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포커스] 티엘비, DDR5 고사양에 힘받아…소캠으로 내년 리레이팅 분기점?
베트남 증설·캐파 확대로 대응력 강화…수주잔고도 사상 최대
[데일리인베스트=이상일 객원기자] 티엘비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고사양 기판 공급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DDR5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수주 확대가 호조를 이끌고, 중장기적으로 2026년 소캠(SoCAMM·System on Chip Advanced Memory Module) 매출이 본격화되면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캠은 디지털·아날로그·혼합 신호 회로를 하나의 칩에 집적해 소형·고성능·저전력을 구현한 차세대 메모리 모듈이다.
티엘비는 2011년 설립된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Printed Circuit Board) 전문 기업으로 서버용 DDR5 모듈 기판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판을 주력으로 한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사다. 2020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2021년 베트남 법인을 세워 2024년부터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도 안산에 8000㎡ 규모 사무동을 완공하며 생산·지원 체계를 확장했다. 2025년 2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DDR5 59%, SSD 36%, 기타 5%다.
증권가는 티엘비가 고부가 제품 수주 호조속에 3분기에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DB증권은 지난 8월22일 리포트에서 “2분기 매출액 640억원(전년 동기 대비 +62.2%, 직전분기 대비 +20.8%), 영업이익 69억원(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 전분기 대비 +266.0%)을 기록했다”며 “설비 교체 과정에서 10억원대 일회성 비용이 있었음에도 영업이익률은 10.7%를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분기 ASP는 ㎡당 98만3140원으로 역대 최고치”라며 “BVH(Blind Via Hole·블라인드 비아 홀) 제품 비중 확대에 따라 두자릿수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B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84억원(전년 동기 대비 +204.8%, 직전분기 대비 +23.1%)으로 전망했다. 또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져 연간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2분기 DDR5 매출 중 48%를 차지한 BVH 비중이 3분기에는 50% 초반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수주잔고가 지난해 12월 130억원에서 올해 3월 362억원, 6월 442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한 것도 근거로 제시했다.
iM증권도 지난 15일 리포트에서 “DDR5 6400·7200Mbps 고사양 제품 비중이 지난해 4분기 32%에서 올해 1분기 52%, 2분기 59%까지 확대됐다”며 “ASP도 2021년 60만4869원/㎡, 2022년 79만2973원/㎡, 2023년 75만1236원/㎡, 2024년 84만3160원/㎡에서 올해 상반기 99만5710원/㎡까지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ASP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9%에서 올해 1분기 3.6%, 2분기 10.8%까지 개선됐다”며 “6월 말 수주잔고가 44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3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M증권은 “DDR5 8000Mbps 제품은 올해 4분기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소캠, CXL 등 차세대 신제품의 시장 개화 시 매출이 가시화하면서 성장성이 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캠용 공급망 전환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2일 보고서에서 “소캠 공급망이 마이크론(Micron) 중심에서 국내 메모리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티엘비의 수혜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소캠 기판은 기존 DDR5(12층) 대비 16층 구조와 5단 고밀도 인터커넥션(HDI·High Density Interconnection) 공정이 적용돼 난도가 높고 ASP도 크게 상승한다”며 “국내 메모리사 소캠 출하 급증에 힘입어 2026년 소캠 매출액이 511억원(전년 동기 대비 +964.9%)에 이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티엘비가 지난 19일 300억원 규모 단기차입을 공시했는데, 이는 베트남 법인 병목 공정 투자를 통한 선제 대응 캐파 확보 목적”이라며 “소캠 수주 확대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증권가는 티엘비의 성장 논리를 △DDR5 고사양 제품 중심 ASP·마진 상승 △소캠 본격화 △수주 증가와 베트남 증설에 따른 캐파 확대로 정리한다. 다만 고층·HDI 공정의 양산 안정화 속도에 따라 실적 인식 시점 변동성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체력 개선은 이미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밸류에이션 업사이드를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메리츠증권은 2026년 주당순이익(EPS) 3016원, 목표 주가수익비율(P/E) 16.2배를 적용해 적정주가를 4만1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19.5% 상향했다.
☞ 본 기사는 투자를 권유하거나 주식을 매수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는 본인의 판단 하에 하는 것이며 데일리인베스트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