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메리디안 매출 비중 증가로 수익성 개선 전망"
[데일리인베스트=이승주 기자] 동물용·인체용 진단시약 개발 전문업체 바이오노트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이 7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바이오노트가 세계 최대 반려동물 시장인 미국에서의 사업 활동이 본격화된다면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하향각을 그리는 주가가 상승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3년 설립된 바이오노트는 동물용 진단제품과 진단제품 원료 등을 개발 생산하는 진단업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진단시약을 제공하면서 급성장했다. 코스닥시장에는 지난해 12월22일 상장했다.
동물용 진단 및 진단 장비 사업인 동물진단 사업과 인체 진단용 원료 물질 공급 사업인 바이오 컨텐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동물 진단 사업부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부다.
바이오노트의 차별점은 자체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에 있다. 진단의 가장 핵심 원료인 검출용 항원, 항체 외에도 분자진단 시약 원료인 다수의 효소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단순 생산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R&D 역량을 확보하여 최적의 검출 감도 도출을 위한 신규물질 연구와 생산 효율 최적화를 병행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동물진단 분야 노하우를 내세워, 바이오노트는 현재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최대 규모 수의 컨퍼런스에 참여해 동물용 형광면역분석 제품 ‘Vcheck F’와 분자진단 제품인 ‘Vcheck M’ 등을 소개하며 해외 영업을 늘리는 중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인수한 미국 체외진단 업체 메리디안과 사업 시너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메리디안은 분자진단용 원료 경쟁력, 영업망,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경험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바이오노트는 동물용 진단 사업에서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분자·생화학진단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생화학진단, 혈액검사, 소변검사, 차세대 화학발광 검사 등으로 동물진단 제품 다각화를 준비 중이다. 동물 항체치료제 및 백신 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중순 8500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바이오노트는 2월 하순부터 가파르게 하락하며 3월 중순에는 61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소폭 반등한 뒤 65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4월 하순 이후 또 하락세를 보이며 6월23일에는 장중 4500원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들어 반등하며 이달 초 5900원대로 올라섰으나 곧바로 내림세로 반전되며 최근에는 490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25일에는 전날과 동일한 4965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6일 기준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7월10일부터 총 17차례에 걸쳐 바이오노트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총 117억원 규모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조영식 바이오노트 이사회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이기 때문에, 사실상 조 의장이 바이오노트 지분을 늘린 것이다.
조 의장의 장녀인 조혜임 에스디바이오센서 전무(마케팅 총괄)도 지난 4일 바이오노트 주식 12만9843주를 장내 매수했다. 7억5230만원어치다.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저평가된 회사에 대한 투자 확대, 바이오노트의 글로벌 바이오컨텐츠 및 동물진단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27일에는 바이오노트가 에스디바이오센서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에 2261억원 규모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증에서 예정한 모집 주식 총수가 2000만주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바이오노트가 물량 대부분을 인수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앞서 지난 6월20일 바이오노트는 개 갑상선자극 호르몬 진단키트 ‘Vcheck cTSH’가 일본 농림수산성(MAFF) 인허가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바이오노트의 ‘Vcheck cTSH’는 형광면역측정법으로 개 혈청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TSH) 농도를 정량 측정하는 진단 키트다.
지난 4월25일에는 미국 3대 초대형 유통사 코베트러스(Covetrus)와 공급계약(미국 내 유통)을 체결하며 미국 동물 의료 분야에서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바이오노트는 이번 계약 체결을 통해 주로 동물용 형광면역분석 제품 ‘Vcheck F’와 시약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바이오노트는 지난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254억1393만원으로 전년 동기 1180억7834만원 대비 78.4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46억9637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589억2023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557억2510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489억7269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 2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465억8740만원으로 전년 동기 3942억6835만원 대비 88.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54억1918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2769억9339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784억8229만원 손실로 전년 동기 2982억8796만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바이오노트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1일 한국투자증권은 바이오노트가 에스디바이오센서에서 인수한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 향 매출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실적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진단 관련 매출이 상위 기저 효과로 작용했다”면서 “코로나19 관련 효과가 사라진 1분기 대비 성장이 진행된 것에 주목하며, 본업의 성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업적자는 코로나19 검출 키트 관련 재고자산 대손충당금이 543억원 반영 등 1회성 비용이 발생하여 적자폭이 확대되었으나 이번 손실 처리한 재고 대부분이 유통기한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상태로 파악되며, 추후 코로나19 진단 키트 수요가 증가할 경우 추가 수익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에스디바이오센서에서 인수한 메리디안 향 매출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연구원은 “바이오노트의 주요 사업 영역인 동물 진단은 반려동물 시장 성장과 함께 외형 성장이 이뤄질 전망”이라면서 미국 시장을 주목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반려동물 시장으로 글로벌 전체 시장의 약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현재 바이오노트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가 주요 판매처이고 미국 시장 점유율은 높지 않은 수준이지만, 풍부한 현금보유량과 미국 법인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보 및 유통이 시작된다면 급격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