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올해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목표가 3000원"
신영증권 "2024년 PBR 0.2배로 과도한 저평가 영역 판단…목표가 4000원"

1980년 설립된 HL D&I(옛 한라건설)는 토목사업, 건축사업, 주택사업, 플랜트 및 환경사업 그리고 유통, 물류, 레저 등 비건설 사업을 수행하는 회사다. [사진출처=HL D&I]
1980년 설립된 HL D&I(옛 한라건설)는 토목사업, 건축사업, 주택사업, 플랜트 및 환경사업 그리고 유통, 물류, 레저 등 비건설 사업을 수행하는 회사다. [사진출처=HL D&I]

[데일리인베스트=장민주 인턴기자] 종합건설업체 HL D&I(옛 한라건설)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은 0.9%, 영업이익은 33.0% 각각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HL D&I가 공공시장 발주 확대로 수혜가 기대되는 등 올해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2000원 안팎을 횡보하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라그룹 건설사인 한라는 2022년 HL D&I(HL 디앤아이한라)로 회사명을 바꿨다. 건설 본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비건설부문 영역을 확대해 미래지향적인 사회생활 인프라 창조 혁신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HL D&I는 1980년 설립되어 국내외에서 다양한 건설사업을 수행해 왔다. 사업 분야는 토목사업, 건축사업, 주택사업, 플랜트 및 환경사업 그리고 유통, 물류, 레저 등 비건설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폐자원 에너지화, 수처리, 환경설비 운영 등의 녹색사업뿐만 아니라 화력, 원자력 등 발전 플랜트 분야에도 새롭게 진출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는 1994년 상장됐다.

지난해 5월 중순 2400원대에 거래되던 HL D&I는 급등하며 5월 하순 2900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바로 내림세로 전환하며 10월 하순 19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에는 최근까지 2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0.40%(6원) 오른 1999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2일 HL D&I는 ‘2022 HL D&I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미국커뮤니케이션연맹(LACP)이 주최한 '2022·2023 비전 어워즈'에서 대상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LACP 비전 어워즈는 세계적 권위의 마케팅 조사기관인 LACP가 주최하는 연차보고서 및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경연대회다. 우수 작품에 대해 각각 대상과 금상, 은상, 동상 등으로 나눠 시상한다. 이번 대회는 20개국 이상의 1000여개 기업, 정부기관, 비영리단체 등이 참가했다.

HL D&I는 표지 디자인, 서술력, 메시지 명확성, 재무 정보 등 8개 심사기준 중 7개 심사 기준에서 만점을 받아 전체 참가기업 중 종합순위 18위를 차지했다. 특히 참가부문(건설산업)에서 1위를 수상했다.

