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 "PER 65~76배로 고평가…올해 매출·수익성 개선 필요"
유진투자증권 "글로벌 충전 인프라 시장 확대 속에 EM사업 성장 전망"
SK증권 "올해 양방향 충전기 사업 시작…V2G 설계로 내년부터 납품 기대"
[데일리인베스트=권민서 기자] 에너지 데이터 기술기업 그리드위즈가 오는 1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증권가에서는 그리드위즈가 국내 수요관리(DR) 시장 내 47%의 운영점유율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공모가 수준은 부담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 후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드위즈는 지난 5월23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 결과 희망 공모가 밴드(3만4000~4만원), 상단인 4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투자자 청약은 지난 3일 시작했으며 4일에 마감된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오는 14일이며,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총 공모금액은 560억원, 시가총액은 3179억원 규모다. 이번 상장을 통해 140만주를 공모한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은 약 31%이며 2개월 후에는 총 17%가 넘는 지분의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될 예정이다. 그리드위즈는 공모자금을 활용해 EM(E-Mobility) 사업분야 확장을 위해 미국 현지에 부분조립 생산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며, 유럽에도 지역거점 확장을 계획 중이다.
그리드위즈는 V2G(Vehicle to Grid)·수요자원·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해 영업양수도 고려하고 있다. 5~7개의 영업양수 후보군을 선정하고 협업모델을 협의하고 있으며 후보군에 따라 소요 자금은 달라질 수 있다. 영업양수 조건 협의 등을 고려할 시 2025년 상반기 이후 자금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그리드위즈는 △전력 수요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DR사업 △전기차 충전 모뎀 및 충전기 제조 판매를 하는 EM사업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공사 및 운영관리를 하는 PV(PhotoVoltaics)사업 △ESS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DR사업은 국내 1위 사업자로서 그리드위즈의 주력 사업이다.
통신 모듈 설계 능력이 뛰어나 10여년의 업력 동안 전력시장, 전기차 관련 데이터와 레퍼런스를 축적해왔다. 전기차 충전소 통신 모뎀에서 국내 90%, 글로벌 3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국내 에너지 데이터 테크 시장을 선도하며 한국기업 최초 글로벌 클린텍(Global Cleantech) 100대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09년부터 매년 클린텍 그룹에서 선정하는 글로벌 클린텍은 탄소중립을 위해 청정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세계 100개의 혁신기업이다.
2023년 기준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DR사업 83.9%, EM사업 9.8%, ESS사업 1.1%, PV사업 3.2%, 기타 3.1%다.
DR은 발전시장 내 공급관리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소비자의 전기 사용 패턴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전력 수급의 변동이 급격하게 발생하는 시점의 전기 사용을 절감하여 전력 피크를 감소시킴으로써 발전 및 송전 설비의 추가 설치를 억제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 및 환경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개념이다.
그리드위즈는 수요 반응 참여고객의 수요감축량, 수요감축시간, 입찰가를 파악하여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 수요자원 거래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전력거래소에서 감축 지시가 내려지면 고객에게 이 사실을 알려 고객의 전력 자원이 감축 이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이를 통해 감축에 대한 정산금을 인센티브로 전력거래소로부터 지급 받게 되며 고객에게는 수수료를 제외한 정산금을 지급하게 된다.
지난 5월24일 그리드위즈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클린 에너지 전환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에너지 데이터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그리드위즈는 DR부문 시장점유율 47% 수준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의무감축 DR, 자발적 DR, 주파수 DR, 플러스 DR 등 D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규 DR 프로그램을 발굴 중이다.
