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파인더 "해상풍력산업이 핵심 성장동력...목표가 2만9500원"

1981년 설립된 단조업체 태웅은 1만5000톤 규모의 단조 프레스를 보유한 몇 안 되는 업체이며 세계 최대의 9500파이 링롤링밀(Ring Rolling Mill)을 가지고 있다. [사진출처=태웅]
1981년 설립된 단조업체 태웅은 1만5000톤 규모의 단조 프레스를 보유한 몇 안 되는 업체이며 세계 최대의 9500파이 링롤링밀(Ring Rolling Mill)을 가지고 있다. [사진출처=태웅]

[데일리인베스트=홍예원 인턴기자] 단조업체 태웅은 지난해에 매출액이 13% 늘고 영업이익이 13배 넘게 늘면서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증권가에서는 태웅이 현재 진행 중인 조선업계 3차 업사이클의 수혜를 받아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3월 초부터 상승하고 있는 주가가 추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태웅은 1981년 설립된 단조업체다. 1만5000톤 규모의 단조 프레스를 보유한 몇 안 되는 업체이며 세계 최대의 9500파이 링롤링밀(Ring Rolling Mill)을 가지고 있다. 대형 단조 제품은 풍력, 조선, 발전, 산업플랜트, 산업기계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된다. 특히 풍력산업은 일찍 뛰어들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며 현재 매출 비중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 제강공장 투자를 시작해 2017년 상업 생산이 시작됐다. 연간 70만톤의 생산설비를 갖추었다. 약 5000억원이 투자됐는데, 단조업체가 이종 산업인 제강공장을 갖고 있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태웅의 사업 부문은 크게 단조사업부와 제강사업부로 나뉜다. 단조사업부는 풍력, 조선, 발전, 플랜트, 산업기계 등의 산업군을 영위한다. 금형을 사용할 수 없는 규격이 크고 표준화되지 않은 제품을 주문생산 방식으로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 제강사업부에서 생산되는 잉곳 및 라운드블룸은 단조 사업부로의 공급을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생산성 안정화, 품질확보 및 거래처개발 등을 병행한다.

지난해 2월초 9600원 안팎을 움직이던 태웅은 2월 중순부터 가파른 상향각을 그리며 8월말초 2만3000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바로 내림세로 돌아서며 12월 초 1만4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후에는 소폭 반등하며 올해 1월 초 1만7000원대로 올라섰지만 바로 하향각을 그리며 2월 초 1만4000원대로 회귀했다. 최근에는 오름세를 보이며 1만80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27일에는 전일보다 1.11%(200원) 오른 1만827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2일 태웅은 SMS 업체와 신규 설비계약을 성사했다고 밝혔다. 태웅은 “신규 설비인 11000파이링밀은 원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파워를 2배로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해상풍력 제품 생산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전했다. 설비 가동은 2015년에 예정돼 있다.

지난해 12월14일에는 부산시 원전산업 육성 기반 조성 세미나에서 원전해체산업 유공기업으로 선정됐다. 2012년 원전해체산업의 핵페기물 저장 및 이송 분야 사업을 시작한 태웅은 지역에너지클러스터 인재양성사업에 참여해 원전해체 산업전문가 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태웅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4437억6009만원으로 전년 3938억6635만원 대비 12.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95억2722만원으로 전년 29억2844만원 대비 1249.7%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341억5230만원으로 전년 5억4731만원 대비 6140.3% 증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태웅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7일 밸류파인더는 태웅이 단기적으로는 조선사업, 중장기적으로는 해상풍력산업과 원자력발전, 우주항공산업을 동력으로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만9500원을 제시했다.

서지혁 밸류파인더 연구원은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던 제강사업부는 최근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제강공장과 단조공장이 약 4~5㎞(약 10분 거리)로 가까이 위치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강공장이 없는 업체는 단조공장에서 필요한 원료를 1250도까지 가열하기 위해 0도부터 1250도까지 올려야 한다. 반면 동사는 제강공장에서 약 750도로 원료를 가져올 수 있어 500도만 가열하면 된다. 이 강점은 가스비, 연료비 절감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하는 소재로 제강이 가능해 다양한 산업군에 대응 가능하다”며 “최근 글로벌 우주항공 업체 발사대를 납품한 이력이 있는데, 열을 견딜 특수소재를 직접 믹스해 제작했다”고 부연했다.

