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고성장 체계 갖춰지고 있어…'모빌진' 매출 본격화"
[데일리인베스트=김지은 기자] 자율주행 등 미래모빌리티가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는 현대오토에버가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월28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의 지난해 4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703억8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조5625억9300만원 대비 32.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61억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868억1400만원 대비 10.7%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713억6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07억8600만원 대비 17.4% 증가했다.
현대오토에버는 2000년 오토에버닷컴으로 설립된 현대자동차그룹 내 시스템통합(SI) 업체로, 2019년 3월 코스피시장에 상장됐다. 2021년 4월 1일부로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소프트웨어 사업)을 흡수합병하면서 사업영역이 확대됐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6월25일 14만35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해 10월6일 9만33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이며 11만5000원 안팎에서 오르내리더니 지난 1월4일에는 14만2000원을 기록하며 14만원대에 진입했다.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는 지난 1월26일 12만3500원까지 다시 떨어졌으며 지난 1월28일에는 전일 대비 4.84%(6000원) 오르며 13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오토에버가 연간 매출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완성차 인도네시아 공장 IT시스템 구축, 스마트팩토리 인프라 구축, 자율주행 차량 관제 시스템 및 테스트베드 구축 등이 매출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목표로 연간 예상 매출액 2조3000억원, 11% 성장률을 제시했다.
신규 채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의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수는 4980명으로 연초 3508명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이중 500여명이 신규 채용이었다.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인재확보에 나서 연구개발 역량을 높였다.
최근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자동차그룹 내 분산된 소프트웨어 역량을 통합해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과 시장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3사(현대오토에버·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 합병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통합 클라우드 플랫폼 2.0을 구축 완료하고, 차량 표준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을 개발해 양산 적용하는 등 다양한 부문에서 성과를 올려 부문별 매출을 크게 신장시켰다.
올해는 더 많은 차종에 표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며, 최초로 양산차량에 적용된 제어기 무선 업데이트(OTA) 솔루션도 확대 적용한다.
더불어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인공지능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형 소프트웨어 사업 추진을 강화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의 사업 구조 전환을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미리 개발해 구독형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토에버는 B2B2C(기업과 기업간 거래,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를 결합한 전자상거래)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 확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현대오토에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28일 현대오토에버에 대해 고성장을 위한 체계가 갖춰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는 15만5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임 연구원은 “2022년 현대오토에버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진’ 매출이 본격화 된다”며 “현대차 GV60, G90 적용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중대형 차량에 확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오토에버는 2022년 차세대 ERP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자율주행 시범 인프라 구축 참여로 2023년 이후 추가 성장 동력 확보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기차를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 모델로 변화시킬 기술력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임 연구원은 “보통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하드웨어를 통한 상품성 차별화가 어렵다보니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 판매를 통한 신규 수익 창출이 필요하다”며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통합 OS(운영체제) 역할을 하는 모빌진 데이터 축적과 향후 서비스 모델 개발에 중심이 될 클라우드 관리, 전장 부품 소프트웨어 검증, 내비게이션 지도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0일 현대오토에버에 대해 구독형 서비스와 자율 주행 차량 확대 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0만원을 신규로 제시했다.
오 연구원은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 중이다. 향후 5년간 전장 제품 확대에 따라 차량 내 아키텍쳐의 수요 증가로 가격과 수량이 동시 증가하는 구간”이라며 “전장 제어기 수는 분산형 구조가 도메인 통합으로 플랫폼 변화도 나타날 전망인데 전장 소프트웨어의 플랫폼 구축이 자동차 시장 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포인트”라고 말했다.
또한 “주요 플랫폼 ‘모빌진’을 통해 향후 차량에 탑재되는 SW(소프트웨어)의 구독형 매출 구조 비즈니스도 주목할 만하다”며 “OTA 통합 업데이트 매출 방식으로 차량 당 매출 발생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ITO(IT 아웃소싱) 및 SI 부문 고성장도 주목했다. 오 연구원은 “자동차, UAM(도심항공교통) 등 모빌리티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클라우드 연동 서비스 차량은 2017년 50만대에서 2025년 30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으로 데이터센터 운영 및 관리도 향후 차량 데이터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모빌진, 내비게이션 등 차량용 SW 매출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할 전망으로 합병 업체와의 시너지를 통한 실적 개선도 주목할 포인트”라며 “올해 구독형 서비스 확대 및 자율 주행 차량 확대 시 수익성 개선 속도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은 지난 7일 “2022년부터 레벨3 자율주행 보급이 본격화되고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도 2024년까지 탑재 차종을 늘릴 것”이라며 “글로벌 커넥티드카 기반도 지난해 1억8000만대에서 2024년 3억5000만대로 급증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관련 자동차 생산이 늘어난다면 수혜폭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넥티드카란 인터넷과 상시 연결된 자동차를 의미한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6만원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확산에 따라 차량용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이 모빌진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사업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