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써치 '2023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 발표
[데일리인베스트=조수빈 인턴기자]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인원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를 포함해 이사회에 여성이 1명 이상 활약하는 기업도 100곳 중 90곳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현황 분석’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 기준이며, 사외이사 현황은 2023년 3분기 보고서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 인원은 452명이었다. 이중 여성 임원은 107명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23.7%가 여성 사외이사로 집계됐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는 지난 2020년 35명(7.9%)에서 2021년 67명(15%), 2022년 94명(21%)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했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배출한 기업 숫자도 증가했다. 2020년에는 100곳 중 30곳에서만 여성 사외이사가 두각을 보였으나, 2023년에는 88곳에서 여성 사외이사가 배출됐다.
또한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기업 중 6곳은 여성 사내이사가 따로 활약하고 있었다. 100대 기업 내 여성이 사내이사 혹은 사외이사로 1명이라도 진출해 있는 기업은 94곳에 달했다.
유니코써치는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활약하는 곳이 많아진 배경에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2022년 8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 2조 원이 넘는 기업에서 이사회를 구성할 때 특정 성별로만 채워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관련 법 규정을 어긴다고 해서 별도의 제재 조항이 없어 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작년 기준 100대 기업이 100% 여성 등기이사를 배출시키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450명이 넘는 100대 기업 사외이사를 주요 경력별로 구분해 보면, 대학 총장과 교수와 같은 학계 출신이 44.2%로 가장 많았다. CEO와 임원 등 재계 출신은 25.9%로 다음으로 높았다.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지자체 등에서 재직해 온 행정 관료 출신은 15.9% 수준이었고, 판·검사와 변호사와 같은 법조계 출신은 12.2%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기준 450명이 넘는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중 장·차관급 고위 관료 출신은 35명으로 7.7%를 차지했다. 이중 여성 사외이사로는 △유영숙 전 환경부장관(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정현옥 전 고용노동부 차관(풍산) △이인실 전 통계청장(한화생명)이 포함됐다.
100대 기업 중 작년 3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SK이노베이션’이었다. SK 이노베이션의 사외이사는 총 6명인데 이중 절반인 3명이 여성 이사였다.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등기임원은 모두 728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여성 사내이사(9명)까지 합치면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활약하는 여성은 116명이었다.
특히 △호텔신라 이부진 △LG생활건강 이정애 △네이버 최수연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대표이사는 100대 기업 내 CEO급에 해당됐다.
작년 기준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2.2%포인트(p) 증가한 15.9%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100대 기업 중 상당수는 최소한의 법 규정만 충족하기 위해 여성 이사 1명 정도만 이사회에서 활약하는 곳이 많다”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24년 올해 여성 사외이사 증가 속도는 다소 더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