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향후 경기·수요 반등 시점 관찰 필요…목표가 16만원"

1970년 설립된 대한유화는 에틸렌 등 올레핀류 및 기초유분제품, 에틸렌글리콜(EO/EG) 등을 생산하며 울산공장에서 합성수지 원료로 주로 사용하고 일부는 판매한다. [사진출처=대한유화]
1970년 설립된 대한유화는 에틸렌 등 올레핀류 및 기초유분제품, 에틸렌글리콜(EO/EG) 등을 생산하며 울산공장에서 합성수지 원료로 주로 사용하고 일부는 판매한다. [사진출처=대한유화]

[데일리인베스트=임유나 인턴기자] 석유화학기업 대한유화는 지난해에 매출액이 13%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71% 감소하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대한유화가 범용 화학제품 스프레드(제품과 원자재 가격 차이) 회복이 제한적이고 중국의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시장이 공급과잉인 상태라 포트폴리오 확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주춤하고 있는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

1970년 설립된 대한유화는 에틸렌 등 올레핀류 및 기초유분제품, 에틸렌옥사이드·에틸렌글리콜(EO·EG) 등을 생산하며 울산공장에서 합성수지 원료로 주로 사용하고 일부는 판매한다.

에틸렌 및 프로필렌은 NCC(Naphtha Cracking Center) 공정의 주산물로서 PE, PP 등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EO·EG의 경우 폴리우레탄, 폴리에스터 섬유 등의 주요 원료로 활용된다. 그리고 PP와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의 경우 LiBS, 필름, 파이프, 전선, 각종 용기 등의 다양한 제품으로 쓰이고 있다.

울산, 온산의 석유화학공업단지에 수직 계열화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에틸렌, 프로필렌 시황 변화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 2개의 공장은 HDPE와 PP를 서로 선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서 합성수지 시황에 따른 탄력적 운영으로 이익 극대화가 가능하다.

지난해 6월 중순 15만원대에서 거래되던 대한유화는 하향각을 그리며 8월말 11만원대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바로 상승 반전하며 11월 하순 16만원대로 올라섰다. 12월초부터는 내림세로 돌아서며 올해 1월말 12만원대로 내려왔다. 이후에는 반등하며 2월 중순에는 15만원대를 회복했다가 2월 하순부터 하향세를 보이며 최근 13만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22일에는 전날 대비 3.54%(4600원) 오른 13만44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27일 대한유화는 에쓰오일과 1조5360억원 규모의 납사 수주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는 에쓰오일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의 3.6% 규모로, 계약 기간은 올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다. 계약금액은 계약기간 추정 공급물량과 계약일 직전 1개월의 평균 환율, 2024년 납사의 예상 국제가격을 기초로 산정됐다.

대한유화는 지난해에 아쉬운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은 2조4999억7262만원로 전년 동기 2조2220억7097만원 대비 12.51% 늘었다. 영업손실은 623억2132만원으로 전년 동기 2146억4034만원 대비 70.96%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90억4311만원으로 전년 동기 1490억5308만원 대비 80.51% 줄었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대한유화에 대해 다소 중립적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2일 흥국증권은 주요 화학제품의 긍정적 래깅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중국을 중심으로 한 범용 화학제품의 공급과잉 영향으로 확장된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6만원으로 커버리지를 재개했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한유화는 2024년 1분기 매출액 6627억원(전년 동기 대비 +25.3%, 직전 분기 대비 -1.4%), 영업이익 –50억원(적자 지속, 적자 지속, 영업이익률(OPM) -0.7%)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PE, PP 중심의 범용 화학제품 스프레드 반등은 2024년에도 제한적인 상황이며 몇 개년에 걸친 중국 중심의 순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에 영향이 클 것”이라며 “아시아 역내 납사분해공장(NCC) 가동률은 정상 수준을 하회하고 있으며 향후 수요 회복 속도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달라지겠으나 현재 상황에서 범용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제한적인 실적 회복을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 연구원은 “2024년 1분기 대한유화의 1M(1개월 시차) 래깅(Lagging) 가중평균 스프레드는 톤당 253.4달러로 전분기 대비 20.5%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전방의 수요 회복 부진과 중국 자급률 상승에 따라 가동률은 유의미하게 올라오지 못하는 수준으로 파악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주요 제품 HDPE, PP 래깅 스프레드는 전분기 대비 각 3.7%, 8.4%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나프타 가격은 톤당 696.2달러로 전분기 대비 4.4%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른 긍정적 래깅효과가 일부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대한유화 NCC 가동률은 2023년 4분기 기준 81%로 2023년 3분기 83% 대비 하락하였는데, 2024년 1분기에도 가동률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24년 실적으로 매출액은 2조6790억원(전년 대비 +7.2%), 영업이익은 590억원(전년 대비 흑자 전환, OPM 2.2배)을 각각 예측했다.

밸류에이션과 관련, 장 연구원은 “대한유화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 목표주가 16만원으로 커버리지를 재개한다”며 “제한적인 스프레드 회복에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0.52배는 과거 사이클 저점 진입 이후 12개월 평균 PBR 적용했다”며 “현재 주가는 PBR 밴드 기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저평가 매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긴 하나,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PBR 멀티플을 합리화시키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잃어가는 범용 화학제품 포트폴리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확장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PE, PP 공급과잉 시장 및 수요회복 속도의 부진은 대한유화에게 비우호적인 환경”이라며 “향후 경기 및 수요의 반등 시점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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