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만원대→최근 13만원대...신한금투, 목표가 16만원으로 상향
[데일리인베스트=권보경 기자] 에스티팜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 위탁생산(CMO) 설비 증설 소식에 급등하면서 시선을 끌고 있다.
올해 3월 중순만 해도 8만원대에 머물렀던 에스티팜은 4월 들어 폭등했다. 4월 중순에는 10만원대를 넘어섰으며 지난 4월26일 장중 한때 14만5200원(52주최고가)까지 올랐다. 그러다가 조정을 받아 6월 들어 10만원대로 하락했고 9월 중순까지 10만~11만원대를 횡보했다. 9월 말 들어서는 하락세를 타 8만~9만원대에 머무르다 11월 중순 들어 급반등하며 최근 13만원대까지 치솟았다. 2일 오후 2시14분 현재는 전일 대비 8.37%(1만600원) 오른 13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스티팜은 지난달 24일 올리고 핵산 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해 제2 올리고동(제2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 공장) 신축 및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24년 3분기까지 1차 800억원, 2025년 말까지 2차 70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자금은 이전에 조달한 전환사채(CB) 및 필요 시 보유 현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경기도 안산 반월공장 부지에 5~6층 높이의 제2 올리고동을 신축하고 4~6개의 대형 생산 라인을 추가한다.
제2 올리고동은 복수의 독립된 일괄 생산라인에서 병렬 교차생산으로 생산 기간을 단축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해 설계된다. 또 유기용매를 회수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장치를 장착하는 등 친환경 시설로 건설될 계획이다.
앞서 에스티팜은 2018년 반월공장 부지에 4층 높이의 제1 올리고동을 신축했다. 2층에 연간 250~750㎏의 올리고 핵산 치료제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증설했다. 작년 8월, 10월에는 두차례에 걸쳐 제1 올리고동 3·4층에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 내년 하반기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 능력이 시화공장을 포함해 연간 300~900㎏에서 1100~3200㎏으로 확대된다.
특히 2025년 말 제2 올리고동이 완공되면 올리고 핵산 치료제 생산능력은 연간 2300~7000㎏으로, 현재보다 7.7배 늘어난다.
에스티팜이 공격적으로 올리고 생산설비를 늘리는 이유는 올리고 핵산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고 핵산 치료제는 DNA가 전사되고 번역되는 과정에서 RNA에 오정보를 주입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치료제다. 단백질에 직접 작용하지 않아 내성이 없고 바이러스·암세포 돌연변이에도 치료 효과가 유지되는 것이 장점이다. 무엇보다 간단한 약물 디자인으로 신속개발이 가능하고 임상 성공률도 여타 치료제보다 높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수주금액 2550억원을 달성했다”며 “이번 증설을 기회로 2030년까지 올리고 CDMO 매출 1조원 목표를 달성하고 글로벌 톱5의 mRNA 및 RNA 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사에서도 우호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일 에스티팜에 대해 “자명한 RNA 치료제 시장 성장성은 곧 에스티팜의 성장 동력”이라며 본질적인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고 목표주가는 12만원에서 16만원으로 33% 상향했다.
장세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희귀 유전병 적응증에 머물렀던 RNA 치료제는 이미 만성질환 영역으로 확장 중”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향후 가속화될 시장 성장세의 근거는 최근 글로벌 RNAi 기업 인수 소식에서도 확인 가능하다”며 “노보노디스크사는 다이서나를 80% 프리미엄을 더해 33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RNAi의 선두주자인 앨나일람도 노바티스에 인수될 가능성이 보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티팜의 선제적 자본적지출(Capex 투자)를 통한 계단식 성장 준비도 높게 평가했다. 장 연구원은 “CDMO 기업은 수요와 역량만 충분하다면 설비증설을 바탕으로 계단식 성장이 가능해 매력적”이라며 “B형간염 치료제를 초함한 올해 신규 수주 4건 및 기존 프로젝트의 상업화에 따른 올리고 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규시설 투자는 2번으로 나눠 진행하며 1차는 신축을 포함해 내년 2분기에서 2024년 3분기까지, 2차는 2024년 1분기부터 2025년 4분기까지 예상된다”며 “생산능력은 글로벌 1위 캐파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주가 16만원은 제2 올리고동 투자 계획 중 보수적으로 1단계 증설분만 반영해 선정한 수치라고 부연했다.
에스티팜 주가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관련 이벤트와 연계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장 연구원은 “에스티팜의 본질적 가치는 올리고에 있으며, mRNA 백신의 경우 상업화 후 단기적 이벤트보다 기술력 입증을 통한 mRNA 플랫폼 구축으로 중장기적 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mRNA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향후 mRNA CDMO 사업으로의 긍정적인 확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도 지난달 30일 에스티팜의 올리고 CMO 설비 증설이 추가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고 목표주가는 11만원에서 14만원으로 27.3% 상향했다.
최근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올리고 CMO 진출을 선언했다. 에스티팜은 특히 선제적 투자 및 기술력으로 글로벌 CMO 회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리고는 합성 기술에 따라 수율 차이가 극명하다”며 “에스티팜은 높은 수율을 가졌으며 글로벌 기업을 기존 주요 고객사로 확보해 경쟁력 있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에스티팜이 위탁생산 중인 올리고 치료제 중 하나는 노바티스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렉비오’일 것으로 추정했다. 렉비오가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에스티팜의 CMO 추가 수주가 점점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렉비오의 표적 환자수는 160만명이며, 최대 연 1톤 규모의 올리고 생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렉비오 이후에도 여러 올리고 치료제가 발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부터 2028년까지 1톤 이상의 대량 생산이 필요한 B형간염(HBV) 피료제 4개가 발매될 것으로 봤다. 연간 2톤 이상의 생산이 필요한 심혈관 치료제 5개도 발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설된 에스티팜의 올리고 생산 설비가 완전가동(풀가동)되는 시점은 2030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스티팜 증설 계획과 고객사별로 필요한 생산 물량을 예측한 결과다.
2008년 설립된 에스티팜은 근간이 되는 원료의약품 CDMO 사업 분야를 확장해 새로운 치료제 분야인 올리고 핵산 치료제 CDMO로 진출했다. 2018년에는 올리고 핵산 치료제 전용 신공장을 반월공장에 준공해 글로벌 3위 수준의 올리고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재 아시아 1위, 글로벌 3위 내의 올리고 제조 CDMO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에스티팜은 글로벌 1위 올리고 제조 CDMO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스티팜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676억1329만원으로 전년 동기 539억4357만원 대비 25.34% 올랐다.
영업이익은 16억3229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141억1369만원 손실보다 88.43%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6억350만원으로 전년 동기 18억9885만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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