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베스트=이상용 편집위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에스엠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해 주가가 3만원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에스엠은 지난 7일 “사업구조 효율화를 위한 그룹 계열사 구조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주가가 상승 동력을 얻을지 주목된다.
에스엠은 지난해 6월29일 2만1950원(52주 최저가)을 기록한 후 9월8일 3만93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시 급락해 지난해 10월26일 3만원선이 깨졌다. 올해 들어서도 실적부진의 영향으로 3만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400원(1.30%) 내린 3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한편 IB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에스엠스튜디오스를 통해 구조 개편을 추진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합작 파트너 영입을 통해 신설법인의 경영효율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에스엠은 지난해에는 국내외 F&B사업을 정리했고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기타 연결자회사의 구조조정을 지속할 것”이라며 “주가가 바닥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고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에스엠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842억원, 영업이익 1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0%, 90.0%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60억원)에 미치지 못한 어닝 쇼크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결 자회사 매출이 부진하면서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 에스엠의 사업은…
에스엠은 1995년 2월 설립했고 2000년 4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에스엠은 국내 및 일본, 중국, 태국,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음반을 기획해서 제작하고 유통하는 음악 콘텐츠 사업과 매니지먼트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또한 종속회사는 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 광고 사업, 여행 사업 등도 한다.
에스엠이 하고 있는 음악 콘텐츠 산업이란 작곡, 출판, 저작권, 공연, 매니지먼트, 음반, 광고, 영화 음악 등을 의미하며, 음악산업 중의 하나로 LP, CD, 카세트테이프와 같은 음반의 제작, 배급 및 출판과 관련된 산업을 총칭한다. 이는 '음반의 제조'뿐 아니라 '음악 서비스'를 포괄하면서 음악 산업과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Record Industry'가 아닌 'Recording Industry'로 명명되고 있다. 이는 음반산업이 '음반'이라는 상품의 제조, 판매뿐만 아니라 레코딩된 작품의 재산권과 매니지먼트 및 공연까지 포괄하는 개념을 의미한다.
음악을 중심으로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인 강타, BoA,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EXO, Red Velvet(레드벨벳), NCT, SuperM, 에스파(aespa)는 전 세계에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다양한 분야에 파급 효과를 만들고 있다. 에스엠은 지속적인 현지화 전략과 시장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또한 경쟁력 있는 콘텐츠의 지속 창출을 위하여 국내외 작곡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위한 네트워크 활용, 글로벌 플랫폼과 SNS를 통한 전 세계 홍보 전략 등을 이용할 계획이다.
에스엠은 아티스트의 공연, 음반, 음원 관련 사업 외에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전용 콘서트인 'Beyond LIVE'를 런칭하여 신규 사업 모델을 선보였고,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덤 확대로 역대 최대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한 신인 아티스트인 에스파(aespa)가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에스엠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을 위하여 다양한 현지화 전략 및 파트너십 구축, 경영시스템 확충 등을 병행하면서 견조한 성장을 이뤄 내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지난해 매출은 11% 감소,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83.9%나 줄어
에스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5798억7579만원으로 2019년 6578억25690만원 보다 1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4억9506만원으로 2019년(403억9670만원)보다 83.9%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803억4124만원 손실로 전년 161억8252만원 손실 보다 396.5%나 적자가 증가했다.
회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연, 광고, 여행 사업의 매출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가 큰폭의 영업이익 감소 원인”이라며 “국세청 세무조사에 따른 법인세 추징금 반영으로 당기순손실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나이스 기업정보에 따르면 에스엠은 동종 산업 내에서 △활동성-하위 △수익성-상위 △안정성-상위 △성장성-중위 △규모-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배구조 개편 에스엠스튜디오스 신설… 특별세무조사 받고 202억원 추징당해
에스엠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에스엠스튜디오스를 신설, 기존 비(非)음악사업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둘 예정이다.
