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R협의회 "네오이뮨텍 등 국내 유사업체 대비 시가총액 저평가"

큐리언트는 2008년 7월2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분사 설립된 바이오기업이다. 항암 신약에 주력하는 전문 바이오텍으로 전환해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 출처=큐리언트]
큐리언트는 2008년 7월2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분사 설립된 바이오기업이다. 항암 신약에 주력하는 전문 바이오텍으로 전환해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 출처=큐리언트]

[데일리인베스트=민경연 기자] 신약개발 전문기업 큐리언트는 매출액은 2% 감소했지만 영업손실도 14% 감소하며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큐리언트가 현재 국내 유사업체보다 시가총액이 저평가돼 있으나 면역항암 후보물질 ‘Q901’과 ‘Q702’의 키트루다(머크의 면역항암제) 병용임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하순부터 하향각을 그리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큐리언트는 2008년 7월2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분사 설립된 바이오기업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로부터 결핵 치료제와 항염증 치료제 프로그램을 기술 도입했다. 이어서 독일의 막스플랑크(Max Planck Institute), 리드 디스커버리 센터(Lead Discovery Center)로부터 항암면역·내성암 치료제를 도입했다. 신약 개발의 임상이나 생산과 같은 기능적인 부분은 외부 소싱을 통해 진행하며 연구개발 과제의 실질적인 부분에 집중해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하다. 코스닥시장에는 2016년 2월29일 상장됐다.

설립 초기에는 NRDO(Non Research & Development Only) 사업모델을 통해 안정적인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초기 도입했던 파이프라인의 기본적인 연구 개발은 완료해 기술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제는 포텐셜이 높은 항암 신약에 주력하는 전문 바이오텍으로 전환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주요 파이프라인은 4개로 항암 부문은 Q702(고형암)와 Q901(위암, 식도암, 간암, 자궁경부암), 항생 부문은 ‘Q203’(다제내성결핵, 부룰리 궤양), 항염 부문은 ‘Q301’(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다. 대부분의 임상은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 초 1만1000원대였던 큐리언트는 하향각을 그리며 3월 하순 7000원대로 주저앉았다. 3월말부터 반등하며 4월 하순 1만2000원대로 올라선 뒤 6월초까지 1만1000원 안팎에서 오르내렸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7월초 7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후에는 소폭 반등한 뒤 최근까지 800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전날보다 2.74%(200원) 내린 709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5일 큐리언트는 미국 정부기관인 국립암연구소(NCI)와 항암제 후보물질 ‘Q901’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큐리언트와 NCI는 공동으로 소세포폐암(SCLC)에서 Q901의 효능 및 표준 치료법과의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해 평가할 예정이다. Q901은 세포의 분열 주기를 조절하는 핵심 인자인 CDK7을 저해한다. 세포주기조절 및 DNA 손상 복구 저해, 전사 조절 기전을 유도하는 계열 내 최초(first in class)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Q901은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앞선 1일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시행하는 ‘제약산업 전주기 글로벌 진출 강화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큐리언트는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중인 항암제 ‘Q901’의 임상 1·2상 비용의 일부를 지원받게 됐다.

제약산업 전주기 글로벌 진출 강화 지원사업은 국내 제약기업의 전략적 해외시장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시행되는 보건복지부 민간 경상보조사업이다. 해외 진출 기업을 우선 대상으로 1~2개 회사를 지원하며, 해외 생산품질 고도화 상담 혹은 바이오벤처 위탁생산을 지원한다.

큐리언트는 지난 2분기에 수익성이 소폭 개선됐다. 매출액은 22억2757만원으로 전년 동기 22억7638만원에서 2.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64억4211만원으로 전년 동기 74억9872만원에서 14.1% 감소했다. 당기순손실도 62억9444만원으로 전년 동기 73억9335만원에서 14.9% 줄었다.

