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써치, 슬림화·고위 임원 교체 등 8가지 알파벳 키워드…핵심은 변화·혁신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7일 내년 초까지 진행되는 2025년 대기업 임원 인사를 ‘시프트 키(Shift Key)’ 키워드로 요약했다고 밝혔다.
2025년 대기업 임원 인사의 핵심은 ‘변화’와 ‘혁신’으로 대표된다. 시프트 키는 컴퓨터 키보드 자판 중 하나로 특정한 키와 결합해 다른 의미로 변환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조직원들과 협력해 변화와 혁신으로 또다른 성과를 창출해낼 수 있는 인재다.
유니코써치가 제시한 시프트 키는 각각 △임원 축소 등 조직 슬림화(Slim) △고위층 임원 교체 등을 통한 변화 모색(High-level Change) △국제 이슈에 발빠르게 대응할만한 인재 부각(International-Issue) △여성 임원 증가(Female) △미래 먹거리 이끌 기술 인재 전면 배치(Tech)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전략형 인재 중용(Kick-turn) △환경·안전·지배구조 등 ESG관련 임원 강화(ESG) △1980년대생 등 젊은 인재 다수 발탁(Young)을 의미한다.
2025년 임원 인사 특징 중 하나는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승진자가 줄고 임원 자리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임원 자리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도 임원 조직을 확대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올해 경영 성과는 지난해보다 개선됐음에도 2020~2022년과 비교하면 좋지 못했다.
이에 따라 2025년 임원 인사는 조직을 슬림화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내년도 100대 기업 임원은 올해보다 평균 3~4% 정도 하락한 7100~7200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단행된 LG그룹 임원 인사에서도 처음으로 임원으로 승진하는 발탁 임원수도 지난해 대비 10% 줄어든 바 있다. 이러한 기조는 삼성과 SK, 롯데 등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고위 임원층의 대대적 변화가 인사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는 전체 3700명 중 1100명이 넘는다. 특히 4대 그룹은 219명이며, 이 중 대표이사급만 100여명에 육박한다. SK그룹 98명, 롯데그룹 83명이나 되는 사내이사의 거취를 결정해야 하고, 삼성도 39명이다. 이 때문에 이사회 구성원에 속하는 주요 경영지의 임기 연임 여부가 올해 인사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정세에 발빠르게 대응할 인사도 전면 배치될 예정이다. 2025년 국제 정세는 러·우전쟁, 중동 지역 전쟁 등 불확실성 요인이 다소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보조금 지금 여부와 관세 여부에 따라 기업 경영에도 상당한 변화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만한 인사를 전면에 배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현대자동차에서는 사상 처음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가 발탁됐다. 향후 삼성과 SK 등에서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유연하게 대처할 인재로 누구를 내세울 것인지도 관심있게 지켜볼 이슈 중 하나다.
임원 승진자 규모가 지난해 대비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여성 임원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 대기업에 여성 임원 숫자가 적을뿐더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에서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내년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숫자는 480~500명 정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 여성 임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올해 기준 100대 기업 내 비중은 100명 6명 정도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이 30%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기업의 미래 먹거리와 기업 경쟁력을 책임질 기술자 및 엔지니어 출신자 중에서 승진자가 다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성이 높은 테크(Tech) 분야 기술·엔지니어들을 외부에서 영입하려는 경향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자·정보통신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건설, 조선, 항공, 해운, 기계 등 거의 대부분의 업종에서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과 장착되지 않으면 경쟁력에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변화를 신속하게 이끌 전략통 인재가 중용될 전망이다. 스포츠 등에서 킥턴(Kick-turn)은 방향을 전환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올해는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경영 실적은 둔화된 모양새다. 이에 따라 사업 흐름과 분위기 등을 바꿀 만한 인재들을 전면에 내세워 상황 역전을 꾀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컨설팅 출신의 전략통들이 전면에 나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가능성도 높다. 이들은 조직원에게 명확한 방향과 목표 등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방법으로 기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2025년 인사에서는 어떤 전략통 인재들이 전면에 나설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 중에서도 안전과 환경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 담당 임원을 강화해 안전 문제 발생을 다소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수출 위주의 기업은 환경 관련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하려는 시도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시민단체 출신 중 안전 및 환경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 1970~1980년대 젊은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들의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인사가 진행 중이다. 젊은 오너의 인사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승진 속도가 빠르고, 경영 색깔이 드러날 수 있는 측근 체제를 견고히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원 승진 속도가 빠른 것은 조직을 신속하게 진두지휘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2025년에는 1975년 이후 출생자 중에서 임원으로 발탁되는 사례가 더 많아져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980년 출생한 MZ세대 인원은 200명을 돌파하면서 3%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초반 출생자 비중은 45%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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