그리드위즈는 미래 사업으로 EM사업을 꼽았다. 그리드위즈는 채비(CAHEVI), 이브이시스(EVSIS), 모던텍(MODERNTEC) 등 국내 상위 5대 제조사 중 3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국내 최초로 국제 표준 인증을 보유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또한 ESS 및 PV 운영 서비스에서도 ESS 위탁 운영 용량 875㎿h를 다루며 가상발전소(VPP)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은 연구개발(R&D),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영업양수도 등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활용할 예정이며, V2G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미국·유럽 등지에 EM사업 생산 거점 현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리드위즈는 지난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61억9330만원으로 전년 동기 301억9975만원 대비 13.2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2억9992만원으로 전년 동기 16억4676만원 대비 39.66%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15억979만원으로 전년 동기 27억6710만원 대비 45.44%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1318억7060만원으로 전년 동기 1321억4233만원 대비 0.2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5억9150만원으로 전년 동기 90억1262만원 대비 82.3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41억5632만원으로 전년 동기 2억9931만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그리드위즈에 대해 다소 중립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성장성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내렸지만 공모가 수준과 유통 물량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5월24일 DB금융투자는 그리드위즈가 DR부문 국내 1위 사업자로 수요자원 시장 성장의 수혜가 기대되며 EM사업 부문에서 국내외 고른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수익성을 고려한 주가수익비율(PER) 65~76배 수준으로 향후 매출·수익성 동반 개선을 통해 고평가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23년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현 정부는 수요자원시장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며 “최대전력 수요관리 목표량은 2026년 6.2GW에서 2031년 11.6GW, 2036년 17.7GW로 설정되었으며 현재 국내 수요자원 사업용량이 4.5GW 정도로 추정(그리드위즈 증권신고서 참조)됨을 감안하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리드위즈 0.75GW, 자회사 아이디알서비스 1.05GW의 총 1.8GW의 수요자원 용량을 확보하고 있기에 용량 기준 점유율이 40%에 이르며, 2023년 정산 기준으로는 47%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국내 1위 사업자이기에 수요자원 시장 성장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또한 “그리드위즈의 EM 사업은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전력망 상태를 상호 모니터링하고 양방향 충방전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전기차·충전기향 모뎀·장비·충전기 공급, 플랫폼 서버 운영, 나아가 V2G를 통한 VPP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2023년 매출 비중은 아직 11% 수준이나 2020~2023년 연평균성장률(CAGR) +77% 등 성장률은 가장 높은 사업부이며 국내·해외의 고른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한 연구원은 그리드위즈의 실적 동향에 대해 EM사업 성장으로 DR 부문 매출 집중도가 완화될 것이며 단기 실적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리드위즈는 2020년 말 DR 1위 업체인 아이디알서비스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2021년 이후 매출액 규모가 10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이후 2022년에는 EM 매출액이 크게 증가(공시 기준 2021년 41억원→2022년 105억원)하면서 영업이익 90억원을 달성하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2023년 이후 수요관리 부문 매출 성장 정체로 매출·수익성이 둔화되었으며 2024년 1분기 기준으로는 적자 전환했다”며 “이는 주요 자회사인 아이디알서비스의 수요관리 매출 감소가 주 원인으로 고객사의 공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DR 용량 확보 어려움, 자발적 수요관리 서비스 낙찰 규모가 다소 저조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리드위즈는 2024년 3월 패스트DR(전력 수급 불안정으로 주파수 하락 발생 시 전력수요를 즉시 감소시키는 제도) 발령 사례 및 추가 발령 예상, 추가 DR 확대를 통한 대처방안 모색 등으로 DR 매출 성장 및 수익성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하반기 이후에는 고객사 공장 가동률 반등에 따른 전력 사용량 증가로 용량 확보·자발적 DR 낙찰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그리드위즈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DR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주가매출비율(PSR)로 산정된 공모가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꼽았다.
