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 "불황 속 MZ세대와 광고주에게 주목받는 애드테크기업"
[데일리인베스트=이도흔 기자] 애드테크기업 엔비티가 자사 B2B(기업 간 거래)서비스 ‘애디슨 오퍼월’의 성장세로 주목받고 있다. 애디슨은 엔비티가 지난 2018년 론칭한 오퍼월 네트워크 브랜드로, 국내 주요 산업별 대형 플랫폼들과 제휴 서비스를 통해 무료 포인트 충전 인프라를 시스템화한다. 엔비티는 최근 위메프와 애디슨 제휴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롯데카드와도 계약을 체결하며 제휴사 내에 애디슨 오퍼월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엔비티에 대해 불황 속에서 주목할 애드테크기업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6개월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엔비티는 2012년 설립돼 2021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광고주와 플랫폼, 이용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모바일 포인트 플랫폼 부문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모바일 포인트 플랫폼 사업은 카페의 쿠폰 도장이나 항공사 마일리지와 같은 포인트 시스템을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로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제휴사에게 솔루션 형태도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엔비티는 2018년 대표 서비스인 B2B 제휴 포인트 네트워크 ‘애디슨 오퍼월’을 출시했다. 오퍼월은 앱 개발자들이 앱의 수익화를 위해 활용하는 인앱 광고의 한 종류로, 무료 충전소와 같이 나열된 ‘오퍼’ 중 하나를 유저들이 직접 선택해 완료하면 대가로 특정 보상을 받는 형태를 말한다. 이용자에게는 혜택 경험을, 제휴 매체사에게는 추가 수익을 제공한다.
애디슨 오퍼월 역시 이용자가 오퍼월을 통해서 앱 설치, SNS 팔로우, 상품 구매 등의 미션을 수행하면 실시간으로 보상이 제공되는 구조다. 적립한 포인트로 제휴 매체사 내에서 유료 콘텐츠를 결제하거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애디슨 오퍼월은 국내 모바일 포인트 플랫폼 기업 중 유일한 자체 플랫폼 체제로 운영되며,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약 1000만명에 이른다.
네이버웹툰, 네이버시리즈의 무료 쿠키 충전소인 ‘쿠키오븐’과 네이버페이의 ‘포인트 혜택’은 애디슨 오퍼월이 적용된 대표적 사례이다. 토스, 카카오T, 헬로우봇, 라프텔, 문피아, 북팔 역시 애디슨의 제휴 플랫폼이다.
또 다른 대표 사업으로는 B2C(기업-소비자 거래) 서비스인 ‘캐시슬라이드’가 있다. 설립 초기인 2012년 런칭한 캐시슬라이드는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광고 영역으로 활용한 뒤, 포인트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혜택을 얻게 되고, 포인트를 이용해 상점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2700만 누적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캐시 슬라이드 외에도 다양한 B2C 서비스를 제공하며 포인트 적립, 사용 경험을 강화한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크롬과 같이 브라우저 기능을 가지며 포인트를 제공하는 노랑 브라우저, 퀴즈를 풀고 포인트를 받아가는 더퀴즈라이브, 콘텐츠를 작성하고 읽고 공유하며 포인트를 받는 캐시피드 등 포인트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다양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엔비티의 주가는 지난 6개월간 하향 곡선을 그렸다. 4월 초중반에는 1만원대(무증 권리락 조정가격. 이하 동일)에 거래됐지만, 4월 말 9000원대로 떨어진 후 6월 중순까지 8400~9100원을 오갔다. 6월 말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며 62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소폭 상승세를 보여 7월 말 8300원대로 올랐으나, 이후 하향세로 돌아서며 최근에는 4000원대로 추락했다. 지난 7일에는 2.15%(100원) 내린 4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9월26일 엔비티는 롯데카드와 애디슨 오퍼월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을 통해 엔비티는 롯데카드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 ‘디지로카’에 애디슨 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게 됐다. 애디슨 오퍼월이 구축되면 롯데카드 디지로카 사용자는 애디슨을 통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고, 플랫폼 내 ‘띵샵’에서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포인트 ‘띵코인’을 무료로 적립할 수 있다.