서 연구원은 태웅의 단기성장동력으로 조선의 3차 업사이클 진행을 꼽았다.

그는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경기순환(cyclical) 산업이다. 현재 3차로 진행 중인 업사이클이 슈퍼 사이클 규모인지 아닌지에 관한 논쟁은 많지만 사이클 상승 초입임은 분명하다”며 “태웅은 2022년 조선 매출 504억원(전년 대비 +73.8%)으로 실적을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작년부터 삼성중공업 350억원 규모 장기 계약 체결 등 수익성 높은 물량을 수주 중”이라고 파악했다.

이어 “조선 2차 사이클(2002~2007년)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며 해상 물동량이 증가해 선박 수요가 증가했던 것인데, 태웅은 2차 사이클 당시 2007년 조선 향으로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 시현한 이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원은 중·장기 실적을 견인할 핵심 성장 동력으로 해상풍력산업을 언급했다. 

그는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해상풍력 설치량이 2023년 누적 설치량 기준 81GW에서 2030년 290GW으로 연평균 성장률 20%(같은 기간 육상풍력 연평균 성장률 +8%)를 전망했다”며 “풍력 터빈은 크게 만들어야 하고 풍속이 강한 곳에 설치해야 경제성이 높은데 해상풍력의 경제성이 더 높아 육상풍력보다 해상풍력의 성장률이 가파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법안에 첨단제조 세액공제 풍력발전 내용이 추가됐음에도 시장에는 여전히 해상풍력에 대한 우려가 많다. 정치적 이슈(미국 대선 등) 및 육상 풍력(균등화 발전비용 ㎿h/h 42달러), 태양광(44~48달러) 등 대체에너지 대비 높은 비용(74달러)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해상풍력시장 전체 성장 속도를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경쟁 강도가 낮은 현재 시장에서 글로벌 업계점유율 1위 업체인 태웅이 받는 수혜는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원자력 발전과 우주항공산업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각각의 주요 고객사 모두 미국 탑티어(Top Tier) 업체로 파악된다”며 원자력 발전의 경우 태웅이 현재 미국업체에 원자력 이송·보관용기를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 톱티어 민간 우주항공업체에 2022~2023년 약 150억원 규모 특수소재를 제강 후 단조 납품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해당 제품은 특수 소재를 핸들링했기 때문에 태웅 제품 중 마진이 제일 좋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우주항공산업의 경우 주기적으로 수주가 들어오지는 않지만 향후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서 연구원은 향후 실적과 관련, “2024년에 매출액은 5289억원(전년 대비 +11.6%), 영업이익은 581억원(전년 대비 +47.1%)을 전망한다”며 “올해 실적 성장은 전방산업의 고른 성장에 따른 외형 성장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며 고부가 선별 수주로 영업이익률(OPM) 10% 초반을 달성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2025년 예측 매출액 6303억원(전년 대비 +13.6%), 영업이익 860억원(전년 대비 +48.0%)을 전망하며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조선을 포함한 플랜트, 건설기계 모두 견조한 상황에 해상풍력 매출 지속 증가를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와 관련, 그는 “2025년 주당순자산(BPS) 2만9500원에 타깃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를 적용했다”며 “2023년 PBR은 0.66배이지만 과거 19개년(2004~2023년) 평균 PBR 1.6배와의 괴리감을 반영해 할인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밸류에이션과 관련,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저PBR 관련주의 PBR 1배 키맞추기는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라 판단한다”며 “2007년 초호황기 당시 태웅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수정주가 기준 11만7832원(현재주가 대비 6.5배), 당시 시장에서 PBR 8.64배를 인정받은 이력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2025년 주당순이익(EPS)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5.5배로 저평가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태웅의 가이던스에 의하면 2030년 매출액 목표가 2조원이다. 매출 구성 중 60%가 해상풍력, 남은 비율이 원자력과 우주항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던 태웅에 다시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도래했고 이로 인한 실적 성장이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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