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국내 50대 그룹 총수 올 3분기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정몽진 KCC 회장 1200억원 ↑…김범수 카카오 의장 2조6600억원 ↓
비상장사까지 합하면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13조5500억원대로 1위 넘봐
[데일리인베스트=민세진 기자] 올 6월말 대비 9월말 기준 최근 3개월 간 국내 50대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이 8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룹 총수 중에서는 정몽진 KCC 회장의 주식재산이 1200억원 넘게 불어날 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2조66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9월말 기준 국내 주식부자 1위는 14조1600억원대를 기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1년 3분기 국내 50대 그룹 총수 주식재산 변동 분석’ 결과에서 이같이 도출됐다고 5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기업 집단 중 자연인(개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50개 그룹 총수 50명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50대 그룹 총수 중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숫자는 38명이다. 이들 38명 그룹 총수의 올 6월말 주식평가액은 총 60조8057억원이었으나 9월말에는 53조1229억 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3개월 새 7조6000억원(12.6%↓) 넘게 주식가치가 하락했다. 올 연초와 2분기(3월말 기준) 기준 50대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 합산 금액은 각각 45조2800억원, 48조5371억원이었다.
50대 그룹 총수 중 3분기(6월말 대비 9월말) 기준 주식평가액 상승률만 놓고 보면 이우현 OCI 부회장이 1위를 차지했다. 이 부회장은 올 2분기(6월말)에 1412억원이던 주식가치가 3분기(9월말)에는 1935억원으로 3개월 새 5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주식재산이 37%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이순형 세아 회장 역시 1043억원에서 1408억원으로 상승했다. 35% 수준으로 2분기 대비 3분기에 지분가치가 뛰었다. 이 회장은 세아제강지주의 주식가치가 크게 오르며 주식평가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6월말 4조6441억원 정도이던 주식가치가 9월말에는 3조2932억원으로 29.1%(1조3509억원↓) 하락했다. 김범수 의장도 9조6373억원에서 6조9766억 원으로 27.6%(2조6606억원↓) 가량 주식평가액이 증발했다.
6월말 대비 9월말 기준 주식평가액 금액으로 살펴보면 정몽진 회장이 1200억원 이상 불어난데 비해 김범수 의장은 2조6000억원 넘게 뚝 떨어졌다.
9월말 기준 50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한 인원은 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때 13명이었던 것보다 1명 줄어든 숫자다. 3분기에 국내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부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의 9월30일 기준 주식평가액은 14조1653억원 수준이다. 김범수 의장은 6조9767억 원으로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넘버2를 차지했다. 3~5위에는 각각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4785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3조4661억원), 서경배 회장(3조2933억원)이 톱5에 포함됐다. 이중 최태원 회장은 2분기에는 주식평가액 상위 5위였는데, 3분기에는 톱3까지 진입했다.
2분기 때 1조원 넘게 주식평가액을 보였던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회장은 9월말에는 9954억원으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조사 기준을 그룹 총수가 보유한 비상장사 주식 현황으로까지 범위를 넓히더라도 올 3분기 국내 주식부자 1위는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에 주식부자 1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주식부자 1위를 넘보는 1순위 후보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다. 서 명예회장은 자신이 직접 보유한 상장사 지분가치는 9월말 기준 2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비상장사가 보유한 지분까지 포함해 계산할 경우 9월30일 기준 서정진 명예회장의 주식가치는 13조5546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과 6100억원 정도 차이나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달 1일에는 533억원으로 격차가 확 좁혀졌다.
서 명예회장의 경우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사 종목의 주식을 직접 보유 중이다. 여기에 비상장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지분을 100% 소유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 종목 주식도 함께 쥐고 있다. 또 비상장사 셀트리온스킨큐어 지분(70.23%)도 보유 중인데, 이를 통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 2분기 대비 3분기에 50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이 증가한 숫자보다 감소한 경우가 3배 더 많은데다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있는 총수 모두가 이전 분기 때보다 주식평가액이 감소하며 주식시장을 견인해야 할 대장주 주식종목들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4분기에는 IT 관련 주식종목들이 어느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