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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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재편 수요에 힘입어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올랐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수단으로 ‘자체 성장’ 대신 M&A를 활용하려는 기업인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의 상황은 다르다. 글로벌 기업들의 M&A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M&A 감소 원인으로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등이 꼽힌다.

1일 M&A업계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0일(현지시각) 금융조사회사 딜로직을 인용해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글로벌 M&A는 9130억 달러(약 1038조81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가량이 줄어든 수치다.

WSJ은 M&A 급감 원인으로 글로벌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둔화를 꼽았다.

실제 해당 기간 유럽에서의 M&A는 1440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가 줄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혼란이 기업들의 적극적 행보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위원회(EC)가 지난달 올해 EU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낮춰 잡는 등 경기둔화 움직임도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BMW를 비롯한 독일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부진과 이탈리아의 침체, 프랑스 ‘노란조끼대’ 시위는 외국인들의 투자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지역의 M&A도 1650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가량이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역내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M&A 기업들 가운데 일부가 실적악화 등으로 고전하면서 기업들이 신규 M&A에 더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5년 식품업체 크래프트와 '케첩의 원조' 하인즈의 합병으로 탄생한 크래프트 하인즈가 지난달 154억 달러를 상각 처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만 북미 지역의 M&A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00억 달러로 2%가량 증가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부진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글로벌 M&A 회장 스티븐 바러노프는 기업들이 미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합병 거래를 물색하고 있으며 북미의 경우 올해 들어 4700억달러로 2% 늘었다.

특히 금융 부문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합병 부진에서 벗어나 BB&T코퍼레이션이 선트러스트뱅크를 282억달러에 인수하는 것을 비롯해 앞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이 바이오텍 업체 셀진을 올해 현재 최대 규모인 740억달러에 인수하는 것이 주주들의 반대를 극복함에 따라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분야별로는 테크놀로지와 헬스 부문이 각각 1~2위를 차지하며 가장 활발한 M&A가 이뤄졌다. 이어 화학과, 금융, 부동산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WSJ은 지난해 말 큰 폭의 하락 이후 반등한 금융시장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 철회, 여전히 견조한 미 경제 등을 거론하며 이들 요인이 M&A를 위한 매력적인 타이밍(시점)을 만들고 있어 내년 미 대선에서 반독점 규제 성향의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에 대비해 그 이전까지 M&A가 활발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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