에스엠은 에스엠스튜디오스를 신설한다고 4월5일 공시했다. 현재 자회사로 두고 있는 에스엠컬쳐앤콘텐츠, 키이스트, 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 미스틱스토리, 디어유 등 비(非)음악사업 총 5개사의 지분을 에스엠스튜디오스에 넘기고 에스엠이 에스엠스튜디오스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 중 에스엠컬처앤콘텐츠와 키이스트, 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은 상장사로 양도금액은 각각 505억원 719억원, 462억원이다. 이번 주식 양도는 6월 4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에스엠은 지난해 9월경부터 국세청으로부터 고강도의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이후 도합 202억1666만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당했다. 이 같은 금액은 에스엠이 보유한 자기자본 규모(약 6327억원, 2019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의 3.1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통상 국내 연예기획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각 지방청 내 조사1국 또는 조사2국에서 담당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예고 없이 본사에 투입된 점을 근거로 경영진의 법인자금 유출행위 등 특정 혐의가 포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
국내 및 해외를 덮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해외공연이나 각종 행사가 열리지 못하면서 연예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기에 특별 세무조사를 받게 된 이유가 있을 것이란 게 세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에스엠은 이와 관련해 통상적으로 받는 정기세무조사 일뿐 특별세무조사는 아니라고 밝혔다.
■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0%나 급감…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매출회복 지연 예상
IBK투자증권은 지난 7일 에스엠에 대해 “주가가 바닥인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원을 유지했다.
에스엠은 공시를 통해 사업구조 효율화를 위한 그룹 계열사 구조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엠은 100% 자회사인 ‘에스엠스튜디오스’를 설립하고 에스엠이 소유하고 있는 SM C&C, 키이스트, SM Life Design Group, 디어유, 미스틱스토리의 지분 전량을 신설법인인 에스엠스튜디오스에 현물 출자한다고 밝혔다.
에스엠은 “엔터테인먼트 사업 가운데 음악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음악사업 계열회사를 구조개편하고 경영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음악사업을 통합·관리하는 자회사를 신설해 해당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에스엠은 최근 경쟁사 대비 아티스트 라인업 부재와 연결 자회사 문제로 시장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연결 영업이익은 2012년 605억원에서 지난해 6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에스엠·에스엠재팬·드림메이커 등 영업이익 체력은 250억~700억원 사이로 견조했다. 그 사이 연결자회사의 영업손실이 200억원 내외로 커지면서 연결 영업이익이 저조했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하지만 에스엠스튜디오스를 통해 구조 개편을 추진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합작 파트너 영입을 통해 신설법인의 경영효율화를 진행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삼성증권은 지난 3월12일 에스엠에 대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음반, 음원 및 영상 콘텐츠는 견조 했으나 오프라인 공연 부재 및 마케팅 수요 둔화에 따른 광고 매출 감소 등으로 외형 감소를 피하긴 어려웠다”며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를 기존 4만3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에스엠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2% 줄어든 13억원, 매출은 5% 감소한 1842억원이다.
삼성증권은 “국세청의 세무조사(2015~2019년 및 2020년 일부 대상) 결과 추징금 202억원을 부과 받았는데 현재 불복 절차를 진행 중이나 이를 4분기 실적에 반영함에 따라 지배주주순손실은 513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걸그룹 ‘에스파’가 아바타 ‘아이-에스파’ 활동을 확대하는 한편 샤이니 등 기존 아티스트의 활발한 활동으로 방송 광고 출연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SM C&C, 키이스트 등 콘텐츠 사업은 자체 기획 역량 강화 등으로 수익 극대화 도모할 전망”이라며 “오프라인 활동 본격 재개 시점 등에 따라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은 있으나 저조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는 SM JAPAN 등 자회사의 이익 및 본사 수익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KB증권도 지난 3월12일 보고서에서 에스엠에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해외 자회사들의 매출이 저조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4만2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9.5%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여전히 ‘매수’를 유지했다.
KB증권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자회사들의 매출 회복 시기가 지연되고 신인 그룹의 데뷔 일정 등도 예상보다 지연돼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에스엠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842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 90.2% 하락했다. 영업이익 기준 시장 전망치를 60억원 밑도는 수준이다. KB증권은 “에스엠 별도부문 매출액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NCT, SuperM 등 주요 아티스트의 앨범발매로 전년 대비 1.2% 감소에 그쳤다”며 “다만 일본 활동 부재로 SM Japan의 매출액이 53.2% 감소했고 공연 제작사인 드림메이커의 매출액이 66.1% 줄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올 상반기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며 “주요 자회사의 매출 회복세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신인 보이그룹 데뷔를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태”라며 “EXO와 NCT의 빈 자리를 채워줄 아티스트 파이프라인 강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