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인베스트=김주환 인턴기자]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하게 주가가 오르다가 1월 중순부터 내리막을 타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최근 반등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미스터 션샤인’, ‘스위트홈’ 등을 만들며, K-드라마의 선두주자에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지난 10일 전날보다 1800원(1.86%) 상승한 9만87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1월22일 10만92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을 걷다가 재상승의 기미를 보인 것이다.
이같은 반등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했지만 시장에서 성장성이 더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스튜디오드래곤의 사업은…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NM의 자회사로, CJ E&M(현 CJ ENM)의 드라마 사업부문이 2016년 5월에 물적분할된 회사이다. 드라마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여 미디어 플랫폼에 배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방송사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와 같은 주문형비디오(VOD),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에도 콘텐츠를 유통, 배급하면서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작년 말, 싱가포르 관광청과 해외촬영 지원 업무협약(MOU) 체결을 시작으로 해외 로컬 제작사, 방송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화를 확대 중이다.
■ 2020년 4분기 주춤거렸지만, 역대 최고의 실적발표…전년 比 영업 이익 71.1% 상승
스튜디오드래곤은 2020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1.1% 증가한 491억원으로 집계되었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 역시 역대 최대인 52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2%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순이익은 296억원으로 12.1%로 증가했다.
스튜디오드래곤에 따르면 이같은 실적은 K드라마의 전세계적인 영향력 확대로 인한 IP 가치상승의 결과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2020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377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 대비 매출액 상회, 영업이익은 하회하는 모습이다. 당기 순이익은 28억4700만원의 손실을 보았다.
이는 비용 측면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스위트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VFX 비용 증가로 예상했던 프로젝트 마진에 못 미쳤으며, 전년 대비 높은 성과에 따른 1회성 인센티브가 그 이유로 꼽힌다.
나이스 기업 정보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동종 산업 내에서 △활동성-중위 △수익성-중위 △안정성-상위 △성장성-중위 △규모-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넷플릭스를 통해 입증한 K-드라마의 가능성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랭킹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올 한해, 베트남과 싱가포르를 포함한 7개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티비 프로그램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경이로운 소문’을 뽑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마법사 같은 한국의 드라마 제작자들이 만들어낸 로맨틱 코미디의 변주’라는 호평을 들으며 뉴욕타임즈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톱10에 선정됐다.
이외에도 스위트홈,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과 같은 드라마를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였고, 성공적으로 전 세계에 흥행시키며 믿고 보는 K-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다.
이 같은 영향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실제 스튜디오드래곤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 판매된 지적재산 수는 157편이며, 평균 판매 가격은 신작기준 29% 상승했다. 무엇보다 해외매출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20%로 증가했다는 점은 회사의 성장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OTT 시장, 글로벌 프리미엄 스튜디오로 도약할 수 있을까
작년 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과 그로 인한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은 글로벌 OTT시장의 빠른 성장을 가져왔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5000억원이 넘는 결제수입을 벌어들였다.
2021년 OTT 시장은 디즈니플러스, HBO 맥스와 같은 글로벌 OTT 업체 진출이 가속화되며, 본격적인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2020년 3분기 330만 가입자를 넘겼다. 웨이브, 티빙, 왓챠와 같은 국내 OTT 업체들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으며, 쿠팡 역시 쿠팡 플레이를 선보이며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국내 최대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로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제작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4일 스튜디오드래곤은 늘어나는 시장에 맞춰 콘텐츠 노출 채널과 플랫폼을 다각화 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것을 예고했다.
2021년 제작 편수는 전년 대비 3편 증가한 30편으로 예상된다. 기존 지상파·케이플 티비 이외에도, 넷플릭스, 티빙, 아이치이 오리지널로 각각 3편 제작이 계획되어 있다. 그 중, 티빙과 아이치이 오리지널의 작품들은 각각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유미의 세포들’과 ‘간 떨어지는 동거’들이다. 최근 스위트홈을 비롯한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들은 엄청난 화제성과 인기를 불러 모았다.
이에 더해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기획을 통한 10편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을 갖춘 작품 확대와 자체 기획 역량 기반 IP 확보를 통해 해외 판매 비중 확대와 단가 인상을 동시에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증권사의 평가는 상당히 호의적이다. 목표주가로 현 주가보다 20~30% 높은 12만~13만5000원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실망스럽게 나온 직후인 지난 5일 목표주가를 오히려 10만8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