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쓰리서치 "수주잔고 2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흑자 전환 기대"
[데일리인베스트=한은정 기자] 2차전지 공정 장비 제조 전문기업 하나기술은 지난해에 3분기까지 매출액이 22%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239% 증가하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고압처리 장치인 WIP(Warm Isostatic Press) 장비, 초박막유리(UTG·Ultra Thin Glass) 정밀 가공장비인 열면취장비(Heat Chamfering) 등 하나기술의 신사업이 향후 성장 모멘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현재 수주잔고는 2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는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3년 3월 설립된 하나기술은 2차전지 공정 장비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원형, 각형, 파우치형 등 배터리 전 폼팩터에 대응해 2차전지 장비를 제작 납품한다. 국내 2차전지 장비업체로는 유일하게 국내 2차전지 제조 3사인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또한 해외 고객사로는 일본의 무라타(Murata), 태국의 글로벌파워시너지(GPSC) 등을 확보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는 2020년 11월 상장됐다.
하나기술은 2020년에 세계 최초로 반도체 전지의 조립공정과 화성공정 라인 장비를 턴키로 수주 받으며 장비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 가고 있다. 또한 하나기술은 극판 공정을 제외한 조립, 활성화, 팩(Pack) 공정 및 검사장비의 턴키 솔루션 제공이 가능한 국내 유일 업체이다.
신규 사업으로는 열면취 장비, 전고체 전지용 등가압 프레스기, 전고체 전지용 황화리튬 및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소재사업 그리고 폐배터리 재활용 장비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열면취 기술은 고온 가열된 발열체를 유리 엣지에 접촉하여 유리를 분리시키는 공법으로 열에 의한 유리의 팽창과 수축작용을 이용하여 유리를 마이크로 단위로 정밀하게 가공하는 기술이다. 전고체 전지용 등가압 프레스기는 내부 공극 발생 및 소재간의 물리적 접촉 문제해결이 가능한 유일한 공정기법으로, 7000바(bar; 기압 단위) 및 고온·고압을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설비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향후 양산화 장비를 사업화할 계획이다.
또한 하나기술은 중국, 헝가리 등 해외 법인 설립으로 글로벌 시장에 확장 중이며 올해 미국 조지아주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중순 5만2000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하나기술은 상승세를 보이며 5월 초 6만4000원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곧바로 하락 반전하여 5월말 5만3000원대로 내려갔다가 바로 반등하며 6월 초순 6만2000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는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며 8월초 2만5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8월 중순부터는 2만9000원을 오르내리다 11월초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12월초 1만60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횡보하다가 최근 반등하며 2만3000원을 넘어섰다. 지난 7일에는 전날보다 0.86%(200원) 내린 2만30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일 하나기술은 초고속 2차전지 스태킹(Stacking) 장비를 프랑스에 첫 출하했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기술은 지난 2023년 12월과 지난해 6월 두차례에 걸쳐 2차전지 고속 스태킹 양산라인 및 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하나기술이 공급하는 장비는 파우치형 라지셀(600㎜) 기준 초고속 속도와 ±50㎛ 이하의 정밀성을 갖추고 있어 기존 공정 대비 효율성 및 품질 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태킹 장비는 2차전지 제조 공정에서 핵심 설비로 배터리 양극과 음극, 분리막을 층층이 쌓는 역할을 한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이번 프랑스 수출은 하나기술의 글로벌 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세계 각국의 2차전지 제조업체들에게 고성능 스태킹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통해 2차전지 양산 공정의 효율성과 정밀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2차전지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1월28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하나기술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지정을 한다고 밝혔다. 사유는 ‘단일판매·공급계약 미이행’ 공시번복이다. 부과벌점은 4.5점이다.
하나기술은 지난해 3분기에 아쉬운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231억680만원으로 전년 동기 211억5483만원 대비 9.2%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이 56억4366만원으로 전년 동기 40억397만원 대비 41.0%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102억1131만원으로 전년 동기 13억3413만원 대비 665.4%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686억407만원으로 전년 동기 876억1543만원 대비 21.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69억9857만원으로 전년 동기 50억1324만원 대비 239.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07억9804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19억731만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하나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7일 그로쓰리서치는 하나기술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연구개발(R&D) 비용 감축 등을 통해 올해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전고체 전지 관련 수주 모멘텀으로 이벤트성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하나기술의 향후 성장 모멘텀 및 투자포인트로 △전고체 전지용 등가압 프레스기 △열면취장비를 꼽았다.
이 연구원은 “WIP는 고압수를 이용해 모든 방향에서 균일한 압력을 전달하는 장비로 전고체 전지 제작시 고체 전해질의 계면 특성 향상을 위한 고온·고압을 동시에 구현하는 프레스 공정이 필수다. 전고체 전지용 등가압 프레스기는 내부 공극 발생 및 소재 간의 물리적 접촉 문제 해결이 가능한 유일한 공정기법으로 하나기술은 7000바 및 고온·고압을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 WIP 공정 특성상 추가 공정 구성 및 시간 지연 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하나기술은 세계 최초로 30㏙(농도를 나타내는 단위) 수준의 생산성을 확보(경쟁사 대비 생산성 20배 향상)했다. 현재 국내 배터리 L사에 파일럿 라인 장비 3대 정도를 수주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국내 S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완성차 업체 B사와 랩 설비 수준으로 납품한 레퍼런스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열면취장비와 관련, 이 연구원은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의 트렌드는 접거나 휘어지는 것이 가능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의 핵심은 디스플레이 커버 글라스를 접거나 휠 수 있게 가공하는 기술로, 0.1T 이하의 UTG를 보다 정밀하고 강도가 강하게 가공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하나기술은 열면취 기술을 상업화 기술로 준비 중”이라며 “열에 의한 유리의 팽창과 수축 작용을 이용하여 유리를 마이크론 단위로 정밀하게 깎아내는 기술이다. 기존 휠엣지그라인더(Wheel Edge Grinder) 방식 및 불산을 이용한 유리 식각 기술 대비 향상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면취장비는 고객사(OLED 웍스사) 샘플 대응 및 열면취 공정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고객사 수주가 나올 경우 열면취 공정 자동화 설비 개발 및 양산화 장비 납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고객사가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샘플을 제작해서 완성차 업체 OLED 후미등으로 일부 적용했다. 초기사업은 장비 판매-중장기적 사업 확장은 열면취 임가공 비즈니스를 통해 반복적인 매출 발생을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향후 실적과 관련, 이 연구원은 “2024년 영업이익은 적자로 마무리할 것”이라며 “현재 수주잔고 2000억원 수준으로 2025년 매출 증대 및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단, 최근 2차전지 전방시장의 분위기는 수주 계약 이후 납기 지연 이슈가 있어서 수주 이후 납기가 연기되는지는 투자기간 동안 지속해서 체크할 필요가 있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연구개발(R&D) 비용 감축을 통한 비용 감소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체크포인트 및 리스크 요인으로 그는 “하나기술의 2025년 경영계획은 실적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잡고 있다”며 “2023~2024년 2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상황과 수주 이후 공시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지정예고 등 경고성 조치를 받은 만큼 시장에 신뢰를 많이 잃었다. 이에 시장 기대치 회복을 위해서는 숫자로 증명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고체 전지와 관련한 수주 모멘텀은 2025년도 업계 전반에 걸쳐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며 “이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 중심으로 수주 모멘텀이 있어서 단기적으로 이벤트성 상승도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다만 투자시기나 규모 등은 전적으로 전방 고객사 결정사항으로 실질 수주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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