그는 “그리드위즈의 리스크 요인은 우선 단기 실적 둔화에서 나타난 것처럼 DR시장의 높은 변동성”이라며 “중장기적인 수요관리 시장 확대 방향, 국내 1위 사업자로서의 강점은 긍정적이나 2023년, 2024년 1분기까지 나타난 DR시장 둔화처럼 단기 실적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4년 상반기 DR 정산금은 반등했으나 낙찰량 둔화가 나타났으며 하반기 낙찰량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나 정산금 추이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그리드위즈는 EM사업 확대를 통해 DR에 집중되어 있는 매출 구조를 보다 안정화시키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전사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 중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두 번째 리스크 요인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PSR로 산정된 공모가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라며 “유사기업으로 선정된 알펜NV(Alfen NV), 이튼(Eaton), 엔페이즈 에너지(Enphase Energy)와 비교했을 때 높은 할인율을 반영했기에 PSR로는 피어(Peer) 대비 부담스럽지 않으나 수익성을 고려한 PER로 비교했을 때는 고평가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그리드위즈 공모가 밴드 기준 2023년 PER 65배~76배 대비 알펜NV 44배·이튼 29배·엔페이즈 41배”라며 “2021~2023년 평균 영업이익률 기준으로도 알펜NV 11.6%, 이튼 15.8%, 엔페이즈 18.5%, 그리드위즈 3.6%로 피어 대비 열위에 있기에 향후 매출·수익성 동반 개선을 통해서 고평가 논란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23일 유진투자증권은 그리드위즈가 글로벌 충전 인프라 시장의 확대로 EM사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지배력을 기반으로 DR사업의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며 “국내 DR시장 내 2023년 정산기준 운영점유율 47.0%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사의 업종특성별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따른 타사 대비 압도적 감축이행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정부의 제10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수요관리 분야를 강화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수요관리 고객군을 대형 산업체에서 소규모 에너지 사업자까지 확대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글로벌 충전인프라 시장 확대 속에 EM사업 성장이 전망된다”며 “그리드위즈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내 모뎀, 검사장비, 충전기 및 어플리케이션 ‘스카이블루’를 제공한다. 향후 전기차 충전모뎀과 지능형 전기차 충전기의 해외 현지생산을 통해 EM사업 확대 예정이다. 해외 V2G 서비스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인 것도 중장기 성장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와 관련, 박 연구원은 “희망 공모가 밴드 3만4000~4만원은 2023년 기준, 해외 동종업계 평균 PSR 4.46배를 적용하여 산출한 주당 평가가액 7만315원 대비 43.1~51.7% 할인하여 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30.7%(244만주, 상단 기준 975억원)로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5월22일 SK증권은 그리드위즈가 EM사업에서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올해 시작한 양방향 충전기 사업 등 V2G가 가능한 설계로 내년부터 납품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박제민 SK증권 연구원은 “수요 자원시장의 중간자 역할을 한다. 수요 자원이란 유휴 설비를 통해 ‘아낀 전력’을 판매하는 시장”이라며 “소비를 줄이는 것이 발전 전기와 같은 전력 자원으로 취급되고, 금전적 보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드위즈는 계약된 고객사의 유휴 설비가 생길 시에 이를 대신 입찰 판매하고 수수료를 취득한다”며 “그리드위즈의 점유율은 대략 40% 수준으로 국내 1위 사업자이며 KT와 이탈리아의 한국전력 에넬엑스(enelX)가 뒤를 잇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2년 기준 한국 최대 전력 수요 대비 수요자원 비중은 4.8%로 미국 6.6% 대비 낮은 상황이다. 한국전력의 일방적 전력 수급으로 가격과 변동성이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향후 전력 사용료가 증가할수록, 신재생과 원자력 등 공급 비탄력적인 발전원 비중이 증가할수록 DR시장 성장이 전망된다. 시장 성장과 더불어 점유율 증가도 기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객사가 많아질수록 데이터 축적 및 서비스 대응에 유리하다”며 “3위 사업자 에넬엑스의 한국 자회사의 경우 현재 자본잠식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박 연구원은 “전기차 관련 모뎀, 충전기, 어플 서비스를 공급 중이다. 충전기 제조업체 향으로 통신 모뎀, 제어보드 등의 부품을 납품한다”며 “조달 자금 중 250억원을 미국 및 유럽 현지 생산을 통해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법안 요건을 충족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충전소 국제 통신 표준에도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라며 “올해부터는 양방향 충전기 사업을 시작하여 충전소 사업자들에게도 납품 예정이다. V2G가 가능하도록 설계하여 내년부터 납품이 기대된다. 전기차 충전소 시장은 2030년까지 CAGR 30%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공모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3179억원이다. 2023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PSR 4.46배를 적용한 후 43% 할인한 수치”라며 “재무적 투자자(FI) 보호예수 물량이 1개월 90만주(11.4%), 2개월 60만주(7.5%) 수준이다. 상장 이전 2020년까지 누적 700억원의 펀딩을 이루었고 마지막 라운드 포스트 밸류(Post value)가 19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투자를 권유하거나 주식을 매수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 하에 하는 것이며 데일리인베스트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