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올해 '디글루스테롤' 매출 확대…밸류에이션 고점 경신 기대"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펩타이드 기반 건강기능식품·의약품 기업 케어젠은 지난해 3분기에 매출액이 9%, 영업이익은 29% 각각 증가하며 실적이 호전됐다. 증권가에서는 케어젠에 대해 올해 1분기 근감소증 신약 ‘마이오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규 건강기능제품원료(NDI) 승인이 예상돼 시장의 기대가 커지는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상향각을 그리다가 올해 1월 초순부터 약세로 전환된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1년 설립된 케어젠은 2015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건강기능식품·의약품 개발 기업이다. 펩타이드(Biomimetic Peptide)와 성장인자 단백질(Growth Factor)에 대한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의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케어젠은 펩타이드 기반으로 안면미용, 탈모·두피관리, 바디·비만관리 등의 의료기기(필러, 메조)와 기능성 화장품(Cosmeceuticals), 원료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펩타이드는 성장인자 단백질과 같거나 유사한 효능을 가지는 아미노산 중합체로, 인체 내에서 호르몬, 효소, 항체 등의 형태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케어젠은 현재 필러 등 의료기기와 기능성화장품을 전 세계 130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 특허 등록이 완료된 730건을 포함한 대규모 펩타이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성장인자, EPO(Erythropoietin) 등 4종의 펩타이드 원료를 2021년부터 바스프(BASF)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으로는 ‘프로지스테롤(ProGsterol)'’의 원료인 ‘디글루스테롤’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제2형 당뇨환자와 당뇨 전 단계 증상자를 타깃으로 한 건강기능식품으로, 혈중 포도당을 세포 내로 잘 흡수될 수 있도록 해 즉각적인 혈당 강하에 도움을 준다. 디글루스테롤은 2022년 3월 미국 FDA로부터 기능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아 식품 원료 NDI 등록이 완료됐다.
건강기능식품 외에도 코로나19·폐섬유증 치료제, 황반변성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탈모 치료제, 항비만 치료제, 통증 완화제, 관절염 치료제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및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신규 제품으로는 노인성 안구질환 황반변성 치료제와 항비만 효과를 갖는 펩타이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7월말 2만3000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케어젠은 8월초 급락하며 1만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완만하게 상승하며 10월초 1만9000원대로 올라섰다가 바로 하락 전환하며 10월 하순에는 1만6000원대로 내려왔다. 11월초부터는 가파르게 상승하며 올해 1월 초 3만3000원대로 치솟았다. 그러나 바로 약세로 전환되며 최근 2만800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24일에는 전날보다 2.59%(750원) 내린 2만82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일 케어젠은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 물질인 펩타이드 신약 ‘CG-P5’의 미국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황반변성 치료제 1상에서 망막 부종이 유의적으로 개선됐으며 안압의 경우는 유일하게 CG-P5만 감소 효과를 보였다. 병변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CG-P5는 혈관 내피 성장인자 수용체(VEGFR-2)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맥락막 신생혈관(CNV) 형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졌다. 기존의 주사제를 대체할 수 있는 점안액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날 공개된 1상 중간 결과 보고서는 총 45명의 임상 시험 참가자 중 12주간 약물을 투여한 2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정용지 케어젠 대표는 “이번 중간 결과는 CG-P5가 기존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임상 1상의 최종 결과를 바탕으로 주사 중심의 황반변성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퍼스트인클래스(First in class; 계열 내 최초신약)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3일에는 미국 FDA에 근감소증 완화 건강기능식품 ‘마이오키’에 대한 NDI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마이오키는 근육 세포에 작용해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마이오스타틴(Myostatin)의 기능을 저해해 근육 생성을 촉진하고 근육의 퇴화를 지연시키는 펩타이드다.
지난해 11월25일에는 마이오키의 해외 인체적용시험 결과 근육량 증가, 운동성 개선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 시험에서는 근육량 및 근력 개선과 신체 기능 향상, 호르몬 지표의 변화를 관찰했다. 임상 시험군 94.6%의 근골격량은 2.52% 개선됐다. 임상 시험군 97.3%의 체지방을 제외한 순수 근육량 또한 2.56% 증가했다.
