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베스트=이지은 기자] 국내 1000대 기업의 대표이사 1350명 중 여성은 32명으로, 100명 중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 최고경영자(CEO) 80%는 오너 일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은 7명에 그쳤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1000대 기업 여성 대표이사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CXO연구소가 올해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지난해 상장사 매출 상위 1000곳을 조사한 결과 기업 내 대표이사급 CEO는 모두 1350명이었다. 이 가운데 여성이면서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한 CEO는 32명으로 여성 비중은 2.4%에 불과했다.

여성 대표이사 가운데 25명(78.1%)은 오너 가에 해당했고, 나머지 7명만 전문경영인이었다.

여성 전문경영인은 매출순으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조희선 한세실업 △김제현 스튜디오드래곤 △황보경 YG엔터테인먼트 △김유진 에이블씨엔씨 △유희원 부광약품 △박미령 동남합성 대표이사가 비 오너 CEO 그룹에 속했다.

여성 CEO 중 최연장자는 1934년생인 고은희 대표이사 회장, 최연소는 1983년생인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김연수 대표이사였다.

또 출생연도로 보면 1970년대 출생한 이들이 14명(43.8%)으로 가장 많았다.

깨끗한 나라 최현수(1979년)·삼현철강 조윤선(1978년)·조광페인트 양성아(1977년) 대표이사 등이 대표적인 1970년대생 여성 CEO 그룹군에 속했다. 이외에도 1960년대생 8명(25%), 1980년대생 5명(15.6%), 1950년대생 4명(12.5%) 순이었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여성 CEO는 대동스틸 임주희(1980년생), 에이블씨엔씨 김유진(1981년생),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이수연(1982년생) 대표이사로 확인됐다. 전문경영인 중 유일하게 매출 100대 기업 중 한 곳을 이끌고 있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도 1981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CEO 층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여성 대표이사가 있는 기업 중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네이버(최수연) 호텔신라(이부진), 한세실업(조희선), 매일유업(김선희) 등 4곳으로 조사됐다.

이외 삼양식품(김정수), 깨끗한나라(최현수), 콜마비앤에이치(윤여원) 3곳은 작년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 회사 매출이 5000억원을 넘긴 대기업군에 속했다.

여성 CEO 중 주식평가액이 가장 높은 이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었다. 이달 1일 기준 이 사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 등의 주식 가치는 5조6498억원을 상회했다.

1000억원대 주식재산을 보유한 여성 최고경영자에는 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와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이사 두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대표이사는 클리오 주식종목에서 보유한 주식평가액만 약 1286억원, 임 대표이사는 대주전자재료 주식가치가 1012억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콜마비앤에이치와 한국콜마홀딩스, 한국콜마 주식 등을 보유하고 있는 윤여원 대표이사는 698억원 상당으로 4번째로 높았다. 김해련 태경산업 대표이사 회장은 469억원으로 이번 조사 대상 여성 CEO 중 주식재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우수한 여성 리더들이 경영 전면에서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