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베스트=유민주 인턴기자] 지난해 마스크 사업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한글과컴퓨터가 올해는 신사업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4월에 접어들면서 1만원대를 돌파해 서서히 상승하면서 9월에는 2만원대에 도달했다. 이후 지난해 10월말부터 지난 25일까지는 1만7000~1만8000원을 오르내리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올해 신사업 성장과 아마존과의 협력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적 개선이 기대돼 목표주가를 3만1000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 한글과컴퓨터 사업은…
한글과컴퓨터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법을 목적으로 1990년 10월 설립됐으며 1996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한컴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오피스SW 및 솔루션 개발 민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종속회사로는 한컴라이프케어(50.8%)와 한컴MDS(32.4%) 등이 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1971년 설립해 공기호흡기와 방독면, 방열복, 방화복, 소방용화학보호복 등 각종 안전장비를 생산·공급하고 있는 국내 1위의 개인안전장비(PPE)전문 기업이다. 2017년 한글과컴퓨터에 편입된 이후 그룹의 ICT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군·소방·산업 시장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공공 안전 분야로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컴MDS는 임베디스 개발솔루션을 공급하는 본사와 주요 자회사인 한컴텔라딘, 한컴 로보틱스, 한컴모빌리티로 구성된다. 별도 매출 기준 현대차그룹, LG그룹, 삼성그룹 등의 상위 10개 고객이 약 25%의 비중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약 2000여개의 기업으로 분산되어 있다. 자동차와 산업용 소프트웨어의 매출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한컴인텔리전스는 지난해 7월 한컴MDS에서 물적분할된 회사로 현재 한글과컴퓨터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임베디드 하드웨어 설계 및 시뮬레이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한글과컴퓨터에 인수됐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우주에 인공위성을 띄우고 위성의 움직임을 관제하는 '인공위성 지상국 시스템'을 만든다. 또한 인공위성 기지국 기술과 위성 영상 처리 분석 기술을 2018년부터 드론 분야로 확장해 왔다. 무인드론을 직접 날리고 관제하면서 공중에서 촬영·수집한 영상 정보를 위성 사진 분석하듯 비교·분석하는 사업이다.
■ 지난해 매출액 4000억원 돌파…수익성·규모 ‘최상위’
지난해 한글과컴퓨터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013억6851만원으로 2019년 매출액 3192억5551만원보다 25.7%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늘어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82억1422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영업이익 332억723만원보다 105.4% 상승한 수치다.
2020년 당기순이익은 438억1707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전년(221억2553만원) 대비 98.0% 상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선전한 이유로는 재택근무 확산과 인수합병(M&A)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디지털분야 이용이 증가하면서 한컴오피스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신규 고객이 확대된 것이다. 온라인 접속만 하면 문서작성이 가능한 오피스 소프트웨어(SW)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제공하는 ‘한컴스페이스’ 이용자도 급증했다.
M&A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한컴라이프케어가 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2020년에 마스크, 보호복 및 진단키드까지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20년 마스크 등 방역 관련 매출액은 국내외 공급으로 151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마스크 생산 CAPA를 4억장 이상으로 확대하여 마스크의 글로벌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반기 백신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어 생산가능 물량인 4억장을 전부 적용하지 않고 올해 2억5000만장 수준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이스기업정보원에 따르면 한컴은 동족 산업 내에서 △활동성-하위 △수익성-최상위 △안정성-상위 △성장성-중위 △규모-최상위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 드론 전문 스타트업 ‘어썸텍’ 인수…스마트시티 관련 솔루션 제공 예정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3일 드론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비롯해 드론 양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드론 전문 스타트업 ‘어썸텍’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어썸텍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드론용 배터리 관리, 특수목적용 드론 개발 기술 등이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스마트 패러슈트, 패러글라이더 기술의 경우 GPS를 내장해 독립적인 비행 제어가 가능해 추락 시 낙하산을 자동으로 펼쳐 지정한 지점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또한 한글과컴퓨터는 국내 토종 1세대 드론 업체인 순돌이드론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순돌이드론은 2015년 설립돼 군사용·산업용·농업용·교육용 등 산업별 분야별 드론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군사용 드론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소방본부·경찰에도 드론을 납품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국내외 드론 시장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에 투자하면서 국내 드론 시장의 경쟁력과 자생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국내 드론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글과컴퓨터의 IT, 드론 등 신기술과 소방 안전 시스템을 연계하면서 스마트시티 관련 솔루션이 2021년에 본격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해 소방안전플랫폼과 관련된 테스트를 진행했었다. 또한 전주시에서 2달 간 드론을 활용한 화재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무인 드론의 활용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따라서 향후 정부의 디지털, 그린 뉴딜 정책 및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아마존 SaaS 전략 핵심 파트너로 성장…올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매출 기대
한컴은 아마존과의 협력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시장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 한컴은 앞서 2018년 아마존 ‘워크독스’에 문서 편집기를 출시해 지난해 말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20’에 참여하며 비대면 업무 협업 플랫폼인 ‘한컴웍스’를 소개했다.
한컴웍스는 웹오피스, 그룹웨어, 메신저 등이 포함된 협력 플랫폼으로 독일의 넥스트클라우드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이 서비스는 올해 1분기 중으로 AWS 마켓플레이스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AWS 마켓플레이스는 AWS 계정을 보유한 기업들이 SaaS 솔루션을 사용하면 이용요금이 AWS 청구서에 포함된 후 향후 이용요금은 판매자에게 지불된다. 넥스트클라우드가 유럽 공공 및 B2B 시장에 업무 협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유럽 시장부터 해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워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SaaS 시장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피스365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SaaS 부문에서 우위를 가지기 때문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은 대안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유럽, 일본 내 대형 소프트웨어 유통사와 한컴오피스는 공급 계약을 2019년에 이미 마무리해 2021년 코로나19가 완화된 이후 MS오피스의 대체 소프트웨어로 해외에서 채택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는 한컴오피스가 글로벌 SaaS 시장에서 스마트워크의 핵심 서비스로서 재평가 받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한글과컴퓨터는 아마존 SaaS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서 1분기 한컴웍스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은 한글과컴퓨터의 목표주가를 3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오피스 기반의 본사 기업가치 5141억원, 한컴라이프케어와 한컴MDS의 지분가치 각각 2022억원, 466억원을 합산하여 산출한 금액이다. 또한 한글과컴퓨터의 현 시가총액은 2021년 예상 PER 10.7배로 글로벌 SaaS 기업들의 평균 예상 PER 37배의 약 28%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아마존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가장 저평가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판단했다.
유진투자증권도 한글과컴퓨터의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본사와 자회사의 안정적인 실적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최고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2만5000원으로 12.1% 상향 조정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글과컴퓨터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4%, 5.3% 늘어난 1002억원과 152억원으로 전망한다”며 “본사의 안정적인 실적과 함께 한컴라이프케어 KF94 마스크 수출 지속, 코로나 대응 방역복 매출이 지속되고, 한컴MDS 실적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지만, 목표주가는 2만4000원을 유지했다. 1분기에는 마스크 판매지역을 유럽지역으로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반기 백신접종으로 판매량에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한컴모빌리티의 전기차 관련 매출도 하반기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며 연결회사들의 드론사업도 진행될 것으로 추정되어 올해 하반기에는 마스크 관련 실적보다 신사업의 성장세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