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AI 팹리스향 칩 양산 앞둬…성장잠재력 지속 관심 유효"
신한투자증권 "올해 양산 매출 회복 및 선단공정 신규 NRE 계약 증가 기대"

2016년 4월 설립된 에이직랜드는 주문형반도체(ASIC) 디자인솔루션 기업이다. TSMC 파운드리 공정을 사용해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자 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을 주 고객사로 한다. [사진출처=에이직랜드]
2016년 4월 설립된 에이직랜드는 주문형반도체(ASIC) 디자인솔루션 기업이다. TSMC 파운드리 공정을 사용해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자 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을 주 고객사로 한다. [사진출처=에이직랜드]

[데일리인베스트=권보경 기자] 주문형반도체(ASIC) 디자인솔루션 기업 에이직랜드는 지난해 매출액은 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6%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증권가에서는 에이직랜드가 인공지능(AI) 설계 수요 증가 등으로 올해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 하락하고 있는 주가가 상승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6년 4월 설립된 에이직랜드는 TSMC의 국내 유일한 공식 협력사(VCA·Value Chain Alliance)다. 2023년 11월1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TSMC 파운드리 공정을 사용해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자 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을 주된 고객사로 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고객사의 반도체 논리 회로 설계를 실제 TSMC의 파운드리를 통해 제조가 가능한 형태인 물리적 설계로 재설계해주는 디자인 솔루션 제공이다. 

시스템온칩(SoC·System on Chip) 반도체의 아키텍처 설계, 아키텍처로부터 상세한 회로설계 및 검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서 고객은 그 응용에 맞는 설계재산(IP·Intellectual Property)를 설계해 에이직랜드에 제공하고, 에이직랜드는 그 외 구성 요소들을 포함한 완전한 SoC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펙인(Spec-in)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에이직랜드는 AI 반도체, 모바일 기기, 네트워킹 장비, 자동차 전자 장치와 같은 특정 응용 제품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전반에 걸쳐서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에이직랜드에서 개발·양산하고 있는 제품들은 각각 응용 분야별로 용도에 따라 AI 반도체, 차량용(Automotive) 반도체, 디스플레이용(Display) 반도체, 메모리컨트롤러(Memory Controller) 반도체, 사물인터넷(IoT)&5G 반도체로 분류한다.

에이직랜드는 칩 설계뿐만 아니라 외주 협력업체와 협업해 패키징 및 테스트 서비스를 포함하는 턴키(Trun-key)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13일 공모가 2만5000원에서 상장된 에이직랜드는 상승곡선을 그리며 12월26일 6만1100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해 2월 초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2월 하순 7만6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횡보하다가 최근 내림세를 보이며 5만600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 26일에는 전일 대비 4.30%(2500원) 하락한 5만57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일 에이직랜드는 ‘Arm Total Design’ 프로그램 파트너사에 선발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통해 Arm과 네오버스 컴퓨팅 서브시스템(CSS) 설계자산(IP)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Arm Total Design은 Arm 네오버스 CSS기반 시스템 개발을 가속화하고 용이하게 하기 위한 에코시스템 협력이다. Arm은 칩렛(Chiplet)기반 멀티칩 SoC 혁신을 가능하게 할 시스템 아키텍처와 같은 업계 공동의 이니셔티브를 주도할 계획이다.

반도체 개발 기업이 Arm Total Design을 통해 제공되는 ‘Arm 네오버스 CSS 솔루션’, ‘네오버스 기반 플랫폼’, ‘에코시스템’을 통해 시스템온칩과 관련 시스템 수준 향상, 워크플로 효율화, 신속한 칩 개발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에이직랜드 측 설명이다.

에이직랜드는 계약을 통해 AI, 클라우드, 5G, 고성능 컴퓨팅(HPC) 등 첨단 분야 고성능 SoC 솔루션 개발 고도화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5㎚, 3㎚, 2㎚와 같은 최첨단 공정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첨단 자동차용 반도체,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터용 고성능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의 AI 반도체 분야로의 글로벌 고객발굴도 기대된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는 “Arm 네오버스 CSS 도입으로 혁신 디자인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게 돼 기쁘다”며 “Arm Total Design 프로그램으로 확보할 기술로 에이직랜드는 미국과 일본, 대만, 중국 등 여러 고객의 수요를 충족하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욱 Arm 코리아 사장은 “Arm Total Design 파트너 프로그램과 Arm 네오버스 CSS 플랫폼을 활용한 에이직랜드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 최첨단 반도체 개발 고객이 적은 비용으로 차별화와 혁신에 집중하며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시장에 신속히 진입하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에이직랜드는 지난해에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41억5433만원으로 전년 696억2920만원 대비 6.5%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8억5995만원으로 전년 114억4973만원 대비 66.29%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36억4116만원으로 전년 51억4953만원 대비 29.29% 줄었다.

