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국내 주요 43개 기업 여성 관리자 현황 조사
여직원 중 30%는 관리자급…KT, 여직원 중 관리자급만 70% 육박

국내 주요 대기업 내 여성 직원 비중은 4명 중 1명꼴 수준이었고, 여직원 중 30% 정도는 과장급 이상 관리자 직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직원 중 여직원 비율만 70%를 넘었고, KT는 관리자급 여성 직원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국내 주요 대기업 내 여성 직원 비중은 4명 중 1명꼴 수준이었고, 여직원 중 30% 정도는 과장급 이상 관리자 직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직원 중 여직원 비율만 70%를 넘었고, KT는 관리자급 여성 직원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데일리인베스트=민세진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내 여성 직원 비중은 4명 중 1명꼴 수준이었고, 여직원 중 30% 정도는 과장급 이상 관리자 직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직원 중 여직원 비율만 70%를 넘었고, KT는 관리자급 여성 직원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0년 기준 국내 주요 기업 여성 직원 인원 및 여성 관리자급 현황 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도출됐다고 2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ESG보고서 등을 제출한 100여 곳 중 여성 직원 인원과 과장급 이상 관리자급 여직원 수(數) 등을 명시한 43곳이다. 여성 관리자 숫자는 밝히지 않고 해당 비율만 공개한 기업 등은 정확한 인원 집계가 어려워 이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조사 기준은 2020년이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40여 곳 주요 대기업에서 지난 해 책임졌던 전체 임직원 수는 35만5000여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남성은 27만2000여명으로 전체 고용 인력의 76.8%에 달한 반면, 여직원은 8만2000여 명으로 23.2%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 40여 곳 중 절반이 넘는 24곳은 여직원 비중이 20% 미만이었다. 이중 전체 임직원 수가 1만명이 넘으면서 여성 인력 비중이 10% 미만인 회사 중에는 현대자동차(5.6%)와 기아(3.9%)도 속했다. 현대차가 제출한 ESG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전체 임직원 수는 7만2000명이 넘었는데, 이중 여직원은 4000명 정도였다. 기아 역시 3만5000명 넘는 직원 중 여성 인력은 1400명 미만으로 다소 비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국내 고용 1위 기업 삼성전자의 지난해 기준 여직원 비중은 25% 내외로 다소 높았다. 하지만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국내 임직원 수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2010~2020년까지 최근 10년 간 성별(性別) 현황을 살펴보면 여직원 비율은 다소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2010년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중 여성 인력 비중은 33%로 파악됐다. 당시 여직원 비중은 전체 임직원 3명 중 1명꼴이었다. 10년이 지난 2020년에는 25.9%로, 4명 중 1명꼴로 떨어졌다. 2017년 이후 여직원 인원은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남성 직원을 더 많이 채용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3개년 국내외 전체 임직원 수를 놓고 보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8년 43%→2019년 40.2%→2020년 37.3% 순으로 국내외 임직원 중 여성 비중이 다소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 직원 비중이 절반을 넘는 기업은 6곳으로 나타났다. 여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아모레퍼시픽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경우 지난 해 전체 임직원 수는 1만 800명을 상회했다. 이 중 남성은 2729명인데, 여성은 8117명으로 확연하게 차이 났다. 여성 직원 비중만 74.8%로 높았다. 화장품 전문 업체라는 특성 때문에 여성 인력이 10명 중 7명 이상 차지했다.  

하나은행도 1만2000명이 넘는 직원 중 여성은 7300여 명으로 60.5%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밖에 △SK매직(56.4%) △기업은행(54.5%) △미래에셋생명(51.4%) △우리은행(50%) 등도 여성 인력 비중 50% 이상되는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여직원 비중이 30%를 넘는 곳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대한항공(44.6%) △신한금융그룹(44.4%) △SK바이오팜(44.3%) △삼성화재(44.1%) △삼성바이오로직스(39.3%) △SK네트웍스(35.7%) 등 6곳이 포함됐다. 

여성 직원 중 과장급 이상 관리자급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T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여성 직원 중 과장급 이상 관리자급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T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제공=한국CXO연구소]

한편 여성 직원 중 과장급 이상 관리자급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T인 것으로 조사됐다. KT는 지난해 2만2700명이 넘는 전체 직원 중 여성은 17.8%에 해당했다. 여직원 수는 4036명. 전체 직원 중 여직원 비율만 놓고 보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여성 직원 중 68.9%인 2700여명이 과장급 이상 관리자급 직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00여 명의 관리자 중에서도 6.7%(186명)는 부장과 임원과 같은 상위관리자급에 해당됐다. 

하나은행도 7300명이 넘는 여직원 중 관리직에 해당하는 비중이 4500명 이상으로 60%를 넘어섰다. 임원으로 진출하는 여성 후보군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다. SK㈜ 역시 지난 해 900명 정도 되는 여직원 중 관리자급 인원은 470여명으로 52.1%로 조사됐다. 

이밖에 여성 직원 중 관리자급이 30% 넘는 기업에는 △우리은행(47.4%) △신한금융그룹(45.3%) △효성(39.8%) △금호석유화학(39.2%) △SK머티리얼즈(34.7%) △S-Oil(33.6%) △효성중공업(31%) 등 7곳이 포함됐다. 

특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모집단을 전체 관리자급 인원으로 바꿔 살펴보더라도 여성 관리자급 비율이 4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남녀 전체 1만 명이 넘는 관리자급 중 여성 비율은 44.1%나 됐고, 우리은행 역시 40.7%로 높은 편에 속했다. 신한금융그룹은 29.5%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와 관련,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우리나라 대기업 중 상당수는 제조업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신규 인력을 뽑거나 경력자 등을 충원할 때 이공계 인력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고교생 여학생 중 이공계열 학과로 진학하는 비중이 높아져야 대기업 등에서도 능력있는 이공계열 출신 여성을 더 많이 선발하고, 이 중에서 차후에 임원과 CEO 자리까지 오르는 이들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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