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만원대→최근 35만원대…교보증권, 목표가 45만원으로 상향
[데일리인베스트=권보경 기자] 2차전지 소재 업체 천보가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제조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강세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16만원대에 거래되던 천보는 6월 들어 급등세를 탔다. 7월 중순에는 20만원대를 넘어섰고 10월 초까지 20만원대 중반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10월 중순 들어 폭등해 30만원대를 돌파했고 지난 12일에는 장중 한때 35만9200원(52주최고가)까지 올랐다. 17일 전일대비 0.14%(500원) 하락한 34만8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천보는 17일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제조공장 건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천보가 증설하는 ‘플로로에틸렌 카보네이트(FEC)’와 ‘바닐렌 카보네이트(VC)’는 2차전지의 계면저항 감소와 이온전도도 향상 및 열화억제, 안전성 향상에 효과가 있는 전해액 첨가제다. 전보는 새만금산단 내 3만4200㎡ 부지를 확보해 2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한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만톤 규모의 FEC와 VC제조공장을 건립하고, 1단계 공장이 완료되는 2023년 상반기에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경부터는 FEC와 VC에서 최소 연 3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천보는 지난 7월에도 자회사 ‘천보BLS’를 통해 새만금산단 내 17만1136㎡ 부지에 총 5125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2만톤 규모의 F전해질(LiFSI) 제조설비를 신설한다는 투자협약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LiFSI는 전기자동차(EV)용 중대형 리튬 2차전지의 차세대 전해질로, 천보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천보 관계자는 ”최근 중국 화학회사들의 FEC와 VC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물량 부족 사태가 발생하는 등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와 일본, 특히 중국의 전해액 회사들이 당사에 먼저 공급을 요청해 협의를 완료했다는 것은 중국 소재 회사들과 비교해 안정적인 공급과 저렴한 가격, 고품질을 보장하는 당사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밑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보가 지난 11일 밝힌 올해 3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 발표 소식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천보의 3분기 매출은 738억원, 영업이익은 11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3%, 68.6% 늘었다. 지난 9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해질 생산시설을 늘린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천보 매출의 72%가 2차전지 소재에서 나온다.
증권사에서도 우호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16일 천보에 대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30만원에서 45만원으로 상향했다. 2023년 2차전지 소재 업체의 평균 주가순이익비율인 40배와 천보의 같은 해 주당순이익(EPS) 값인 1만1350원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해질의 공정 혁신으로 평균 가격 대비 3분의1을 떨어뜨려 중국업체와의 격차를 넓히고 기존에 5배 높았던 육불화인산리튬(LiPF6)과의 가격 차이를 플러스 10% 수준으로 낮춰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LiPF6는 2차전지 내에서 양극과 음극이 이동하게 해주는 통로 역할을 하는 소재인 전해액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전해질이다.
천보가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사업 다각화 기대도 모르고 있다. 최 연구원은 “천보가 지속적으로 첨가제 관련 추가적인 제품군을 개발 및 판매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12일 천보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32만원에서 40만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천보가 국내 2차전지 업체 가운데 수익성 개선이 뚜렷하고 고객사와 제품을 다변화한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차전지 시장 개회에 따라 실적 서프라이즈가 지속되고 있다”며 “3분기 제품별 실적 성장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오 연구원은 “2차전지 시장 개화에 따라 전해질 증설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생산능력을 살펴보면 지난해 약 1560톤, 2021년 말 4000톤, 오는 2023년 말 1만2000톤, 2026년은 2만7000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천보가 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사와 배터리 탑재 모델을 확대함에 따라 향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오 연구원은 “2차전지 시장에서 전해질 생산 기술 경쟁력이 향후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며 “천보는 기존 P전해질 위주에서 F·D·B전해질 등 고성능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9일 천보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종전 30만원에서 35만원으로 상향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터리 시장 규모는 전기차 판매 증가라는 변수와 함께 전기차 1대당 탑재 용량이 함께 증가해 성장의 기울기가 전기차 시장보다 더욱 가파를 것”이라고 했다. 향후 5년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률은 약세(Bear) 시나리오 기준 21%, 기본(Base) 시나리오 기준 성장률 25%, 낙관적인(Bull) 시나리오 기준 성장률 31%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현재 지역별 리튬인산철(LFP)배터리 침투율을 보면 중국 37%, 유럽 2%, 미국 0.2%로 사실상 중국 외 지역에서는 제로에 가깝다”며 “그러나 LFP배터리 관련 특허가 2022년 기준으로 소멸됨에 따라 중국 외 지역에서도 본격적인 시장 성장이 전망된다”고 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 의존도를 높이는 것에 대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LFP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감안할 때 저가 전기차용 LFP 배터리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18% 수준인 글로벌 LFP 침투율은 중장기적으로 20~30% 수준까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전해액 업체향 매출 비중 50% 수준인 천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천보는 2007년에 설립돼 전자소재, 이차전지 전해질 등의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천보의 사업분야는 크게 전자소재(LCD식각액첨가제·OLED소재·반도체공정 소재 등), 2차전지 소재(전해질·전해액첨가제), 의약품 소재(의약품중간체), 정밀화학 소재로 나뉜다.
LCD식각액첨가제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공정 중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액상정밀화학제품으로, 식각 공정상 속도를 조절하거나 미세 패턴을 구현하는 기능을 하며 고화질 LCD 패널 제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천보의 LCD식각액첨가제 ‘아미노테트라졸(ATZ)’은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시 효율을 높이고 초고화질을 구현하도록 한다. 국내외에서 사용되는 ATZ의 90% 이상을 천보에서 공급한다. 차세대 제품 메틸테트라졸(MTZ)도 판매한다.
또 천보는 2013년 2차전지 소재 분야 연구개발을 시작했으며 2016년 말 세계 최초로 중대형 리튬전지용 전해질 F전해질(LiFSI) 상용화 공장을 가동했다.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LiFSI, B전해질(LiBOB) 등 공장을 증설해 왔다.
천보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095억1082만원으로 전년 동기 721억9138만원 대비 5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0억7072만원으로 전년 동기 134억9488만원 대비 41.32% 늘었다. 반기순이익은 182억9133만원으로 전년 동기 112억5748만원 대비 62.48%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