증권가는 에이직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5일 KB증권은 에이직랜드가 현재 AI 및 Auto향 개발 수주 증가와 국내 AI 팹리스향 칩 양산을 앞두고 있어 성장잠재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짚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권태우 KB증권 연구원은 “AI 시장의 빠른 성장은 ASIC와 같은 맞춤형 칩에 대한 수요를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며 “고성능 컴퓨팅 요구 증가와 AI 애플리케이션의 확장으로 팹리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분야의 스타트업까지 자체적인 칩 설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맞춤형 칩은 특정 용도에 맞춰 최적화돼 있어 다목적으로 사용되는 범용 프로세서에 비해 더 높은 효율성을 제공한다”며 “특히 AI 알고리즘의 학습 및 추론 과정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 ASIC 칩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AI 설계에 대한 수요 증가는 TSMC의 밸류체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에이직랜드는 AI 분야에서의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로 2023년 연간 매출액 353억원(전년 대비 +234.1%)을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 팹리스 X사가 7㎚ 공정을 적용한 서버향 제품의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에이직랜드의 매출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권 연구원은 “에이직랜드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 기회를 크게 보고 있으며 상장을 결정한 주요 동기 중 하나도 글로벌 시장을 진출하기 위함이었다. 2022년 TSMC의 국가별 매출 비중에서도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6% 수준으로 글로벌 팹리스 산업에서 미국은 중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VCA 중 글로벌유니칩(GUC), 알칩(Alchip), 알파웨이브(Alphawave)가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며 “에이직랜드는 GUC 및 알칩과 경쟁 관계이면서도 동시에 파트너십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GUC와 알칩의 관심도가 낮은 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마켓 공략과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에이직랜드는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점진적으로 확고히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에이직랜드는 현재 국내 AI 팹리스향 칩 양산을 앞두고 있다”며 “또한 2025년에는 국내 메모리 컨트롤러향의 파트너사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조성되고 있다. 향후 이미 알칩과 같은 선도 디자인 하우스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사례는 에이직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TSMC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선호하는 기업들에게 필수적인 파트너가 될 전망이며 성장 잠재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유효하다”고 부연했다.

권 연구원은 리스크 요인과 관련, “잠재적 리스크 요인은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과 양산 매출 지연 가능성”이라며 “전방 산업의 수요가 부진할 경우 개발 건수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디자인하우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SIC의 수요 확대 국면에서 전방 산업의 수요 감소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AI 팹리스향 예상 양산 수주 잔고는 약 250억원으로 2024년 시장 컨센서스 매출액의 약 20~25%에 해당된다. 양산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할 경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신한투자증권는 에이직랜드에 대해 올해 양산 매출 회복과 선단공정 신규 개발(NRE·Non-recurring engineering) 계약 증가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직랜드는 2016년 4월 설립된 TSMC 밸류체인 디자인하우스 업체”라며 “NRE와 턴키 간 약 30%의 매출총이익률(GPM) 차이가 나기 때문에 턴키 수주 비중을 늘리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턴키 수주를 위해 백엔드 설계 시 기본적인 IP 라이브러리 제공 및 후공정(OSAT)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ARM 파트너십 및 TSMC 얼라이언스(OIP)를 활용해 IP를 보급하고 자체 OSAT 전문 인력 18명을 보유해 턴키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2023년 3분기 기준 어플리케이션별 누적 매출액은 AI 56%, IoT&5G 10%, 메모리 7%, Automotive 2%, 기타 24%다. 12㎚ 이하 선단공정 매출액 비중은 2020년 40%에서 2023년 3분기 누적 53%로 증가했다. AI SoC 설계 수주 증가로 NRE 매출액이 구조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허 연구원은 “2023년 3분기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 TSMC 57.9%, 삼성전자 12.4%로 추정된다”며 “7㎚ 이하 선단공정에서 TSMC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2023년 3분기 9만4600명 인력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대비 약 4배 이상인 점 감안시 파운드리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같은 고객사를 두고 디자인솔루션(DSP)과 VCA가 경쟁하기 때문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I SoC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ASIC 수요가 증가 중”이라며 “고객사는 웨이퍼 단가, IP, EDA툴까지 모두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순히 낮은 개발 가격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특히 AI SoC는 HBM이 탑재되면서 파운드리의 차세대 패키징 역량이 칩 성능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당분간 레거시 공정 수준의 이원화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4년 실적과 관련, “매출액 1125억원(전년 대비 +55.4%), 영업이익 118억원(전년 대비 +96.7%)을 전망한다”며 “통신 관련 고객사의 양산 매출 감소로 전년비 소폭 증가했다. 상장 비용 및 자회사 합병 등 일회성 비용이 다수 발생해 수익성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4년 AI SoC 및 Automotive 개발 수주 증가로 실적 개선을 전망한다. 나아가 아날로그(Analog) IP를 확보하고 미국과 대만으로 영업망을 확대 중이다. 알칩이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면서 국내외 중소형 고객사 신규 수주로 인한 중장기 실적 증가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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