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33개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조사…이재용 부회장만 홀로 남아
김범수 의장·서정진 명예회장, 한 달 새 2조 넘게 증발

국내에서 10조원 클럽에 가입한 주식갑부는 지난해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범수 의장, 서정진 명예회장 등 3명에서 올해 1월말에는 이재용 부회장만 홀로 명맥을 유지했다.  사진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국내에서 10조원 클럽에 가입한 주식갑부는 지난해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범수 의장, 서정진 명예회장 등 3명에서 올해 1월말에는 이재용 부회장만 홀로 명맥을 유지했다.  사진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민세진 기자] 최근 주가 폭락으로 국내 주요 33개 그룹 총수 중 31명이 최근 한 달 새 주식평가액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불과 1개월 만에 2조원 넘게 주식재산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조원 클럽에 가입한 주식갑부는 지난해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범수 의장, 서정진 명예회장 등 3명에서 올해 1월말에는 이재용 부회장만 홀로 명맥을 유지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7일 ‘2021년 12월 말 대비 2022년 1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 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고, 올해 1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總帥) 33명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작년 말 기준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64조3161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1월말에는 55조4382억 원으로 평가됐다. 최근 1개월 새 해당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8조8779억원(13.8%↓) 정도 증발했다. 

작년 말 대비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주식재산이 1000억원 이상 증가한 그룹 총수는 정몽진 KCC 회장이 유일했다. 정 회장은 작년 말 5480억 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올해 1월 말에는 6628억 원으로 많아졌다. 최근 1개월 사이에 주식가치가 1148억 원(21%↑)이나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정몽진 회장이 보유한 KCC 주식종목의 주가 성적이 좋아진 영향이 컸다. KCC 주식종목의 1주당 주가(종가)가 31만 5000원(작년 연말)에서 38만 1000원(올해 1월 말)으로 급등해 정 회장의 주식재산도 크게 불었다. 

김준기 DB 창업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증가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 창업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791억원(지난해말)에서 4051억원(올해 1월말)으로 최근 1개월 새 260억원(6.9%)이나 증가했다. 여기에는 DB손해보험 주가가 5만4000원에서 6만200원으로 뛴 것이 주효했다. 

앞서 2명을 제외하고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 중 31명은 주식평가액이 모두 최근 1개월 새 주식재산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그룹 총수 중 90% 이상이 작년 말 유지했던 주식재산보다 쪼그라든 셈이다. 이는 올해 1월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방증이다.  

주식가치가 떨어진 31명의 총수 중 작년 말 국내 주식부자 톱3에 포함됐던 세 명 모두 최근 한 달 새 조(兆) 단위로 주식재산을 크게 잃었다. 이 중에서도 김범수 의장이 가장 많은 손실을 기록했다. 김 의장의 지난해말 기준 주식가치는 12조13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1월말에는 9조742억원으로 감소하며 10조 주식부자 클럽에서도 탈락했다. 불과 1개월 새 2조9388억원(24.4%↓)이나 되는 주식재산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서정진 명예회장도 최근 1개월 새 2조1928억원(작년말 10조216억원→올해 1월말 7조8288억 원) 넘게 주식평가액이 감소했다.

국내 주식부자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1개월 새 주식가치가 1조896억원(14조 1996억원→13조1100억원) 넘게 하락했다. 그나마 이재용 부회장은 올 1월말 기준 국내서 유일한 10조 주식갑부 클럽에 홀로 남은 총수로 기록됐다.  

이밖에 최근 1개월 새 주식재산이 4000억원 넘게 감소한 그룹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포함됐다. 최태원 회장 4218억원(3조2578억원→2조 836억원), 이해진 GIO 4198억원(2조3201억원→1조9002억원) 순으로 주식가치가 4000억원 이상 하락했다. 

주식평가액 하락률로 보면 최근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공사에서 붕괴 사고가 난 HDC현대산업개발의 그룹 총수인 정몽규 회장이 불명예 1위를 했다. 정몽규 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말 대비 올해 1월 말 기준 28.3%나 빠졌다. 정 회장의 주식가치는 작년 말 2861억 원이었는데 올해 1월 말에는 2051억원으로 최근 한 달 새 810억원 넘게 급감했다. 

올 1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한 그룹 총수는 1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연말 12명보다 1명 적어진 숫자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지켜냈다. 그 뒤를 2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 3위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순으로 톱3 그룹을 형성했다. 

이어 4위 정의선 현대차 회장, 5위 최태원 SK 회장, 6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7위 방준혁 넷마블 의장, 8위 이해진 네이버 GIO, 9위 구광모 LG 회장, 10위 이재현 CJ 회장(1조 503억 원), 11위 정몽준 현대중공업 이사장 순으로 올해 1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 들었다. 지난해말에 1조 클럽에 포함됐던 조현준 효성 회장은 올해 1월말 주식평가액이 9308억원으로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종목 중 상당수는 일반 소액주주들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이들 종목의 주가 등락에 따라 소위 개미투자자들의 주식 수익률에도 직결 된다”며 “올해 1월 사이에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해당 종목을 보유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 소장은 “올 초 얼어붙은 주식 시장의 열기가 오는 3월 9일 치러질 대선 이후 다시 불을 붙게 될 지에 촉각이 모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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