지난 9월22일에는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와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엔비티는 해당 계약을 통해 위메프 앱 서비스 내 ‘포인트’ 탭에 애디슨 오퍼월 시스템을 설치하게 됐다. 박수근 엔비티 대표는 “하반기 들어 국내 각각의 업종별로 손꼽히는 대형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한 오퍼월 네트워크 제휴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올해 역시 포인트 산업부문은 견고한 실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14일에는 메타버스 기반 소셜맵 서비스 ‘메타서울(Meta Seoul)’에 ‘사용자 간 타일 거래’ 기능을 새롭게 오픈했다. 이는 가상세계의 서울을 여러 개의 육각형 타일로 나눠 분양한 뒤 타일 소유자가 실제 부동산처럼 이를 개발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능으로, 메타서울 사용자는 보유한 타일의 가격을 직접 결정해 거래를 진행하고, 이로 인한 양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메타서울은 서울의 지리적 정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트윈 메타버스 서비스로, 엔비티가 7월 말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동시간대 2만명 이상의 접속자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으며, 총 가입 회원수 2만5388명을 확보했다. 엔비티는 여의도를 비롯해 강남, 잠실, 마포 등 인기 지역의 추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지속적인 사용자 유입을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3일에는 ‘지그재그’ 운영사 카카오스타일과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으로 애디슨 오퍼월을 지그재그 플랫폼에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지그재그 앱(App) 사용자들은 애디슨이 구축, 운영하는 오퍼월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플랫폼 내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무료 적립할 수 있게 됐다. 지그재그는 2021년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 중 최초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한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는 약 3800만건, 입점 스토어 수는 9000여개에 달한다.
지난 6월에는 대표 사업인 캐시슬라이드의 기술을 둘러싼 특허 분쟁이 종료되며 핵심 기술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6월23일, 엔비티는 2020년부터 진행돼 온 퍼스트페이스와의 특허 소송이 상대측의 취하 결정과 함께 종결됐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인 퍼스트페이스는 2020년 12월 엔비티가 개발한 캐시슬라이드가 ‘이동통신단말기의 활성화 시에 특정 동작이 수행되도록 하기 위한 방법, 이동통신단말기 및 컴퓨터 판독가능 기록매체’(제1160681호)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과 함께 특허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엔비티는 지난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영업수익)은 전년 동기(187억7800만원)에 비해 42.3% 증가한 267억21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억7500만원에서 117.9% 증가해 4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3억3100만원 손실에서 5억62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상반기 실적 역시 작년과 비교했을 때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액(영업수익)은 전년 동기(361억원) 대비 38% 증가한 498억3700만원, 영업이익은 50.8% 증가한 11억6200만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8억7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7억1100만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엔비티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았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7일 엔비티에 대해 “불황 속 MZ세대와 광고주에게 모두 주목받을 수 있는 애드테크기업”이라고 밝혔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제시하지 않았다.
채윤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불황으로 인해 MZ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인 무지출 챌린지가 콘텐츠 플랫폼 내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로 이어지고 있다. MZ세대는 웹툰, 음원,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의 유료 소비가 자연스럽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 기반의 리워드 광고 집행으로 광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채 연구원은 특히 애디슨 오퍼월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그는 “오퍼월은 무료 포인트 충전소와 유사한 개념”이라며 “한 화면에 다양한 광고들을 보여주고 소비자들이 선택적·자발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의 광고로, 개인 정보 수집 동의에 대한 허들까지 낮출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네이버 웹툰을 시작으로 2020년 네이버 페이, 2021년 토스, 카카오T, BC카드, 2022년 카카오스타일, 위메프, 롯데카드 등의 대형 플랫폼 사업자를 고객사로 확보해 각 플랫폼에서 애디슨 오퍼월을 사용하는 합산 월 활성 사용자(MAU)는 약 1000만명 수준”이라며, “고객사 입장에서는 사용자에게 유료 결제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고객 이탈을 제한하는 락인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 연구원은 엔비티의 올해 예상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138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48억원을 예상했다. 그는 “캐시슬라이드 사업에 애디슨 오퍼월 성장이 더해지며 매 분기 공헌이익이 고정비를 안정적으로 상회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될 구간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