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베스트=조완제 기자] 주식투자의 현인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가상화폐와 관련해 “세상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고 해도 안 산다”고 했습니다. 투자할 마음이 전혀 없다며 가상화폐에 대해 극도의 부정적 시각을 피력한 것이죠.
이 기사에 댓글을 보면 반응이 “동감한다”와 “절대 동감하지 않는다”로 확연하게 갈립니다. 가상화폐를 보유한 사람은 워런 버핏의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또 갖고 있지 않은 이는 당연히 워런 버핏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 투자를 안했으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요.
최근 가상화폐의 하락이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나스닥의 기술주가 폭락을 하자 덩달아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6만7000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비트코인은 최근 더 가파르게 떨어지며 12일에는 3만달러 밑인 2만9000달러대로 주저 앉았습니다. 고점 대비해 반토막도 더 났습니다.
이처럼 가상화폐가 나스닥 주가와 커플링이 되면서 2000년 나스닥 정보기술(IT) 버블 붕괴가 가상화폐에도 재연(再演)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나스닥지수는 IT기업 주가 급등에 힘입어 1995년부터 2000년까지 1000포인트에서 5000포인트로 400% 가량 치솟았습니다. 전자상거래의 대명사격인 아마존은 1998년에 주가가 5달러에 불과했는데 1년만인 1999년에 100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폭등했습니다. 무려 20배가 된 겁니다.
그러나 2000년 정점을 찍은 나스닥은 이후 폭락을 거듭하면서 2002년 1100포인트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아마존 주가도 다시 5달러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그 무렵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버블’이 회자됐습니다. 그 당시 튤립 가격이 오르자 투기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수십배 급등했습니다. 제일 비싼 튤립 하나가 돼지 8마리와 가격이 같을 정도로 솟구쳤습니다. 물론 광풍이 휩쓸고 간 뒤에는 원래 가격으로 돌아왔고요.
지난해 중반부터 가상화폐를 튤립에 빗대는 주장이 나왔지만 힘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기술의 발전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문외한(門外漢)으로 손가락질을 받았지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취급을 받게 될까요?
11일(현지시간) 테라 스테이블코인 UST와 자매 가상화폐인 루나의 가격이 하루 동안 70~95% 폭락했습니다. 거의 휴지조각이 된 셈입니다. 미국 월가에서는 비트코인 2만달러 추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2만달러선까지 추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 연준의 긴축 행보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가상화폐는 튤립의 전철을 밟을까요, 밟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