지난 2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43억7738만원으로 전년 동기 42억8546만원에서 2.1%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36억3010만원으로 전년 동기 122억1213만원에서 11.6%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131억6418만원으로 전년 동기 119억364만원에서 10.6%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큐리언트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IR협의회는 큐리언트에 대해 Q702와 Q901의 키트루다 병용임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향후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달미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주요 후보물질인 ‘아드릭세티닙(Q702)’은 종양미세환경 내에서 면역 활성화에 관여하는 세 가지 타깃 동시에 저해하는 삼중저해(Axl, Mer, CSF1R) 면역항암제”라면서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는 기전으로, 자체로도 항암효능이 있으면서 키트루다와 같은 항PD-1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아드릭세티닙은 단독과 병용 두가지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단독으로는 미국에서 진행 중이고, 임상 1상 용량 증가 시험이 완료되어 오는 11월 미국 항암면역학회(SITC)에서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재 임상1상은 말기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에 있는데 단독 투약에서 의미 있는 질병통제율(DCR)을 보이는 것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번 임상결과는 지난 4월 항암 면역 지표인 인터페론감마의 증가를 보여준 이후, 11월에 실제 환자의 반응을 발표하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상업 임상과 별도로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희귀혈액암을 대상으로 연구자 임상 2상에 들어갈 예정이고, 효능이 확인되면 허가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큐리언트가 2021년 MSD와 키트루다 병용 임상을 진행하기로 공동연구 계약을 맺어 임상에 필요한 키트루다 전량을 무상공급 받기로 결정했고,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1b·2상을 진행 중에 있다”며 “키트루다는 인터페론 감마가 잘 발현되어 있는 환경일수록 효능이 증가한다는 여러 논문들이 있는데, 아드릭세티닙이 인터페론 감마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하반기 중간결과 발표가 예상돼있어 결과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결핵치료제인 Q203과 관련, “지난 2월에 세계 최대 결핵치료제 개발 국제기구인 TB얼라이언스에 라이선스아웃(LO) 됐다”며 “결핵 치료제는 공공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대부분 비정부기구(NGO)에 라이선스 아웃을 한다. 이들은 선급금 대신에 향후 상업화되었을 때 이윤을 나누어 주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 치료제는 향후 우선심사권(PRV) 확보를 목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임상2b상에 대한 프로토콜을 진행 중이고, 임상 2상을 마치고 제약사로 라이선스 아웃 할 예정”이라며 “이미 임상2a상에서 효능이 나왔기 때문에 임상2b상 결과 도출도 긍정적이다. 이는 PRV 확보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에 기업가치 상승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항암제 Q901과 관련, “CDK7에 높은 선택성을 보이는 난치성 암 타깃 항암제”라며 “CDK7은 세포 주기 조절 인자들 중 하나인데 이를 저해하게 되면 세포 분열주기에 문제가 생긴 암세포를 특이적으로 사멸시킬 수가 있다. 따라서 Q901은 선택성이 월등하여 이에 따라 높은 안전성 및 효능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Q901은 이미 전임상에서 호르몬 치료요법이나 기존 치료제인 CDK4/6 억제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암종에서 단독요법으로 항암효과를 확인했고 암세포의 DNA 회복 기전 억제 및 유전체 불안전성을 높여 면역관문치료제 병용과의 효과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Q901은 10월 유럽 암학회(ESMO)에서 임상1·2상 디자인을 공개하고 예상보다 빠른 효능 확인에 힘입어 2024년 초 암학회에서 Q901의 효능발표가 가능, 긍정적인 데이터 도출 시 라이선스 아웃도 가능할 것”이라며 “또한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 준비를 위해 MSD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임상1상에서 유효용량 확인 후 병용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실적과 관련, 이 연구원은 “자회사인 에이치팜 인수 이후 매출액은 모두 의약품 유통으로부터 발생되고 있는데 , 2022년 매출액은 85억원(전년 대비 +73.3%)을 시현하였다”며 “2023년 연간 매출액은 114억원(전년 대비 +34.6%), 영업적자는 278억원으로 전년도와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매출성장세는 의약품 유통에서 점진적인 취급품목 확대과 고객 증가에 따른 국내 영업망 확대가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비용 투자로 인해 2023년에도 적자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그는 “국내 및 해외 경쟁사들은 면역항암제 업체로 키트루다와 병용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들이 가장 유사하다”며 “국내 업체 중에는 파멥신(610억원), 네오이뮨텍(2220억원), GI이노베이션(6493억원)이 있는데 파멥신을 제외하고 시가총액(953억원)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원인은 2022년 거래재개 이후 오버행 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하락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해외 유사업체로는 미국의 엑셀리시스(8조9000억원)가 있다”며 “엑셀리시스는 카보잔티닙이라는 후보물질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투여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되면서 시가총액이 크게 상승하였다. 따라서 Q702와 Q901의 키트루다 병용임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향후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큐리언트는 바이오 특례상장 기업 중 처음으로 분기 매출요건 미충족 사유로 2021년 5월에 거래가 정지되었고, 이후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 기업심사위원회를 거쳐 상장유지가 결정되어 2022년 10월 거래가 재개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재개 이후 과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 이를 통해 발행된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었고 바이오 센티 악화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로 주가 하락이 지속됐다. 현재 남아있는 오버행은 없는 상황이며 바이오 센티는 회복 중”이라며 “이에 따른 리스크는 해소됐다.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적자회사로써 추가 자금조달은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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