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베스트=윤지원 기자]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 부품 공급 기업 KH바텍의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향후 52주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10월26일 1만66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KH바텍의 주가는 지난 12월에 다시 2만원대에 진입하며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 4월27일 2만3500원까지 오른 후 잠시 하락세로 돌아선 주가는 다시 반등해 지난 3일에는 2만165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는 KH바텍의 실적이 올해 하반기에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최고 3만원을 제시했다.
■ KH바텍의 사업은…
1992년에 설립돼 2002년에 코스닥 상장된 KH바텍은 다이캐스팅(Die-Casting) 전문기업이다. 다이캐스팅이란 스마트폰의 부품 생산에 사용되는 금속 가공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의 외장 케이스, 내장재 등의 부품을 제조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KH바텍은 기존 다이캐스팅 기술의 제약을 극복하고 원가절감 효과가 있는 IDC(Insert Die-Casting)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매끄러운 표면 질감을 가지는 금속 가공 제품의 제조를 가능케 하는 ADC(Anodizable Die-Casting)기술을 보유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KH바텍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힌지 부품을 삼성전자에 단독 공급하고 있다. 힌지는 화면이 접힐 수 있게 경첩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2019년에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 갤럭시A80, 갤럭시Z플립, 갤럭시Z폴드2에 내장되는 힌지를 개발해 공급했다. KH바텍은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티타늄 등 다양한 금속 소재의 가공을 통해 힌지를 제조하고 있다.
KH바텍은 이 밖에도 스마트폰용 금속 케이스와 금속 내장 브라켓 등을 제조한다. 2014년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2015년에 삼성전자 갤럭시A3, 2016년에 갤럭시J 시리즈에 해당 케이스가 탑재됐다. 내장 브라켓은 플라스틱 케이스를 적용하는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의 강도를 보강하기 위한 내장 부품이다.
2021년 1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 중 캐스팅 제품이 약 47%, 조립 모듈 제품이 약 22%를 차지했다. KH바텍의 전체 매출액 중에서는 내수보다 수출의 비중이 더 컸다. 2019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74.5%가 수출로부터 발생했다.
■ 올해 1분기 매출·영업이익 각각 19.6%, 64.2% 감소…당기순이익은 56.5% 감소
올해 1분기 KH바텍의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했다. 지난 5월17일 KH바텍은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연결 기준 매출액 389억9714만원, 영업이익 6억9582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4.2%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3억820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5%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KH바텍의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9.2% 감소한 1850억156만원이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9.4% 감소한 35억2763만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도 전년보다 19.2% 증가한 138억667만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고 해외법인을 설립하면서 관리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가동하지 않고 있는 유휴자산을 매각하면서 발생한 손실과 연말 환율 하락으로 당기순손실이 증가했다고도 덧붙였다.
나이스 기업정보에 따르면 KH바텍은 동종산업 내에서 △활동성-최하위 △수익성-최상위 △안정성-최상위 △성장성-최하위 △규모-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성장 본격화 예상
KH바텍은 폴더블 스마트폰 수혜주로 꼽히며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이에 따라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KH바텍의 주가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H바텍의 주요 고객처 중 하나인 삼성전자는 오는 8월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노트 대신 폴더블 스마트폰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의 샤오미(Xiaomi)도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했다. 지난 3월30일(현지시간) 샤오미는 온라인으로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 ‘미믹스폴드(Mi Mix Fold)’를 공개했다. 갤럭시Z폴드와 같이 화면이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의 제품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올해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해라고 기대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보다 190% 늘어난 870만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올해 3분기부터 실적 개선 전망…증권가, 목표주가로 2만3000~3만원 제시
최근 스마트폰 산업 내에서는 화면이 휘어지는 커브드(curved), 접이식 폴더블(foldable), 말리는 롤러블(rollable) 등이 출시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화면을 접어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나 노트북, PC 등에 탑재되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향후 5년간 100% 이상 증가해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7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폴더블 스마트폰은 연평균 110% 증가해 2025년에는 7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증권사들은 KH바텍의 실적 개선이 올해 3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18일 이동주 SK증권 애널리스트는 KH 바텍의 연간 출하 성장률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힌지 관련 매출이 1600억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KH바텍이 하반기에 삼성전자 중저가 물량을 다수 확보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목표주가로는 2만3000원을 제시했다.
지난 5월18일 권세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KH바텍이 힌지 업체로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인도 내에서는 유일한 브라켓 업체라는 점에 주목했다. 중장기적으로 고객사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확대와 제품의 다변화로 실적이 개선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권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로 2만4000원을 제시했다.
지난 5월21일 박찬호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3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의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된다는 점과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확대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 꾸준히 개발되는 점도 중장기적으로 KH바텍의 실적 성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로는 매출 269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로는 2만2000원에서 2만3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2일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KH바텍의 실적이 3분기부터 크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고객사의 물량이 감소한데다가 인도 공장의 가동률 하락으로 올해 상반기 안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후 실적 3분기에는 폴더블 신규 모델 2개가 출시될 예정으로 하반기 신제품 물량이 7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올해 실적 전망치로 매출액 2911억원, 영업이익 228억원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로는 3만원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