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기업의 대규모 인수합병(M&A)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IT업계의 최대 화두가 5G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요약되고 있는 가운데 신성장동력 마련 차원에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 보유액이 100조원을 넘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관심 있는 매물만 등장한다면 M&A에 나설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하다. 삼성전자 측은 일단 M&A 시도 계획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공식화 했다.


21일 M&A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은 M&A 가능성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지속 성장을 위한 내적 역량 활용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 시도의 가능성을 위해 M&A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M&A를 추진 중인 구체적인 분야는 5G에 초점이 맞춰졌다.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IM부문에서도 5G 관련 M&A를 진행하고 있는 게 있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글로벌 전자장비 브랜드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 이후 뚜렷한 대형 M&A가 없어 신성장동력 마련 차원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전자 측이 올해 M&A에 적극 나서려는 것은 반도체 업황 둔화에 따른 올해 실적 확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이 됐다. 실제 주총 내내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고,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의 인사말도 무겁게 진행된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M&A외에도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고동진 IM부문 사장은 최근 중국 시장의 부진에 대해 조만간 반등이 있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고 조직·사람·유통 채널 모든 걸 다 바꿨다”며 “최근 출시한 갤럭시 S10 시리즈, 플래그십 모델과 갤럭시 A시리즈에 대한 반응이 좋아 올해 중국 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1월초만 해도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이스유니버스에 따르면 2019년 10주차(3월 4일~10일) 점유율은 3.6%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TV 관련 프리미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시장 점유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김현석 CE부문 사장은 “그동안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75인치 이상 대형은 70% 가까이 시장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지만 중국 TV 업체들이 작은 사이즈 중심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어 방관하지 않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TV 시장 점유율은 18.7%로 2011년 이후 7년 만에 20%를 밑돌았다. 특히 TV 사업과 관련해 ‘초대형은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8K, QLED, 초대형,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확대해 프리미엄 TV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초대형 TV는 기존 75인치와 82인치에서 98인치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QLED TV 라인업의 절반을 초대형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올해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처리됐다.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가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액면분할에 따른 주주 급증으로 회의 진행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3건의 안건은 모두 표결 대신 주주들의 박수로 사실상 '만장일치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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