케어젠은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도 근감소증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지만 운동성 개선은 관찰되더라도 근효율성이 개선되는 결과를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마이오키는 3개월의 치료 기간을 통한 임상에서 두 결과가 모두 확인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21일에는 인도 최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아쿰스(AKUMS)와 9개 주요 핵심제품에 대한 포괄적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인도 CDMO 시장 점유율 30.2%를 보유한 아쿰스의 제조·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인도 시장 공략의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9개 주요 핵심제품에는 △지방간·비만 등 대사성 질환 개선을 목표로 한 인슐린 저항성 개선 제품 ‘프로지스테롤’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경구 복용 건강기능식품인 ‘코글루타이드’ △탈모방지 및 발모 촉진 헤어 필러인 ‘닥터 CYJ 헤어 필러’ 등이 포함된다.
케어젠은 지난해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3억1666만원으로 전년 동기 187억1615만원 대비 8.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6억8610만원으로 전년 동기 98억7506만원 대비 28.47%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16억9742만원으로 전년 동기 98억24만원 대비 19.36%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612억2759만원으로 전년 동기 617억6928만원 대비 0.8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81억1741만원으로 전년 동기 300억3612만원 대비 6.39%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72억4690만원으로 전년 동기 313억8585만원 대비 13.19% 감소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케어젠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4일 한양증권은 케어젠이 올해 마이오키 출시와 더불어 중동·인도 등에서 디글루스테롤 매출액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고점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케어젠은 헤어필러·더말필러라는 강력한 캐시카우(Cash Cow) 사업을 보유한 동시에, 혈당강하 건강기능식품 ‘디글루스테롤’, 근육증가 건강기능식품 ‘마이오키’, 황반변성 신약 ‘CG-P5’ 등 혁신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라며 “올해는 디글루스테롤의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예상되고, 늦어도 1분기 내에는 신제품인 마이오키의 미국 FDA NDI 승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마이오키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며 “마이오키는 마이오스타틴을 저해하는 펩타이드 신물질로, 근감소증 환자 80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투약 12주만에 근육을 2.5% 증가시키는 결과를 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놀라운 데이터로 판단되는데, 그 이유는 근감소증으로 FDA 허가를 받은 약물이 전무할 뿐 아니라, 빅파마들이 같은 기전의 마이오스타틴 저해 근육증가 임상시험에 거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라이릴리는 마이오스타틴 항체 ‘비바그루맙’을 보유한 버사니스바이오(Versanis Bio)를 19억2500만달러(약 2조7000억원)에 인수했고, 리제네론은 마이오스타틴 항체 ‘트레보그루맙’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로슈도 마이오스타틴 항체 ‘GYM329’의 1상을 진행 중”이라며 “빅파마의 임상시험도 여전히 초기 단계이고 대부분이 항체(주사제)인 것을 고려하면, 마이오키의 이번 NDI 승인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 연구원은 “케어젠의 주가는 2023년 디글루스테롤 판매 기대감으로 고점을 갱신했으나, 실제 2023~2024년 매출은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고 주가는 1년 이상 하락했다”며 “디글루스테롤은 건기식임에도 임상시험에서 인슐린저항성과 혈당을 낮추는 특별한 효과를 증명했지만 초기 매출이 폭발적이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뇨 시장에는 이미 효과 좋은 전문의약품들이 많이 나와있고, 당뇨는 전문의에게 관리 받는 질환이라는 대중의 인식 때문”이라며 “하지만 마이오키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만치료제의 등장 이후 근육증가는 글로벌 트렌드가 됐으나, 허가된 의약품은 전무하다”며 “뿐만 아니라 마이오키의 타깃 소비자는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근육을 늘리고 싶은 모든 사람(mass market)이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육증가는 인간의 거대한 미충족 수요이고, 마이오키의 근육증가 임상 데이터는 그 수요를 채워줄 것처럼 보인다”며 “디글루스테롤보다 훨씬 크고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고도의 마케팅 싸움이기도 하다, 마이오키의 데이터는 마케팅과 홍보에도 매우 적합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오 연구원은 2024년 실적으로 매출액 829억원(전년 대비 +4.67%), 영업이익 393억원(전년 대비 -2.73%)을 각각 추정했다. 2025년 실적은 매출액 1032억원(전년 대비 +24.29%), 영업이익 514억원(전년 대비 +30.79%)을 각각 제시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그는 “2025년 주당순이익(EPS)은 817원이 예상된다. 현재 주가는 2025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35.4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수출이고, 혁신 헬스케어 제품으로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하는 사업을 하는 점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한 “강력한 캐시카우를 보유하여,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라며 “케어젠에 따르면 올해는 중동·인도 등에서 디글루스테롤 매출액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고, 또한 마이오키가 출시된다. 기대감이 커지는 시기다. 올해 밸류에이션 고점 갱신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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