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포커스] 더블유씨피, 3분기 바닥 확인… ESS·판가 반등에 '재평가 시동'

EV 부진에도 가동률 회복 기대… 2026년 턴어라운드 본격화

2025-11-14     이상일 객원기자
2016년 10월 설립된 더블유씨피는 단일 사업부문으로 구성되어 EV용 2차전지 습식 분리막 제품의 연구, 개발, 제조, 판매 사업을 영위한다. 분리막은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코스닥 시장에는 2022년 9월 상장됐다. [사진출처=더블유씨피]

[데일리인베스트=이상일 객원기자] 전기차 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이라는 이중 악재를 맞았던 더블유씨피(WCP)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분리막을 앞세워 반전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3분기 실적은 또 한 번 어닝 쇼크였지만, 중국 분리막 가격이 바닥 신호를 내고 삼성SDI 북미 ESS 프로젝트 진입 기대가 겹치면서 증권가에서는 “단기보단 중장기 관점에서 볼만한 소외주”라는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더블유씨피는 2016년 설립된 습식 분리막 전문기업이다. 충북 충주 공장을 기반으로 2019년 생산 1~4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했고, 2021년에는 5·6라인 양산을 시작했다.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인증, 무역의 날 1억불·2억불·3억불 수출탑 수상, 2022년 코스닥 상장과 헝가리 법인 출자 등으로 외형을 넓혔으며 자체 블렌딩·믹싱 기술을 바탕으로 삼성SDI 등 주요 고객사에 분리막을 공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월31일 리포트에서 더블유씨피를 “중장기 투자자라면 눈여겨볼 소외주”라고 평가했다. 리포트는 “현재 배터리 업황은 선발업체 중심의 적자생존 구간”이라며 멀티플을 할인해 목표주가를 1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어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 0.3배까지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2026년부터 실적 개선이 진행되며 생존 업체로서 밸류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판가 반등도 근거로 제시됐다. 중국 주요 분리막 업체들은 지난 8월 간담회에서 원가 이하 판매 제한, 향후 2년간 신규 증설 보류, 기존 설비 효율화 등을 합의했다. 이후 7·9㎛ 습식 분리막 판가가 실제로 반등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월31일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정도의 판가 반등은 아니나, 지난 3년간의 극단적 가격 하락 사이클에서는 탈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창신신소재 P/B가 1.0배에서 1.7배,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0.7배에서 1.1배로 회복됐지만 더블유씨피는 여전히 0.3배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업황이다. 신영증권은 지난 12일 리포트에서 “3분기 매출 291억원(전분기 대비 -24%), 영업이익 –310억원(전분기 대비 적자 확대, 영업이익률(OPM) -107%)으로 기대치를 큰 폭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전사 가동률은 약 40% 수준까지 떨어졌고 중국발 가격 경쟁으로 단가가 하락했으며, 삼성SDI의 전기차(EV) 배터리 판매 부진으로 각형 EV향 분리막 출하가 크게 줄었다.

다만 3분기가 판매 저점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신영증권은 “4분기 매출 319억원(전분기 대비 +10%), 영업적자 264억원으로 적자 폭이 축소될 것”이라며 “2026년 1분기 전체 판매량은 70% 이상 증가해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돌파구는 ESS다. 신영증권은 “삼성SDI 포함 복수 고객의 미국 ESS 사이트향 분리막 공급을 논의 중이며 4분기 삼성SDI SPE ESS 배터리 양산이 시작되면서 2026년 ESS 분리막 판매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2분기에는 ESS LFP 분리막 공급도 시작될 전망”이라며 “신규 고객·공급선 납품에 힘입어 2027년 영업이익은 230억원(OPM 7%)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KB증권도 지난 11일 리포트에서 “ESS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KB증권은 “3분기 매출액 291억원(전년 동기 대비 -56%), 영업적자 310억원(OPM -107%)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며 “삼성SDI EV 배터리향 출하 부진으로 분리막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고 중국 업체들의 할인 경쟁 대응으로 평균 판매가격도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KB증권은 “더블유씨피의 흑자 전환 시점은 2026년 하반기로 추정된다”며 “4분기 들어 삼성SDI의 북미 ESS 배터리 양산이 시작됨에 따라 내년 1분기부터 ESS용 분리막 출하량의 본격 확장세가 전망된다”고 했다. 특히 “LFP ESS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동일 용량 대비 NCA·NCM보다 두 배 수준 분리막이 필요하다”며 실적 회복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짚었다.

가격 신호도 바닥 탈피 조짐을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9월 초부터 7·9㎛급 습식 분리막 가격이 실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창신신소재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밸류에이션이 회복된 것과 달리 더블유씨피는 여전히 P/B 0.3배 수준에 머물러 ‘극단적 소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차이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멀티플 할인 적용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1만9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낮췄다. 신영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목표주가 1만원을 제시했다. KB증권은 목표주가 8000원(Hold)을 유지했다. KB증권은 “12개월 선행 P/B 0.33배 기준이며 11월 10일 종가 대비 상승 여력은 9.7%”라고 평가했다.


☞ 본 기사는 투자를 권유하거나 주식을 매수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 하에 하는 것이며 데일리인베스트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