HL D&I는 지난해 4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332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382억7600만원 대비 0.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9억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13억8400만원 대비 33.0% 줄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166억9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9억9500만원 대비 736.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1조5719억7800만원으로 전년 1조4720억8800만원 대비 6.9%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06억6400만원으로 전년 526억2100만원 대비 3.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06억7800만원으로 전년 251억 대비 22.6% 늘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HL D&I에 대해 엇갈린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교보증권은 올해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 봤지만 신영증권은 오히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주가에서도 교보증권은 3000원을 제시했지만 신영증권은 4000원을 내놓으며 과도한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9일 교보증권은 HL D&I에 대해 작년 수주 및 분양물량 부진으로 매출액 역성장이 예상되지만 올해 분양예정물량 완료 시 올해부터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3000원을 유지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342억원(전년 대비 –0.9%), 영업이익 210억원(전년 대비 –33.2%)”이라며 “어려운 시장환경 대비 양호한 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서프라이즈 기저효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출액은 토목(전년 대비 +48.2%)부문 급증에도 불구하고 신규 수주 부진 및 분양물량 감소에 따른 건축(전년 대비 –17.5%), 주택(전년 대비 –9.2%) 부진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매출총이익(저년 대비 –30.3%)은 토목(89.1%)·건축(94.6%)·주택(88.0%) 등 전 부문에서 안정적인 원가율을 달성했지만, 전년 주택부문 서프라이즈 기저 효과로 이익이 감소했다”며 “전년 대비 이익 규모는 축소됐으나 연중 분기 최고이익을 달성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실적과 관련, 그는 “매출액 1조6000억원(전년 대비 +6.8%), 영업이익 507억원(전년 대비 –3.7%),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비용 요인과 주택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치(425억원) 보다 높은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백 연구원은 올해 실적으로 1조3750억원(전년 대비 –12.5%), 영업이익 410억원(전년대비 –19.6%)로 각각 추정했다. 그는 “지난해 분양물량 부진으로 올해 매출액은 역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올해 분양 예정물량(약 5000세대) 완료 시 올해가 실적 저점이 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백 연구원은 “최근 주가는 부동산 리스크 부각에 따른 건설업종 전반의 주가 하락 영향으로 HL D&I 주가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최근 주가 부진으로 목표주가와 현재주가 사이 괴리가 확대되었으나 △지난해 4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PF 1조1000억원 중 책임준공 9300억원 규모) 리스크가 낮은 점 △주가 관련 멀티플이 극단적으로 낮은 점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목표주가 하향은 무리”라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실적은 지난해 수주 및 분양물량 부진에 따라 매출액 역성장이 예상되지만 △올해 실적을 저점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공공시장 발주 확대시 수혜가 예상되고 △현재 주가가 과매도 구간인 것을 감안해 매수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6일 신영증권은 HL D&I에 대해 과도한 저평가 영역에 있다며 올해 자체 사업 매출 성장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4000원을 유지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HL D&I 매출액은 1조5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0.2%로 보합이나 영업이익은 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0%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매출 성장의 핵심은 자체 사업과 토목이며, 특히 자체 사업의 경우 올해 1분기 경기도 부천소사 주상복합이 준공되면서 전체 1300억원 규모의 매출이 일시에 인도 기준으로 인식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 경기도 이천아미(부발음, SK하이닉스 인근) 지역에 706세대,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체 사업 착공이 계획돼 있다”며 “올해 매출 기여는 일부지만 2025년부터 매출에 기여하면 자체 사업 매출은 과거 예고했던 대로 2021년 544억원 저점에서 2023년 1775억원을 기록, 2024년에는 2152억원으로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자체 사업 매출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익성도 개선되어 전반적인 이익률이 상승하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올해 추정치 기준 동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배,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에 지나지 않아 과도한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2023년말 기준 HL D&I의 우발채무는 총 1조1422억원. 간접신용 보강 형태의 책임준공을 제외하면 2104억원에 지나지 않는다”며 “미착공PF는 약 1400억원 규모지만 올해 상반기 착공 전환을 통해 1200억원은 본PF로 전환될 예정으로 PF 부실화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작년말 기준 현금자산은 1107억원이며 올해 상반기 대형 주택 2개 현장이 준공됨에 따라 준공 잔금 약 600억원, 토목 선수금 600억원으로 총합 1200억원의 현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작년 보유하고 있는 씨엘바이아웃 한국자산평가 투자펀드(PEF) 투자금 약 600억원을 회수(취득가 340억원)하며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며 “HL B&I가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에어라인의 경우 올해 상장을 고려하고 있어 추가적인 지분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HL B&I가 보유한 현금 및 영업현금 유입 상황과 보유 지분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2270억원은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밸류애이션 관련, 박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4000원을 유지한다”며 “올해 HL B&I는 이천 자체 사업장 706세대를 포함해 총 5207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만 3000세대를 분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작년 이월된 물량 약 1000세대가 포함돼 있어 무리한 공급 계획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작년 광양 미분양 세대에 대해 대손충당금 설정을 기반영한 상태로 추가적인 손실 인식 가능성도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급격한 부동산 경기 불안으로 인해 현재 중단되었으나, HL B&I는 2021년 주주환원계획을 발표, 시행한 바 있다”며 “올해 결산(2025년) 시점부터 주주환원정책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HL B&I에 대한 과도한 우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인베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