐고, 한국조선해양은 다시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을 100% 비상장 자회사로 뒀습니다. 즉,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순으로 지배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조선해양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을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피시장에 상장하게 되는 겁니다. 공모가가 6만원으로 확정된 현대중공업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목표주가로 50%가 높은 9만원을 제시할 정도로 상장 후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 이유로 신한금융투자는 “친환경 연료 추진선 건조, 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적인 수주 잔고 확대로 하반기 선가 인상, 마진 확대를 통한 밸류에이션 상승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업이 활황인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글로벌 조선·해운 리서치 기관인 영국 MSI(Maritime Strategies International)는 세계 조선시장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서 13년 만에 반등, 2025년까지 신조 수요가 연 평균 약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해마다 16% 성장하면 5년간 수요는 2배로 됩니다. 따라서 조선사의 매출도 100% 늘게 되겠죠.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식투자를 해 여러 종목에서 10배 넘는 수익을 내면서 재야의 주식고수로 통하는 김봉수 전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도 현재 조선시장이 2003~2008년의 ‘빅사이클’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03~2008년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한국조선해양(옛 현대중공업)은 2003년초에 1만7000원대(배당락 등 감안한 주가. 이하 동일)였던 주가가 2007년말에는 50만원까지 치솟습니다. 5년 만에 30배가 된 것입니다. 물론 상승하던 와중에도 몇 달간 하락하면서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주가는 일관되게 우상향이었습니다.
이런 주가를 뒷받침하듯 옛 현대중공업의 매출은 2003년 9조5000원에서 2007년 20조8000억원으로 100% 가량 늘어납니다. 영업이익은 훨씬 더 드라마틱하게 증가합니다. 2003년 4787억원에서 2007년 2조5635억원으로 400% 가량 늘었습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매출은 9조5000억원에서 20조8000억원으로 2배로 늘어납니다. 영업이익은 드라마틱하게 올라갑니다. 2003년 4787억원이 2007년에는 2조5635억원으로 5배로 증가합니다.
얼마나 크게 성장한 것인지 삼성전자와 비교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매출은 2003년 64조8000억원에서 2007년 98조5000억원으로 30% 가량 증가합니다. 그 당시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정보통신이 주력이었죠. 독자들은 ‘애니콜’ 휴대폰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때 애니콜 돌풍이 거셌지만, 영업이익은 큰 변동없이 9조원 안팎에서 움직였습니다. 즉, 성장세가 옛 현대중공업에는 훨씬 못 미쳤습니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2003년 5000원대(액면 분할전 25만원)에서 2007년 1만1000원대(액면 분할전 55만원)로 100% 가량 상승하는데 그칩니다. 2007년말에는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전자나 주가가 50만원으로 비슷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조선해양이 11만원대, 삼성전자는 7만6000원대(액면 분할전 380만원) 입니다. 물론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인적 분할했기에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엄청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조선해양이나 현대중공업은 어찌될까요? 조선산업이 20년 만에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면서 과거 2003~2007년의 주가 폭등세를 재연할까요? 조선산업에 선행한다고 보는 해운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활황입니다. HMM은 지난해 하반기이후 주가가 10배 넘게 뛰었습니다. 조선주가 과연 그 뒤를 따를까요? 내년 조선주의 주가가 사뭇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