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국내 주요 110개 대기업 인건비율 분석
[데일리인베스트=김지은 기자]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이 1년 사이 8%포인트 가량 뛰었다. 반면 주요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19~2021년 3개년 국내 주요 대기업 110곳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 변동 분석’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주요 110개 대기업 인건비율은 2019년 7.5%, 2020년 7.6%, 2021년 7.2% 순으로 나타났다. 인건비율이 낮아진 원인은 최근 1년 새 인건비 규모가 14.1% 정도 오를 때 매출은 20.8%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건비 규모는 69조원대로 전년(60조원대) 대비 커졌지만, 매출의 경우 800조원대에서 977조원으로 더 크게 늘었다.
110개 대기업 중 66곳은 2020년 대비 2021년 인건비율이 낮아졌다. 반면 44곳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새 인건비율이 1%포인트 이상 증가한 곳은 110곳 중 12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연봉 인상을 내걸고 인재 유치에 나섰던 IT기업의 인건비 비율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대기업 중 인건비 상승 폭이 가장 큰 기업은 카카오로, 지난해 24.3%를 기록했다. 전년(16.4%) 대비 7.9%포인트 뛰어오른 것이다.
카카오와 함께 IT 업종에 있는 업체 중에는 엔씨소프트 3.1%포인트(2020년 19.9%→2021년 23%), 삼성SDS 2.7%포인트(26.9%→29.6%), 네이버 1.8%포인트(9.3%→11.1%), SK텔레콤 1.5%포인트(5.7%→7.2%), 현대오토에버 1.3%포인트(15%→16.3%)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어선 곳은 10곳으로 파악됐다. 인건비율 상위 1~2위는 모두 중저가 항공사가 속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인건비 비율은 41.2%였고, 진에어 역시 37.8%로 집계됐다. 두 곳 모두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인건비 비율이 10%대였다.
업종별로 보면 주요 11개 업종 중 작년 기준 IT 업체의 인건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9년 10.2%, 2020년 10.4%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어 자동차(9%), 식품(8.8%), 기계(8,7%), 전자(8.4%), 건설(5.7%) 순으로 인건비율이 5%를 넘었다.
이와 달리 유통·상사 업종은 3.6%로 가장 낮았다.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이외 석유화학(4.7%), 운송(4.4%) 업종도 작년 인건비율이 5% 미만 수준을 보였다.
한편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LG전자 등 국내 주요 4대 기업의 지난해 인건비 비율이 엇갈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인건비율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미세하게나마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8년 인건비율은 6.9% 수준이었다. 이후 2019년 7.06%, 2020년 7.92%, 2021년 7.93% 순으로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을 띠었다. 최근 10년 중 2012년 인건비율은 4.6%로 최저치, 2021년에는 최고치 수준으로 기록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21년 국내 IT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매출 외형 성장보다는 인건비 상승 속도가 더 높아 이에 대한 경영 부담감이 커졌다”며 “향후 매출 증가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할 경우 경영진은 급여 수준을 2021년보다 다소 낮추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인력을 줄이는 카드를 꺼내들 공산도 커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